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kseption - Concerto

엑셉션 (Ekseption) : 1967년 네덜란드 하를럼(Haarlem)에서 결성

릭 폰 데어 린덴 (Rick van der Linden, 키보드) : 1946년 8월 5일 네덜란드 출생, 2006년 1월 22일 사망
미셀 폰 다이크 (Michel van Dijk, 보컬, 타악기) :
꼬르 데커 (Cor Dekker, 베이스) :
렝 폰 덴 브루크 (Rein van den Broek, 플뤼겔호른) :
딕 레미링크 (Dick Remelink, 색소폰) :
데니스 윗브레드 (Dennis Whitbread, 드럼) :

갈래 : 프로그레시브 록(Progressive Rock), 심포닉 록(SymphonicRock), 아트 록(Art Rock)
공식 웹 사이트 : http://members.home.nl/ekseption/
공식 에스앤에스(SNS) : 없음
노래 감상하기 : http://youtu.be/bhdsOHrcUVY

배낭에 도시락과 물 한통을 챙겨 넣고 자전거를 끌고 나간 일요일에 있었던 일이다. 무성하게 자란 등나무 덩굴이 햇빛을 시원하게 가려주는 수변공원의 의자에 앉아서 도시락을 맛있게 먹고 있던 나는 조금 특이한 상황과 마주쳐야만 했다. 대화가 전혀 통하지 않는 존재들이 불시에 나타나 마치 나를 포위하듯이 감싸고 의자 주변을 어슬렁거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 존재들은 다름아닌 평화의 상징이었다가 요즘은 <닭둘기>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도심의 골치거리로 전락한 비둘기 한무리였다.

도심에서 나오는 온갖 쓰레기들을 닥치는대로 섭취하여 살이 피둥피둥 쪘다는 이유 때문에 닭둘기로 불리는 비둘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더럽고 불결하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천덕꾸러기가 된지 이미 오래이기도 한데 그런 비둘기 일곱마리가 도시락을 먹고 있는 나의 바로 근처에 까지 와서 어슬렁거리니 신경이 여간 쓰이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손을 들어 '훠어이, 훠어이'를 외쳐 보았지만 결과는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주변을 알쩡거리던 비둘기들은 '너 뭐하냐?'라는 듯이 바라보며 도망갈 기미를 전혀 보여주지 않았던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물리치기를 포기하고 도시락을 먹으면서 점점 가까이 다가오는 비둘기들의 모습을 자세히 보니 닭둘기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비둘기와는 외관이 조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미터도 채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다가와서 의자 옆쪽으로 슬금슬금 걸어가는 녀석들은 살도 찌지 않았을 뿐만아니라 털 빛깔도 상당히 곱고 윤기 까지 흐르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의자 근처에서 사람들이 흘린 먹거리들이 자주 출몰(?)하기에 먹이 사냥(?)을 나온듯 보였는데 가만히 보니 무리의 수가 일곱이 아니라 아홉이었다. 두 마리가 아주 멀리 떨어져서 내 쪽을 바라보며 다가설 생각을 아예 하지 않고 한자리에 가만히 서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무리 중에서 유독 경계심이 강한 녀석들인 것 같았다. 하여튼 도시락을 먹던 나는 나눠 먹자는 생각에서 비둘기들에게 밥 한덩이를 던져줘 보기로 했다.

그랬더니 처음에는 무언가가 자신들을 향해 날아오자 화들짝 놀라는 듯 했던 비둘기들은 이내 바닥에 떨어진 것이 밥 한덩이라는 것을 알고 곧바로 밥을 향해 전심전력으로 맹렬한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밥 한덩이가 녀석들의 위장으로 사라지는데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순식간에 해치워버린 것이다. 너무 잘 먹는 모습이 안쓰러워서 다시 한덩이를 더 던져준 후 도시락 정리를 마친 나는 물을 마시면서 녀석들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 보기 시작했다. 뜻밖에도 참 재미있는 모습이 발견되었다.

허겁지겁 쟁탈전을 벌이듯이 밥을 쪼아 먹었기 때문인지 가슴에 밥풀 하나를 떡 붙이고 어디 더 없나 하면서 바닥을 살피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발가락 사이에 밥풀을 잔뜩 묻히고서 바닥을 살피며 돌아다니는 녀석들 까지 다양한 모습이 눈에 들어 왔던 것이다.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먹기는 해야겠고 그렇다고 경계심을 풀수는 없으니까 녀석들이 내 손동작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이었다.

