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dgie - Love For You And Me

벗지 (Budgie) : 1967년 영국 웨일스(Wales) 카디프(Cardiff)에서 결성

버크 셸리 (Burke Shelley, 보컬, 베이스) : 1947년 4월 10일 영국 웨일스 카디프 출생
토니 버지 (Tony Bourge, 기타) : 1948년 11월 24일 영국 웨일스 카디프 출생
스티브 윌리엄스 (Steve Williams, 드럼) : 1953년 9월 17일 영국 웨일스 출생

갈래 : 하드 록(Hard Rock), 헤비메탈(Heavy Metal), 브리티시 메탈(British Metal)
공식 웹 사이트 : http://www.budgie.uk.com/
공식 에스앤에스(SNS) : 없음
노래 감상하기 : http://youtu.be/T_ziAhysuFI

늦더위가 물러가고 가을이 시작되었나 싶었더니 어느 사이엔가 <만산홍엽>의 유효기간이 끝자락에 도달해 있는 요즘이다.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찬바람은 머지않은 곳에 겨울이 성큼 다가서고 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이맘때 쯤이면 늘 온산을 울긋불긋하게 물들였던 아름다운 단풍이 너무 빨리 갈색으로 변한다는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지난 주말에도 많은 이들이 단풍의 고운 색깔을 눈에 담기 위해 산을 찾기도 했었다.

그런데 우리가 그렇게 가을을 찾아 산으로 떠난 사이에도 평소에 무심코 지나쳤던 혹은 귀찮아했던 어떤 존재들은 계절의 흐름과 무관하게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일요일 저녁 무렵 갑자기 <오징어 두루치기>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마침 장날이기도 해서 장에 들러 오징어 몇마리를 사오던 길이었다. 문득 내 눈 앞에서 평소에 자주 마추치던 길고양이 한마리가 잔뜩 몸을 낮춘 채 한방향으로 조심스럽게 움직이는 광경이 목격되었다.

저 녀석이 왜 저러나 하며 녀석이 움직이는 방향의 앞쪽으로 시선을 옮겨보니 거기에는 참새 여러마리가 바닥에 떨어진 무언가를 정신없이 쪼아 먹고 있었다. 그 길고양이 녀석은 참새 사냥을 위해서 몸을 잔뜩 낮춘 채 그렇게 다가서고 있었던 것이다. 갑자기 호기심이 생겼다. 과연 저 길고양이는 사냥에 성공할 수 있을까? 결론은 실패였다. 벽에 딱 붙어서 살금살금 다가가는 길고양이의 기척을 용케 눈치챈 참새들이 길고양이의 면전 1미터 정도 앞에서 동시에 날아 올랐던 것이다.

아차 싶었던 길고양이가 재빠르게 훌쩍 뛰어 앞발을 휘둘러 보았지만 이미 참새들은 사정권을 벗어난 뒤였다. 하지만 그렇게 날아오른 참새들은 멀리 가지 않고 주변에서 재잘거리며 아쉽게 허공을 바라보는 길고양이의 복장을 긁고 있었다. 내가 보기에 그 길고양이 녀석은 단 한번도 참새 사냥에 성공하지 못할 것 처럼 보였다. 일요일 저녁 집 앞에서 우연히 만난 재미있는 광경이었다.

사냥에 실패한 길고양이를 보며 '어쩌냐?'라고 한마디해준 뒤 집으로 들어서다 문득 오늘 본 것과 비슷한 광경을 음반 표지에서 봤던 것을 떠올리게 되었다. B급 밴드의 약진을 보여준 영국의 하드록/헤비메탈 밴드 <벗지>가 1978년 2월에 발표한 일곱 번째 음반 <Impeckable>이 바로 그 음반이다.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고 있는 검은 고양이 한마리가 허공을 날고 있는 잉꼬 한마리를 입맛을 다시며 노려보고 있는 사진을 표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표지가 반전이 있다는 점이다. 표지의 뒷면을 보게 되면 뒷 이야기를 알 수 있는데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냈던 검은 고양이가 오히려 사냥감의 신세로 전락하여 거대한 잉꼬에게 낚아채여 힘없는 모습으로 날아가고 있는 것이다.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순식간에 강자와 약자의 신세가 바뀐 것이기도 한데 아마도 벗지는 표지를 통해서 잉꼬와 고양이 처럼 자신들도 그렇게 B급이 아닌 A급이 되기를 소망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쉽게도 일곱 번째 음반은 벗지를 A급으로 만들어주지 못하였다. 오히려 혼란스러움만 가중시켜 B급 밴드의 자존감 마저 위태롭게 만들어 버렸다. <존 트라볼타(John Travolta)> 주연의 1977년 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Saturday Night Fever)>에서 촉발된 디스코(Disco)의 열풍에 하드 록이 그 위력을 잃어가고 있던 시기에 등장한 음반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뭔가 정리가 되지 읺은 듯한 음악을 들려 주고 있기에 벗지의 일곱 번째 음반을 바라보는 시선에서는 진한 아쉬움이 묻어 나오기도 한다.

아울러 1976년 4월 23일에 발표된 여섯 번째 음반 <If I Were Brittania I'd Waive The Rules>에서 부터 시작된 벗지의 하락세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음반이기도 하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중독성 강한  기타 리프가 귀를 뗄수 없게 하는 <Pyramids>와 경쾌한 활력이 넘쳐나는 <Dish It Up>등을 통해서 벗지는 여전히 벗지다운 음악을 들려 주고 있기도 하다. 특히 <스티브 윌리엄스>의 경쾌한 드럼 연주와 환상적인 호흡을 자랑하는 <토니 버지>의 기타 연주가 대단히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Love For You And Me>는 음반에서 가장 돋보이는 곡이기도 하다.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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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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