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nde On Blonde - Don't Be Too Long

블론드 온 블론드 (Blonde On Blonde) : 1967년 영국 웨일스 뉴포트(Newport)에서 결성

랄프 데니어 (Ralph Denyer, 보컬, 기타) :
개레스 존슨 (Gareth Johnson, 리드 기타) :
리처드 홉킨스 (Richard Hopkins, 베이스, 키보드) :
레스 힉스 (Les Hicks, 드럼) :

갈래 : 프로그레시브 록(Progressive Rock), 아트 록(Art Rock), 팝 록(Pop/Rock)
공식 웹 사이트 : 없음
노래 감상하기 : http://goo.gl/5k4WWq

서로간의 의사 소통을 위해서 사용하는 말은 시대가 변함에 따라서 조금씩 변하게 마련이다. 즉,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여 새로이 생겨나는 말도 있을 것이며 그 의미가 퇴색되어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되는 말도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현상 중에서 신조어의 탄생은 피시(PC) 통신이 일반화되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 부터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전화선을 이용해서 피시 통신을 즐기던 시절에 통신비 절약을 위해 서로의 암묵적인 동의하에 언제 부턴가 주고 받기 시작한 축약화된 말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을 하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오프라인으로 까지 이런 단순화되고 변형된 말들이 진출하게 되면서 이른바 신조어의 탄생으로 이어졌던 것이다.

당연히 이런 신조어는 피시 통신에 능숙한 십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 층에서 주로 많이 유통되며 그들만의 새로운 장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세대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도무지 알아 듣기 힘들지만 상당히 많이 사용되고 있는 신조어들을 가리켜 사람들은 어느 날 부터 외계어라고도 부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생성된 외계어 중의 하나에 <므흣하다>라는 표현이 있다. 아마도 이 말은 <흐뭇하다>라는 말의 오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보여지는데 짐작하듯이 므흣하다라는 말은 <음흉한 미소를 머금게 하는 흡족함>이라는 정도의 뜻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그런 므흣함을 음악 애호가들은 음반 표지를 통해서도 간혹 느껴보고 있다. 표지를 보는 순간 므흣함을 안겨 주는 음반들 중에는 영국 웨일스의 뉴포트에서 1967년에 결성된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 <블론드 온 블론드>가 1969년에 발표한 데뷔 음반 <Contrasts>도 포함되는데 이 음반은 보는 이를 므흣하게 하는 것에 있어서는 대표적인 음반들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비록 뒷 모습이지만 표지를 보는 순간 자연스럽게 므흣한 감정이 생겨나게 만드는 금발 여인의 나신이 등장하는 표지를 가진 이 음반은 프로그레시브 록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상당히 유명한 음반이기도 하다.

혹시라도 표지의 안쪽에서 저 금발 여인의 앞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게 하는(안쪽 표지는 등 부위를 확대한 사진이 사용되고 있다) 이 음반의 주인공인 블론드 온 블론드는 1967년에 웨일스의 뉴포트에서 <개레스 존슨>, <리처드 홉킨스>, <레스 힉스>의 세 사람으로 출범하였다. 잘 알려져 있듯이 1967년은 <비틀즈(The Beatles)>가 시대의 명반인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를 발표한 해이며 이 음반에 영향받은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들이 막 출범을 준비하던 시기이기도 했다.

이처럼 영국 음악계의 창의력이 극대화되어 가던 시기에 등장한 블론드 온 블론드는 블루스 록을 기반으로 진보적인 성향의 음악을 연주하면서 사람들에게 자신들을 인식시켜 나가기 시작했다. 아울러 신문 광고를 통해서 <랄프 데니어>와 <사이먼 로렌스(Simon Lawrence, 기타)>를 추가로 영입하여 5인조로 밴드 편성을 확대한 블론드 온 블론드는 1968년에 런던으로 근거지를 옮긴 후 소규모 클럽 무대들을 중심으로 또 다른 활동을 이어 나가게 된다.

이 같은 활발한 활동의 결과에 힘입어 텔레비전 드라마에 자신들의 곡이 삽입되는 행운을 누리기도 했었던 블론드 온 블론드는 마침내 1968년에 파이 음반사(Pye Records)와 음반 계약에 성공하였으며 이듬해인 1969년에 대망의 데뷔 음반 <Contrasts>를 공개하게 된다. 사실 프로그레시브 록 애호가들 뿐만 아니라 음악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블론드 온 블론드의 데뷔 음반은 음악 보다 표지가 더 많이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앞에도 이야기한 것 처럼 므흣함이 강조되는 표지를 가지고 있기에 어쩔 수 없는 현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므흣한 표지 만큼이나 그 내용물도 상당한 완성도를 자랑하고 있기에 아직 까지 이 음반을 제대로 즐겨보지 않았다면 이번 기회에 꼭 한번 이 음반을 들어 보라고 권유하고 싶기도 하다. 모두 열두 곡이 수록된 이 음반은 포크 성향의 곡들과 사이키델릭 성향의 곡들로 주로 구성되어 있는데 외국에서는 비틀즈의 <Eleanor Rigby>를 다소 투박하지만 신선하게 편곡하여 수록한 것을 비롯하여 강렬한 사이키델릭을 들려 주는 <Ride With Captain Max>등을 대표 곡으로 꼽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 취향을 기준으로 하자면 위에서 언급한 곡들 보다 음반에 수록된 <Goodbye>와 <Mother Earth> 같은 포크 록 성향의 곡들에서 더욱 진한 감동을 느껴볼 수 있다. 특히 수록된 곡들 가운데 공합 대합실의 안내 방송으로 시작해서 비행기가 이륙하는 소리로 곡을 마감하는 <Don't Be Too Long>의 아련함이 전해주는 진한 감동은 단연 음반의 백미로 꼽기에 부족함이 없다. 명곡의 기준을 사전적 관점인 '뛰어나게 잘 만든 악곡'이 아니라 사람들의 가슴 속에 오래도록 긴 여운을 남기는 것에 두었을 때 간결한 구성의 포크 음악인 <Don't Be Too Long>은 들으면 들을 수록 진한 여운을 안겨주는 바로 그런 곡으로 명곡이라 불러야 마땅한 곡인 것이다.

Posted by 까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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