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dgie - Heaven Knows Our Name

벗지 (Budgie) : 1967년 영국 웨일스(Wales) 카디프(Cardiff)에서 결성

버크 셸리 (Burke Shelley, 보컬, 베이스) : 1947년 4월 10일 영국 웨일스 카디프 출생
토니 버지 (Tony Bourge, 기타) : 1948년 11월 24일 영국 웨일스 카디프 출생
스티브 윌리엄스 (Steve Williams, 드럼) : 1953년 9월 17일 영국 웨일스 출생

갈래 : 하드 록(Hard Rock), 헤비메탈(Heavy Metal), 브리티시 메탈(British Metal)
공식 웹 사이트 : http://www.budgie.uk.com/
공식 에스앤에스(SNS) : 없음
노래 감상하기 : http://youtu.be/Dw2eONo9bsE


지난 주 목요일인 8월 7일은 이십사절기 중에서 열세 번째 절기인 <입추(立秋)>였었다. 대서(大暑)와 처서(處暑) 사이에 들며 이때부터 가을이 시작된다고 하는데 그 때문인지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 오기 시작하여 정말 가을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아마도 지금쯤이면 떠나가려는 여름을 붙잡지 못해 상당히 아쉬워하는 이들이 많을터인데 가는 세월을 붙잡을 수는 없겠지만 지난 여름날의 추억 한자락을 살며시 들춰보며 아쉬움을 달래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닌가 한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7월 비내리던 어느 날 오후의 일이었다. 유독 비오는 것을 좋아하기에 작은 우산 하나를 들고 산책을 겸해서 비내리는 한적한 공원 풍경을 보기 위해 밖으로 나섰던 나는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전혀 예상치 못했던 멋진 장면 하나를 목격하는 행운을 누렸었다. 경북 경산시 하양읍을 가로질러 금호강으로 흘러드는 작은 하천인 <조산천>의 하류에는 사람 통행이 많은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두어군데 쯤에 잘 생긴 커다란 돌들을 이용한 징검다리가 놓여져 있다.

하지만 비가 내리지 않는 평소에는 흐르는 물이 없어서 하천 바닥이 연중 거의 메말라 있다시피 하기에 위태위태한 걸음으로 징검다리를 이용하기 보다는 하천 바닥을 그냥 밟고 건너다니는 사람들이 더 많은 실정이기도 하다. 당연히 흐르는 물이 없기 때문에 여름이 되면 무성한 풀들이 허리춤 까지 자라나 있게 마련인데 그런 메마른 바닥에 비가 내려서 물이 흐르기 시작하면 풀과 어우러진 조산천의 풍경이 나름의 운치를 자아내기도 한다.

비가 내리는 그날의 풍경도 다르지 않았다. 사람 통행이 뜸한 장소에 놓여져 있는 징검다리가 있는 곳으로 걸음을 옮겼던 나는 무성하게 자란 풀들과 그 아래로 흐르는 깨끗한 물을 내려다보면서 조산천을 건너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눈 앞에 징검다리를 구성하는 돌 두 개 정도를 남겨 놓았을 지점에서 나는 깜짝 놀라는 상황과 부딪치고 말았다. 징검다리 돌 하나에 막 발을 딛는 그 순간 내 귀에 무언가 커다란 물체가 빠르게 물살을 헤치고 나아가는 듯 <촤아악~>하는 큰 소리가 들려 왔던 것이다. 

그 소리에 깜짝 놀란 내가 징검다리를 살피기 위해 숙였던 고개를 들고 소리의 정체를 찾아보니 어처구니 없게도 그 소리의 정체는 부채살 처럼 쫙 퍼져 나가며 물살을 가르는 갈색의 귀엽고 작은 오리 새끼들이었다. 작은 녀석들이 얼마나 빠르게 물살을 갈랐던지 그 소리가 마치 용가리가 물살을 헤치고 나아가는 소리처럼 나를 놀라게 했던 것이다. 뒤이어 그 녀석들의 어미인 오리가 다급히 뒤를 따라가면서 꽥꽦하고 비명을 질러대기 시작했다. 나를 돌아보면서...

그러니까 상황 정리를 해보자면 징검다리 돌들이 놓여 있는 주위로 풀들이 무성했고 거기다 비까지 내리는 바람에 먹이 활동을 하던 오리들과 징검다리를 건너던 내가 서로를 사전에 미처 발견하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어미 오리는 왜 내게 꽥꽥하고 화를 냈던 것일까? 제 놈들도 나를 미리 발견하지 못하고 깜짝 놀랐으면서 말이다. 하여간 난 작은 오리가 그처럼 빠르게 그리고 그처럼 큰 소리를 내며 물살을 가를 수 있다는 것을 그날 처음 알았다.

흔히 지나치는 평범한 일상에서 우연히 마주친 아주 멋진 장면이었는데 음악을 들으면서도 그런 비슷한 경험을 할 때가 있다. 사람들이 별로 주목하지도 않고 좋은 점수를 주지도 않는 평범한 음반 한장에서 뜻밖에도 아주 멋진 곡 하나를 발견할 때가 있는 것이다. 영국의 하드록/헤비메탈 밴드 <벗지>가 1976년 4월 23일에 발표했었던 여섯번째 음반 <If I Were Brittania I'd Waive The Rules>에 수록된 <Heaven Knows Our Name>이 바로 그런 곡이다.

1967년에 영국 웨일스에서 결성된 벗지는 1971년 6월에 음반 <Budgie>를 발표하면서 데뷔하였다. 벗지가 데뷔 이후 발표한 곡들 중에서 우리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곡들은 1973년 6월에 발표한 세 번째 음반 <Never Turn Your Back On A Friend>에 수록되어 있는 <Parents>와 1974년에 발표한 네 번째 음반 <In For The Kill>에 수록된 <Zoom Club>, 그리고 1975년 9월에 발표한 다섯 번째 음반 <Bandolier>에 수록된 2부작 구성의 <Napoleon Bona Part One & Part Two>등을 먼저 꼽을 수 있을 것인데 이 곡들을 가리켜 흔히 벗지의 삼대 명곡이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그런데 언급한 세 곡을 포함해서 세 번째와 네 번째 음반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었던 벗지가 1976년에 발표한 여섯 번째 음반을 통해서는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말았다. 또 다른 멋진 명곡을 기대했던 이들에게 1976년 4월 23일에 발표된 여섯 번째 음반 <If I Were Brittania I'd Waive The Rules>는 음반의 제목이 영국의 비공식 국가인 <Rule, Britannia!>에 등장하는 가사를 이용한 말장난이라는 것외에 특출난 구석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던 것이다.

즉, 세 번째 음반과 네 번째 음반을 통해서 절정기에 도달했었던 벗지가 이 음반을 시작으로 급격히 몰락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여겨질 정도로 벗지 고유의 격렬한 선율과 강력한 질주감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평범한 음반이라는 것이 중론이었었다. 하지만 그런 평범함 속에서도 벗지는 자신들만의 반짝이는 날개깃 하나를 숨겨두고 있었다. 바로 <Heaven Knows Our Name>이라는 이름으로...

벗지의 여섯 번째 음반에 수록된 <Heaven Knows Our Name>은 전형적인 아름답고 애잔한 록 발라드 곡으로 <토니 버지>가 만들었으며 스스로 보컬 까지 담당하여 진한 호소력으로 듣는 이에게 다가오고 있는 곡이다. 리드 보컬인 <버크 셸리>와는 다르게 조금 거친 느낌의 음색을 가진 토니 버지의 목소리가 애잔한 선율과 만나 조화를 이루는 모습에서 잔잔하지만 감동적인 장면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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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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