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양 시장에서 다시 만난 라피스 라줄리(라라 밴드)

지난 겨울에 경북 경산시 하양읍의 마트형 재래식 시장인 <꿈바우 시장> 무대에서 버스킹을 하던 록 밴드 <라피스 라줄리>를 우연히 만나 신선한 경험을 했던 이야기를 <라라 밴드를 아시나요?>라는 제목으로 소개해드렸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로 부터 약 십개월만에 라피스 라줄리가 다시 하양 꿈바우 시장을 찾아 왔습니다. 라피스 라줄리의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서 하양에 온다는 소식을 접했던 나는 시간을 내서 어제 오후(금요일) 네시에 작은 카메라 하나를 들고 털레털레 하양 시장을 찾았습니다.

제가 시장에 도착한 시간이 이미 네시로 부터 십여분이 지나 있었기에 멀리 무대가 있는 쪽에서는 벌써 부터 음악 소리가 들려오고 있더군요. 급한 마음에 발걸음을 재촉하여 당도해보니 아래 사진에 보이는 아름다운 세 분이 공연을 하고 있었습니다. 늘씬한 미인형의 세 아가씨들은 자신들의 이름을 <써스포>라고 했습니다.

써스포의 공연 모습인데 카메라의 시선이 좀 흔들렸습니다. 너무 아름다운 미인들이기에 카메라도 잠시 당황했나 봅니다. 그리고 찍는 사람 역시도 같이 당황했던가 봅니다.


왜냐하면 써스포의 공연 곡목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단 하나 생각나는건 '노래 하나는 참 맛깔나게 한다'라는 것 뿐입니다. 아! 그리고 써스포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에도 존재하지 않더군요. 그럴 리는 없겠지만 혹시라도 이 글을 보게 되면 간략한 자신들의 소개를 댓글로 알려 주세요. 추후 게시물에 반영하겠습니다.

 

아름다운 세 분 미녀들의 아쉬운 퇴장 다음에 등장한 이는 <변상필 (https://www.facebook.com/vlflek)>이라는 가수입니다. 대경대 실용 음악과를 졸업했으며 아직 음반 데뷔는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조용필>의 <단발머리>를 부르는 모습인데 조금 아쉬운 무대였습니다. <윤수일>의 <아파트>를 불렀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공연을 보면서 했습니다. 


변상필에 이어서 등장한 <김병준>이라는 이름의 가수입니다. 역시 대경대 실용음악과 출신이며 큰 체격을 보는 순간 대단한 성량을 가지고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예상대로 상당히 뛰어난 가창력을 자랑하더군요. 모창 대회에서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고 하니 짐작이 가실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김병준의 선곡에 있었습니다. 가요 네 곡을 불렀었는데 죄다 잘 알려지지 않은 애잔한 발라드였다는 것입니다. 노래가 다 끝나는 순간 <이 분위기 어쩔거야?>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변상필과 김병준의 공동무대입니다.


두 사람의 공동 무대에 이어 제게는 오늘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라피스 라줄리가 무대에 올랐습니다. 왼쪽 부터 <정순호>, <김유정>, <곽준석>이며 얼마전에 발표한 데뷔 음반에 대한 소개와 간단한 인사말에 이어 첫 번째 곡으로 <밥 딜런(Bob Dylan)>의 곡인 <Knocking On Heavens Door>가 시작되었습니다. 노래가 시작되는 순간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라는 말이 생각난건 저 혼자만의 편견 때문인 걸까요? 자연스럽게 노래를 따라 부르다 보니 순식간에 첫 번째 곡이 끝나 있었습니다.


이어지는 두 번째 곡은 <한지민>의 <개나 줘버려>였습니다. 월월월, 야옹 야옹 야옹 하는 의성어가 등장하는 투정섞인 노래인데 베이스 기타를 무릎 위에 올려두고 노래하는 김유정과 라라밴드의 무대는 투정보다는 귀엽다는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노래 좋았습니다.


무릎 위에 올려 놓았던 베이스 기타를 다시 든 <김유정>이 부른 세 번째 곡은 영국의 인디 듀오인 <팅팅스(The Ting Tings)>가 2008년 5월 16일에 발표했었던 데뷔 음반 <We Started Nothing>에 수록된 곡이자 영국 싱글 차트에서 1위에 올랐었던 <That's Not My Name>이었습니다. 생기발랄함이 특징인 곡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의외로 버스킹에서도 잘 어울리더군요. 김유정의 목소리 색깔과도 잘 어울리는 노래였습니다.


네 곡을 노래한다고 인사말에서 이야기했었는데 벌써 마지막 곡 차례가 돌아왔습니다. 라라밴드가 선택한 불금날의 마지막 곡은 <자우림>의 그 유명한 <헤이 헤이 헤이>였습니다. 상큼함이 특징인 이 곡을 들으면 행복해진다는 이들이 많은데 아마도 라라밴드의 이날 공연을 지켜보았던 다른 이들도 그런 감정을 느꼈을 것 같습니다. 노래가 끝나고 능청스럽게 인사까지 한 후 후렴구를 한번 더 반복하는 바람에 사회자를 일순 당황케 하였던 라라밴드의 공연이 끝나고 또 다른 공연이 계속 이어졌지만 저는 이쯤에서 의자를 정리하고 일어섰습니다.

악기 정리를 마치고 써스포의 한 사람과 이야기하는 김유정에게 다가가 공연 잘 봤다는 인사를 건네고 돌아서며 시계를 보니 벌써 한 시간이 후딱 지나있더군요. 바쁜 걸음을 옮기면서도 일상 속에서 오늘 처럼 소소한 기쁨을 자주 느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라피스 라줄리> 고마워요!!!

 

Posted by 까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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