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창전골 - 나와 같이 춤추자

곱창전골 (Kopchangjeongol) : 1995년 일본 도쿄에서 결성
사토 유키에 (Sato Yukie, 보컬, 기타) : 1963년 일본 도쿄 출생
시바토 고이치로 (Shibato Koichiro, 베이스) : 1948년 8월 13일 일본 후쿠오카 출생, 2010년 7월 사망
이토 고키 (Ito Koki, 드럼) :

갈래 : 사이키델릭 록(Psychedelic Rock), 애시드 록(Acid Rock), 록(Rock)
공식 웹 사이트 : http://yogiga.com/yukie/
노래 감상하기 : -

곱창전골 - 나와 같이 춤추자 (2011)
1. 그대 모습 (4:02)
2. 나와 같이 춤추자 (3:52)
3. 월하미인 (10:58)
4. 그대 생각날 때는 (3:40)
5. 물망초 (10:21)
6. 가나다라 마바사 (10:56)
7. 사랑했던 그대여 (5:04)

사토 유키에 : 보컬, 기타, 유라(Jura, 5번 트랙)
시바토 고이치로 : 베이스
이토 고키 : 드럼, 퍼커션, 코러스

이시히 케이수케 (Ishii Keisuke) : 키보드(2번, 7번 트랙)
시게지 (Shigeji) : 타블라(Tabla, 5번 트랙)
바다 (Vada) : 코러스(1번, 2번, 4번, 6번 트랙)

사진 : 기노시타 수수무(Kinoshita Susumu)
의상 : 한운희
표지 : 김상만
제작 (Producer) : 사토 유키에
제작 총 지휘 (Executive Producer) : 홍종수

요즘 처럼 아침 저녁으로 쌀쌀해지는 계절이 찾아 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일까? 혹 '치질 아니냐?'는 분도 일부 계시겠지만 한국 사람이라면 이런 계절에는 따끈한 국물이 있는 음식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될 것이다. 또한 그런 음식들 가운데 하나인 얼큰한 곱창전골과 소주 한잔이면 세상 부러울게 없다는 분들을 우리 주위에서 만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우리 고유의 음식 가운데 하나인 곱창전골, 말만 들어도 꿀꺽하고 군침이 넘어가는 이 지극히 한국적인 음식 이름을 밴드 이름으로 사용하는 일본 밴드가 있다.

이름하여 '곱창전골'인 이 일본 밴드는 십대 시절 부터 언더그라운드에서 록 밴드 활동을 하며 탄탄한 실력을 다져온 도쿄 출생의 실험적인 전위 음악 연주자 '사토 유키에'가 1995년에 결성한 4인조 밴드이다. 사토 유키에는 1995년 3월에 처음 한국을 방문했다고 한다. 한국에 도착한 사토 유키에의 손에는 한국 여행 가이드북이 들려져 있었는데 거기에는 생전 처음 보는 음식인 곱창전골과 생전 처음 들어보는 신중현과 산울림이라는 한국 음악인들의 음반 소개가 적혀 있었다.

한국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도 모르고 단지 '가장 싼 해외 여행'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한국을 찾았던 사토 유키에는 가이드북의 안내에 충실히 따르기 위해서 곱창전골도 먹어보고 신중현을 포함한 한국 음악인들의 음반도 열다섯장 가량을 구입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리고 일본에 도착한 사토 유키에가 처음 턴테이블에 올려 놓은 음반은 '신중현과 엽전들의 데뷔 음반인 1집 음반이었다.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지는 '미인'을 처음 듣는 순간 사토 유키에는 엄청난 충격을 경험했다고 한다. 마치 비틀즈의 음반을 처음 들었을 때 처럼... 신중현의 미인을 들은 후 한국 음악의 매력에 사로잡혀 버린 사토 유키에는 본격적으로 동료 음악인들에게 한국 음악을 매력을 알리는데 앞장서게 된다. 그리고 그런 가운데 만난 기타 주자 '하세가와 요헤이'와 의기투합한 사토 유키에는 1995년 8월에 한국 여행 가이드북에서 처음 만난 곱창전골을 밴드 이름으로 한 '사토 유키에와 곱창전골'을 출범시키게 된다.

밴드 결성 직후 한국 음악에 대한 이해를 좀 더 높이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던 '사토 유키에와 곱창전골'은 그해 말에 다시 한국으로 와서 막 시작되고 있던 홍대 앞 인디 문화를 경험하게 된다. 그리고 신중현과 산울림의 음악을 커버하여 연주하는 커버 밴드이자 한국 록 음악계의 일원으로 밴드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멤버 전원이 일본인으로 구성된 한국 록 밴드라는 특이한 이력 탓에 밴드의 데뷔 음반은 여러가지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특히 밴드 이름과 음반 표지에 일본인이 등장하면 안된다는 규정 때문에 밴드 이름을 곱창전골로 줄여야 했으며 작사, 작곡자에 일본인이 포함되면 안된다는 규정에 발목이 잡히자 급히 한국인 매니저의 이름을 작사, 작곡자로 등록하는 등의 과정을 거치다 보니 음반 발매는 차일 피일 미루어져야 했다. 결국 곱창전골은 데뷔 이후 4년만인 1999년에 신대철의 지휘 아래 완성된 데뷔 음반 '안녕하시므니까?'를 발표하게 된다. 곱창전골의 데뷔 음반에는 신중현의 '아름다운 강산'과 '미인', 그리고 산울림의 '그대는 이미 나'등의 한국 노래를 커버한 곡들과 사토 유키에가 한국어로 부른 자작곡 '하나 둘 셋', '정보 정키'등이 수록되어 있다.