주변을 알짱거리다가 내가 손을 들어 올리면 곧바로 가던 방향의 반대쪽로 몸을 휙 돌려서 슬금슬금 걸어가며 내 눈치를 살피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한가로움도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다. 주인과 함께 산책을 나온 웰시코기종 강아지 한마리의 등장으로 비둘기들이 한꺼번에 날아올라 가버린 것이다. 물론 멀찍이 떨어져 서있던 다른 두 마리와 함께... 그런데 그 순간 별다른 이유없이 갑자기 네덜란드의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 <트레이스 (Trace)>의 음반 <Birds>가 문득 머리 속에서 떠올랐다.

잘 알려져 있듯이 트레이스는 키보드 주자인 <릭 폰 데어 린덴>이 자신이 활동하던 밴드에서 탈퇴한 후 1974년에 새로 결성한 밴드이다. 트레이스 결성 이전 까지 릭 폰 데어 린덴은 <엑셉션>에서 키보드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그런 엑셉션의 시작은 195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플뤼겔호른 주자 <렝 폰 덴 브루크>는 1958년에 <조커스(The Jokers)>라는 이름의 밴드를 결성하고 활동을 시작하였다.

유명한 재즈 음악과 팝 음악 등을 커버하는 밴드였던 조커스는 1967년에 이르러 밴드의 이름을 <인크라우드(The Incrowd)>로 바꾸고 본격적인 프로 밴드로 출발을 모색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문제 하나가 발생하고 말았다. 자신들 보다 먼저 인클라우드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영국의 사이키델릭  록 밴드가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티브 하우(Steve Howe)>가 기타 주자로 참여하고 있었으며 1965년 4월에 데뷔 싱글을 발표했었던 그 밴드의 이름이 바로 <인크라우드(The In Crowd)>였다.

물론 인크라우드(The In Crowd)는 1967년 3월에 <투모로우(Tomorrow)>라는 이름으로 바뀌게 되지만 혼란을 피하기 위해 네덜란드 밴드는 자신들의 이름을 바꾸기로 하고 엑셉션이라는 이름을 선택했던 것이다. 엑셉션으로 이름은 바꾸었지만 여전히 조커스 시절 처럼 재즈와 팝, 그리고 리듬 앤 블루스 등의 갈래에서 유명세를 누리고 있는 곡들을 커버하는 밴드였던 엑셉션은 1969년에 릭 반 데어 린든의 가입으로 밴드의 음악적 성격을 달리하기 시작했다.

클래식 음악을 록 음악으로 편곡하여 들려주던 <나이스(The Nice)> 처럼 엑셉션도 고전 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는 1969년에 발표된 데뷔 음반 <Ekseption>을 통해서도 확인해 볼 수 있다. 첫 번째 곡으로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의 곡을 편곡한 <The 5th>을 수록한 것을 시작으로 <바흐((J.S. Bach)>의 곡을 편곡한 <Air>와 <조지 거슈인(George Gershwin)>의 곡을 편곡하여 들려주는 <Rhapsody In Blue>등을 수록해놓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음악적 성격은 1970년에 발표된 두 번째 음반 <Beggar Julia's Time Trip>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알비노니(Tomaso Albinoni)>의 <Adagio>를 비롯해서 바흐의 곡을 편곡한 <Space I>과 <Italian concerto>등이 밴드의 자작곡과 함께 수록되어 있는 것이다. 특히 모든 협주곡을 통틀어서 가장 유명한 도입부를 가진 <차이코프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의 <피아노 협주곡 제1번(Piano Concerto No.1)>을 생동감 넘치는 록 음악으로 편곡한 <Concerto>는 록과 클래식의 가교 역할을 하기에 충분한 곡이라고 할 수 있다.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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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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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현 2014.08.25 12:49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오늘은 세미클래식이라 부르면 반 다이크가 화를 내려나요(?)^^ 아주 친숙한 곡을 소개시켜주셨네요.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협주곡 1번 과 베토벤의 소나타 8번 비창을 락 음악으로 편곡한 "concerto" 네요.

    '피아노협주곡 1번' 은 제가 국민학교 다니던 80년대에 오락실의 '세계일주' 라는 게임의 배경음악으로 쓰여서 당시부터 좋아했던 곡으로 새삼 생각나는군요. 비창은 82년에 루이스 터커가 발표해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았던 Midnight blue 란 곡에 샘플링된 명곡이고요.

    오늘도 좋은 음악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