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끊긴 금호역에서...

지나간 9월의 어느 주말에 자전거를 타고 영천으로 향하다가 금호읍을 지나칠 즈음 문득 예전에 몇번 지나쳤던 <금호역>이 생각났습니다. 늘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었겠거니라는 생각을 하며 방향을 틀어 금호역으로 가보았습니다. 그 사이에 역사의 모습이 어떻게 변했나 하는 호기심도 있었고 말이죠. 하지만 막상 도착해서 바라본 금호역의 모습은 황량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문을 굳게 닫아 건 금호역사가 쓸쓸한 모습으로 나를 반겨주었기 때문이죠. 이미 인적이 끊긴지 오래인 듯 불어오는 바람마저 쓸쓸함을 담고 있었습니다. 고려말의 유학자 길재(吉再)가 망국의 한을 노래한 시조인 <오백년도읍지를>에 나오는 <산천은 의구하되 인걸은 간데 없네>라는 구절이 문득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아쉬움을 삼키며 역사를 바라 보는데 출입문 옆에 파란 안내판이 눈에 띄더군요. 가까이 다가가 봤습니다.


일반 교통의 발달과 승용차의 증가로 인한 이용객 감소로 부득이 2007년 6월 1일 부터 여객 취급을 중단했다고 합니다. 


역사 왼쪽에 있는 잘 생긴 향나무입니다. 향나무 뒤로 작은 문이 하나 보이네요. 다가가보겠습니다.


굳게 닫힌 철제로 된 작은 문에 경고문이 붙어 있습니다.


<무단 침입>을 금지한다는 경고문이네요.


경고문 뒤로 보이는 역사 내부의 모습입니다. 역을 가로 지르는 육교가 위쪽에 보입니다. 육교로 올라가서 역사 내부를 살펴 보겠습니다.


금호역사 오른 쪽으로 육교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녔을 육교도 인적이 끊긴지 오래더군요.

 

Michael Hoppe - The Waiting


육교로 올라가면서 역사 내부를 바라본 모습입니다. 붉은 녹이 세월의 상흔 처럼 아프게 다가옵니다.


육교 계단 중간 쯤에서 내려다본 금호역 내부 입니다.


육교 맨 위에서 상행선 쪽을 바라보고 찍었습니다.


이쪽은 하행선입니다.


육교 위에서 바라본 금호역사의 명판은 아직도 선명합니다.

 

금호역사를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뒤쪽에서 빠아앙~ 하는 기적소리가 들려 돌아보니 화물열차가 달려 오고 있었습니다.


텅빈 역을 지나 긴 꼬리를 그리며 어디론가 달려가는 화물 열차의 뒷 모습이 왠지 모르게 쓸쓸하게 보입니다.

 

Posted by 까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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