데뷔 음반 발표 후 사토 유키에는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다양한 음악 활동을 하다 전위적인 즉흥 연주에 기반한 실험적인 음악 공연인 '불가사리' 공연을 매주 서울에서 개최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2005년에는 이 공연으로 인해 '공연 비자 없이 입장료를 받고 공연을 했다'는 이유로 벌금 300만원을 부과받고 강제 출국당하는 경험을 하기도 하였다. 신중현과 김창완을 비롯한 수많은 한국 음악인들의 탄원서에도 불구하고 강제 출국당했던 사토 유키에는 강제 출국 8개월만인 2006년 초에 오랫동안 사귀어 왔던 한국인 패션디자이너 한운희씨와 결혼하여 '동거 비자'를 받고 홍대 앞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리고 2009년에 첫번째 솔로 음반 '사랑스러운 그대'를 발표했던 사토 유키에는 곱창전골이 데뷔 음반을 발표한지 무려 십이년만인 2011년 8월에 곱창전골의 두번째 음반 '나와 같이 춤추자'로 곱창전골의 음반을 기다렸던 팬들에게 돌아왔다. 1960년대의 강렬한 사이키델릭 음악 일곱 곡이 수록된  곱창전골의 두번째 음반 '나와 같이 춤추자'는 스피커 좌우를 진동하는 드럼으로 곡을 시작하는 '그대 모습'으로 시작된다.

비교적 또렷한 한국어 발음으로 노래하는 사토 유키에의 목소리가 인상적인 이 곡은 70년대의 한국 록 밴드를 연상시키는 흐름으로 진행되는 곡인데 그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분위기를 가진 음악이라고 할 수 있다. '나 어떡해'로 대변되는 대학 가요제에 출전한 록 밴드의 음악을 연상케 하는 음반의 타이틀 곡 '나와 같이 춤추자'는 산울림의 김창완이 초기에 들려줬던 퍼즈 기타를 재현하고 있기도 하다.

'월하의 공동 묘지'가 아닌 '월하미인'이라는 재미있는 제목의 세번째 곡은 십분을 훌쩍 넘는 대곡으로 사토 유키에가 연주하는 기타 소리가 대단히 매력있는 곡이다. 특히 3분 11초 경 부터 시작되어 6분 40초 까지 이어지는 사토 유키에의 기타 솔로는 이 곡의 압권인 부분이다. 이 같은 기타 연주는 가사가 끝나는 7분  45초 경 부터 다시 전면에 등장하여 점입가경으로 치달으며 곡의 마지막 까지 계속 이어진다.

하드 록적인 분위기로 시작하는 '그대 생각날 때는'이 흐르고 나면 또 다시 십분을 넘기는 대곡 '물망초'가 이어진다. 어쿠스틱 기타가 등장하는 가을에 어울릴법한 발라드 형식의 포크 음악인 이 곡은 3분 17초 부터 타블라가 튀어 나오며 곡의 분위기를 이국적으로 바꿔버리고 있는데 거기에 더해 기타를 닮은 그리스 악기인 유라가 사토 유키에의 연주로 덧입혀져 색다른 경험을 듣는 이에게 제공하고 있는 곡이다.

이어지는 곡 역시 십분이 넘는 대곡으로 '가나다라 마바사'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는 곡이다. 스산한 바람 소리로 시작하는 이 곡의 제목은 처음 혹은 시작을 의미하는 것으로 역사가 시작되기 이전의 바람만이 부는 국경없는 대지를 노래하고 있는 곡이다. 한편의 대서사시라고도 할 수 있는 이 곡은 이 음반에서 가장 뛰어난 곡이자 진보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는 곡으로 멋진 퍼즈 기타 연주를 들을 수 있는 곡이기도 하다.

곱창전골이 십이년만에 발표한 두번째 음반의 마무리는 5분 짜리 록 버전 '사랑했던 그대여'가 담당하고 있다. 이 곡은 '월하미인'의 짧은 버전 쯤 되는 곡으로 가사, 연주, 가사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음반의 특성을 그대로 따르고 있는 곡이다.

사이키델릭 음악의 매력을 익히 아는 이들에게는 더없이 만족스러울 이 음반에서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보컬의 목소리가 너무 경직된 느낌이라는 것이다. 그것이 한국과 일본의 음반 제작 방식의 차이에서 기인한 것인지 아니면 사토 유키에가 가사에 감정이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가사 전달에만 치중한 탓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으나 좀더 자연스럽게 가사가 전달되었더라면 지금보다 더 완성도 높은 음반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참고로 곱창전골의 두번째 음반은 2009년에 녹음 작업이 완료되었지만 2010년 7월의 시바토 고이치로의 사망과 2011년의 매니저이자 제작자인 홍종수의 사망으로 발매가 미루어졌다가 2011년 8월에 두사람에게 바치는 헌정음반 형식으로 뒤늦게 발매가 되었다. 시디 겉면의 모습은 사진 처럼 예전 LP 음반의 모습을 하고 있다.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까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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