정은궐 -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정은궐 :
데뷔 작품 : 그녀의 맞선 보고서 (2004년)
주요 작품 : 해를 품은 달 (2005년),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2007년),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 (2009년)

로맨스 소설 전문 사이트인 로망띠끄의 연재 작가 출신으로 2004년에 필명 '블루플라워'로 마음자리 출판사를 통해 '그녀의 맞선 보고서'를 출간하며 정식 작가로 데뷔 하였다. 그녀의 맞선 보고서 이후 발표된 후속작인 '해를 품은 달'부터는 블루플라워라는 필명 대신에 정은궐이라는 필명을 사용하고 있는데 '은궐(銀闕)'이라는 이름은 '은빛 대궐'을 가르키는 말로 '달(月)'을 의미한다고 블로그를 통해 밝혔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주요 등장인물 :
김윤희 (대물) : 병약한 남동생 김윤식을 대신하여 남장으로 과거에 응시하여 급제한 남장 여인.
이선준 (가랑) : 노론의 거두 좌의정 대감 댁의 자제로 반듯함의 대명사인 인물.
문재신 (걸오) : 소론의 실세 사헌부 대사헌 댁의 골칫덩이로 별호가 미친 말을 의미하는 걸오이다.
구용하 (여림) : 무당무파의 합리주의자로 아름다운 옷과 깨끗한 것을 좋아하는 유쾌한 인물.
순돌이 : 이선준 집안의 하인으로 도깨비를 닮은 커다란 체격을 가진 순정파.

예전 고교 시절의 국어 시간에 감명 깊게 읽은 책이 '이근철'의 '영광의 탈출'이라고 이야기 했던 독특한 시각을 가졌던 동기와 취향이 비슷한 친구가 있다.(당연히 영광의 탈출은 만화이고 이근철은 만화가이다.) 이 친구는 책 읽기를 몹시도 싫어 했는데 나이가 들어 가면서 책 읽는 재미를 느꼈는지 어쩌다 가끔 안부 전화를 걸어와서는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있는데 재미있다며 내게 권하기도 했다. 그런 친구가 어느날 전화를 걸어왔다.
"야!"
"와"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 봤나?"
"그기 뭔데? 야동이가?"
"흐흐흐, 단순한 놈! 로설이다. 임마"
"그냐! 재밌디?"
"그래 생각보단 재미있다. 함 읽어봐라."
"알았다"

그렇게 친구의 소개로 나는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이라는 소설을 알게 되었다. 적은 양의 액체 따위가 조금 새어 흐르거나 나왔다 그치는 모양을 가리키는 말인 '잘금'을 이용하여 훤칠한 외모들로 인해 그저 바라 봐 주는 것 만으로도 뭇 여인네들이 오줌을 지릴 정도로 몸살나게 한다는 의미의 '잘금 4인방'이라는 말을 만들어 낸 소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은 병약한 동생을 대신하여 남장으로 살아가는 주인공 윤희를 중심으로 잘 생기고 똑똑한 세명의 총각들이 좌충우돌하며 빚어가는 한편의 연애 소설이다.

무대를 조선 시대의 성균관으로 옮겨간 이 연애 소설은 일견 가볍게도 보이지만 독자들로 하여금 조선 시대 성균관의 일면을 잠깐 엿보게 한다는 재미있는 발상으로 쓰여져 드라마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살아 생전에 과거 응시를 금지당했던 남인인 돌아가신 아버지 대신 집안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는 주인공 윤희는 거동이 불편할 정도로 병약한 동생 윤식과 어머니와 함께 살면서 동생의 이름으로 남장을 하고 서책을 필사하며 생계를 이어 가고 있었다.

윤희는 그날도 필사본을 꾸려 들고 책방으로 향했는데 우연히 책방에서 장안의 유명한 기생 초선과 마주치게 된다. 윤희의 사내같지 않은 아름다운 모습에 첫눈에 반해버린 초선은 의도적으로 작은 인연 하나를 만들어 놓고 헤어진다. 아리따운 처녀의 몸으로 남자 행세를 하며 그렇게 초선과의 인연을 만든 윤희는 과거에 급제하면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돈벌이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하다 결국 동생 윤식의 이름으로 과거에 응시하게 된다.

과거를 보는 날 우연히 도깨비 처럼 생긴 순돌이와 선준을 만나면서 인연을 쌓게 되고 두 사람은 뛰어난 성적으로 과거에 급제를 하게 된다. 합격자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방방례가 치러지는 날 궐에 입궐한 윤희는 탁월한 필체 덕에 친람을 하던 임금 정조의 눈에 띄어 선준과 함께 성균관에 들어가게 된다. 뜻하지 않게 반궁(성균관)에 들어가게 된 윤희는 선준, 재신과 함께 한방을 써야 하는 난처한 처지에 놓이지만 씩씩하게 이를 헤쳐나가게 되고 다른 방을 사용하고 있던 용하와도 친해지게 된다.

성균관 유생들이 즐기는 장난 중의 하나인 궐희(공자를 황제로 둔 모의 조정 놀이)를 통해 장안의 유명한 기생 초선과 다시 엮이며 대물이라는 별호를 얻게 된 윤희는 순탄하지만은 않은 성균관 생활을 통해 조금씩 성장해 가게 된다. 노론과 소론 그리고 남인으로 갈라지며 당파의 이익을 위해 치열한 당쟁을 벌이던 시기를 무대로 하고 있지만 소설은 그리 복잡하지 않은 유쾌한 시선으로 잘금 4인방의 활약을 그려 나가며 독자를 조선시대의 성균관으로 초대한다.

윤희를 향한 이해되지 않는 끌림에 당황하는 선준, 첫눈에 윤희가 남장 여인임을 간파한 용하, 우연히 윤희가 여자라는 것을 알게 된 재신의 따뜻한 보살핌, 이러한 모든 것들을 잘 버무려 한편의 유쾌한 연애 소설로 탄생한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은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이 만들어낸 재기발랄함이 작가의 차분한 글과 만나며 강력한 흡입력을 발휘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에 이어지는 뒷 이야기는 '규장각 각신들의 나날'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다.

Posted by 까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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