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erson Lake & Palmer - C'est La Vie

에머슨, 레이크 앤 파머 (Emerson, Lake And Palmer) : 1970년 영국 본머스(Bournemouth)에서 결성

키스 에머슨 (Keith Emerson, 키보드) : 1944년 11월 2일 영국 토드모던(Todmorden) 출생
그렉 레이크 (Greg Lake, 보컬, 베이스) : 1947년 11월 10일 영국 도싯 주 풀(Poole) 출생
칼 파머 (Carl Palmer, 드럼) : 1950년 3월 20일 영국 버밍엄(Birmingham) 출생

갈래 : 프로그레시브 록(Progressive Rock), 심포닉 록(Symphonic Rock), 아트 록(Art Rock)
공식 웹 사이트 : http://www.emersonlakepalmer.com/
노래 감상하기 : http://youtu.be/qdC1vRyECDk / http://youtu.be/wDLPrIqr4o8 (실황)

지난 일요일은 4일, 9일 장이 서는 하양 장날이었다. 먹거리와 볼거리가 풍성한 장날 구경도 하고 내친김에 등산용 폴라폴리스 조끼 하나를 사기 위해 겸사 겸사 장터로 발걸음을 옮겼었다. 가장 먼저 옷을 파는 난전으로 향해 마음에 드는 조끼 하나를 골라 가격을 물어 보니 당연하게도 인터넷 쇼핑몰에 있는 똑 같은 제품의 최저가 보다 3천원 정도 저렴했다. 마음에 드는 조끼 하나를 구입하면서 갑자기 횡재한 느낌이 드는 순간이었다.

남은 3천원 생각을 하면서 흐뭇한 미소를 지은 나는 조끼가 담긴 검은 봉투를 들고 다시 걸음을 옮겨 이리 기웃 저리 기웃 하면서 많은 난전들을 구경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렇게 걸음을 옮기던 나의 시선은 난전의 한 좌판에서 그대로 붙잡히고 말았다. 찹쌀 도너스 등의 빵을 파는 그 좌판에서 우리에게는 <고로케>라는 일본식 표현으로 잘알려져 있는 채소가 많이 들어간 빵인 <크로켓(Croquette)>이 나의 시선을 단단히 사로 잡고 놓아 주지 않았던 것이다. 고로케를 보는 순간 갑자기 <저건 꼭 먹어야 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까?

하여간 그렇게 해서 가격을 물어보니 하나에 오백원이란다. 이천원을 주고 네개를 사든 나는 그중에 하나를 베어 물어 보았다. 신기하게도 무척이나 오랜만에 다시 먹어 보는 고로케였음에도 예전에 자주 먹었었던 바로 그 맛이 고로케에서 느껴졌다. 역시 장날은 날 실망시키는 법이 없었다. 그리고 다시 걸음을 옮겨 각종 채소며 해산물 등을 구경하던 나의 시선에 신기방기한 모습이 성큼 다가 왔다.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에 주저앉은 할머니 한분이 나무로 둥글게 테두리가 만들어진 고전적인 채망을 다듬는 모습이었다.

제법 날카롭게 보이는 작은 칼 하나를 들고 결을 따라 쓱쓱 움직이는 할머니의 손길에 따라 다소 투박하고 거칠었던 채망의 나무 모서리들이 모두 깎여 나가면서 미완성의 채망이 고운 자태로 재탄생하고 있었던 것이다. 잠시 동안 할머니의 부지런한 손길을 말끄러미 바라보던 내 머리 속에서 문득 예전에 어디선가 보았던 대나무 채반 만드는 모습이 스치고 지나갔다. 할아버지 한분이 너무도 능숙한 손길로 대나무를 이용하여 촘촘한 채반을 만들던 그 모습이 생각나자 불현듯 내 머리 속에서는 <따로 또 같이>라는 말이 동시에 떠오르기도 했었다.

각 개체가 서로 떨어져 있을 때도 빛나지만 함께 있으면 더욱 빛난다는 의미의 <따로 또 같이>라는 말을 이름으로 사용했었던 포크 그룹이 있었다. <이주원>, <나동민>을 주축으로 <강인원>과 포크 록 밴드 <들국화>의 <전인권>이 몸담기도 했었던 이 포크 그룹은 모던 포크를 기조로 다소 진보적인 성향의 포크 음악을 들려 주었던 그룹이었다. 특히 이주원과 나동민의 듀오 체제로 1985년에 발표했었던 세번째 음반 <따로또같이 3>는 우리나라 포크 록의 명반으로 지금도 많은 이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는 음반이기도 하다.

그런데 구성원들 각자의 탁월한 능력을 잘 버무려 완성도 높은 음악을 들려 주었던 이러한 밴드는 우리나라 보다 외국에 더 많이 존재하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많은 밴드들 가운데는 우리나라 팝 음악 애호가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 또한 포함되어 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약간 의외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C'est La Vie>라는 노래 제목을 이야기하면 대체로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프로그레시브 록 갈래에서 탄생한 노래 가운데 <C'est La Vie>만큼 우리나라 팝 음악 애호가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노래를 찾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그렉 레이크>의 아름다운 발라드 <C'est La Vie> 덕분에 많은 이들이 에머슨, 레이크 앤 파머를 단순한 팝 발라드 밴드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긴 했지만 그 만큼 <C'est La Vie>의 위력이 우리나라에서 대단했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1973년 11월 19일에 사실상 마지막 명반이라고 해도 좋을 다섯번째 음반 <Brain Salad Surgery>를 발표했었던 에머슨, 레이크 앤 파머는 약 3년여간의 침묵 이후 1977년 3월 17일에 명곡 <C'est La Vie>가 수록된 여섯번째 음반 <Works Volume 1>을 발표했었다. 하지만 3년여만에 두장의 음반으로 공개된 이 음반은 시대의 흐름을 쫓아가기 위함인지 그도 아니면 색다른 변화를 모색하기 위한 시도의 하나였는지 모르지만 음반의 3면을 구성원 각자가 하나씩 맡아서 솔로 연주로 채워 넣고 있으며 마지막 네번째 면에 가서야 이들 트리오의 연주를 들어 볼 수 있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말 그대로 따로 또 같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변화의 바람을 의식한 신선한 구성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음반을 듣는 이들 입장에서는 에머슨, 레이크 앤 파머의 분열이 감지되는 음반이었으며 동시에 프로그레시브 록 트리오의 몰락이 감지되는 음반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렉 레이크가 노래하는 <C'est La Vie>만큼은 우리나라에서 불후의 명곡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현재 까지도 팝 음악 애호가들에게는 에머슨, 레이크 앤 파머의 대표곡으로 여겨지고 있다.

본문에 사용된 <신기방기>란 표현은 '매우 신기하다'라는 뜻의 유행어로써 표준어가 아님을 밝혀둡니다.

Posted by 까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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