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언(eAeon) - GUILT-FREE

이이언 (eAeon) : 1977년 출생

갈래 : 인디 팝(Indi Pop), 모던 록(Modern Rock), 팝 록(Pop/Rock), 가요(Gayo), 케이팝(K-Pop)
공식 웹 사이트 : http://blog.naver.com/ashcraft
노래 감상하기 : http://youtu.be/HbLdU6dI3lU

이이언(eAeon) - GUILT-FREE (2012)
1. Bulletproof (3:39) : http://youtu.be/HbLdU6dI3lU
2. 너는 자고 (3:48) :
3. SCLC (Sugar Caffeine Liquid Cloud) (3:47) :
4. 세상이 끝나려고 해 (4:00) :
5. Drug (The Czars) (3:54) : ✔
6. 나의 기념일 (3:45) :
7. 창문 자동차 사과 모자 (4:53) : ✔
8. 5 In 4 (3:29) : ✔
9. 슬픈 마네킹 (현진영과 와와) (3:46)  :
10.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2:29) : ✔
(✔ 표시는 까만자전거의 추천 곡)

이이언 : 보컬, 모든 악기

김영하 (Youngha Kim) : 단편 '조' 및 낭독 (10번 트랙)
유웅렬 (Ungryeol Yu) : 기타 (8번 트랙)
최민호 (Minho Choi) : 콘트라 베이스 (6번 트랙), 베이스 (8번 트랙)

표지 : 이이립 (Eerip)
사진 : 고아성 (Asung Ko)
제작 (Producer) : 이이언

발매 : 2012년 2월 2일

2004년에 발표한 데뷔 음반 '비선형'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던 밴드 '못(Mot)'의 '이이언'이 밴드가 2007년에 발표했던 두번째 음반 '이상한 계절' 이후 실로 오랜만에 솔로 데뷔 음반을 발표하였다. 그런데 이이언의 신보에 실린 음악을 듣기 시작하면서 부터 머리 속에는 하나의 생각이 슬며시 또아리를 틀기 시작했다. 그것은 다름아닌 '데이비드 앨런(Daevid Allen)'과 '탠저린 드림(Tangerine Dream)'의 만남이라는 생각이었다.

프로그레시브 록 팬들은 잘 알고 있겠지만 데이비드 앨런은 플래닛 공(Planet Gong) 철학을 바탕으로 한 레디오 그놈 인비지블(Radio Gnome invisible) 3부작의 주인공인 프랑스의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 '공(Gong)'을 이끌었던 인물이었으며 탠저린 드림은 너무도 유명한 독일의 전자 음악 그룹이다. 실험성이 강한 이 둘의 조합으로 음악이 만들어진다면 아마도 지금 듣고 있는 이이언의 음악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음반을 듣는 내내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생각은 음반을 다 듣고 난 후 더욱 확실해졌다. 그만큼 이이언의 솔로 음반은 어떻게 보면 기묘한 구석이 있는 음반이었다. 시디 두장으로 구성된 음반 구성에 있어서도 그런 기묘함이 두드러진다. 이이언의 실험성 강한 음악에 보컬을 삽입하여 열 곡을 수록한 기본 버전의 시디 한장에다 보컬 버전과 똑 같은 곡을 보컬을 배제하고 연주 곡 만으로 채워 넣은 인스트루멘탈(Instrumental) 버전의 또 다른 시디 한장을 더해 음반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음반을 듣기 전에 영상과 함께 들었던 'Bulletproof'를 통해서 독일의 실험적인 록 밴드 '캔(Can)'을 떠올렸던 나는 음반을 들으면서 다시금 그때의 기억과 함께 왠지 모를 불길함 까지 함께 엄습해 오는 것을 느끼기도 했다. 평이한 기타 연주로 시작하는 두번째 곡 '너는 자고' 역시 1분 10초 정도가 흐른 후 부터 주파수 노이즈를 비롯한 불협화음적인 요소를 삽입하여 음악을 비틀어 버리고 있다.

디지털 시대를 은유로 표현하는 곡인 'SCLC'와 암울한 분위기의 '세상이 끝나려고 해'가 지나가고 나면 미국의 얼터너티브 록 밴드인 '짜르(The Czars)'의 2001년 음반 'The Ugly People Vs. The Beautiful People'에 수록되어 있던 중독성 강한 곡 'Drug'을 리메이크한 'Drug'이 몽환적인 분위기로 시작된다. 벽돌을 쌓아 올리듯 점층되는 주파수 노이즈들의 효과적인 배치가 곡을 더욱 몽환적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기억도 나지 않는 아주 오래전 어느 해, 바로 이날에 내 모든 게 시작되었다고'라는 가사에서 알 수 있듯이 '나의 기념일'이라는 곡은 일종의 생일을 자축하는 곡인데 음반에서 가장 평이한 구성을 취하고 있어 오히려 특이하게 느껴지는 곡이다. 이어지는 곡인 '창문 자동차 사과 모자'는 나른한 오후의 일상을 떠올리게 하려는 듯 별다른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단어들을 가사로 사용하여 효과를 보고 있는 곡이며 빠른 리듬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어색하고 독특한 리듬으로 시작하는 '5 In 4'는 이전 못 시절에 시도했던 '11 Over 8'의 또 다른 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곡이다.

토끼 춤으로 유명했던 가수 '현진영'의 곡을 리메이크한 '슬픈 마네킹'은 원곡과는 완전히 다른 전자 음악으로 재탄생한 곡으로 이 곡에서 예전 현진영의 '슬픈 마네킹'을 떠올리기는 쉽지 않은 곡이다. 음반의 마지막 트랙으로 자리하고 있는 곡은 못의 두번째 음반에 수록되었던 '다섯 개의 자루'를 진일보 시킨 곡이라고 할 수 있다. '다섯개의 자루'가 이이언의 상징과 은유로 가득한 산문 습작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면 음반의 마지막 트랙인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는 소설가 김영하가 쓴 짧은 단편 소설 '조'를 음악과 결합시킨 곡으로 김영하 작가가 직접 낭독자로 참여하고 있는 곡이다.

문학과 음악의 결합으로 마무리 되는 이이언의 데뷔 음반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소리의(혹은 주파수) 변화'라는 관점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는 굳이 소개하지 않아도 음악을 들어 보면 알수 있는 부분으로 우리 가요계에서는 그리 흔치 않은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캔, 탠저린 드림, 그리고 데이비드 앨런 등의 이름을 마구 떠올리게 하는 이이언의 솔로 음반이 아이돌 일색인 우리 가요계에 신선한 윤활유로써의 역할만이 아닌 음악에 대해 진지하게 돌아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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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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