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 Hansson - The Awakening

보 한쏜 (Bo Hansson, 키보드, 기타) : 1943년 4월 10일 스웨덴 출생, 2010년 4월 23일 사망

갈래 : 프로그레시브 록(Progressive Rock), 아트 록(Art Rock), 스페이스 록(Space Rock)
공식 웹 사이트 : http://www.silence.se/bo-hansson/
공식 에스앤에스(SNS) : 없음
노래 감상하기 :


'바람이 분다~ 서러운 마음에 텅 빈 풍경이 불어온다~' 가수 <이소라>가 2004년 12월 10일에 발표했었던 <눈썹달>이라는 노래의 첫 구절을 보면 이런 가사가 등장한다. 지난 2014년의 한글날을 맞아 실시했던 설문 조사에서 '시인들이 뽑은 가장 아름다운 노랫말 1위'에 선정되기도 했던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눈썹달은 시적인 가사와 애잔한 분위기가 일품인 곡이다. 아울러 방금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을 경험한 이에게는 왠지 모를 휑함 까지 안겨 주는 바로 그런 곡이 눈썹달이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명곡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상황에서 문득 떠올라 실소를 머금케 하기도 한다. 아마도 '이번 주말은 야외 활동하기에 무척 좋은 따뜻한 날씨가 게속될 것 같습니다.'와 비슷한 형식의 예보를 지난 주말을 앞둔 일기예보에서 전해 들었던 이들이 나를 포함해서 무척 많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일기예보를 철썩 같이 믿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산과 들로 나섰던 이들 중에서 일부는 따뜻한 훈풍 대신에 난데 없이 등장한 강한 바람에 잔뜩 움츠리며 '이게 뭐야'를 남발했지도 모른다.

내가 그랬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타고 영천 강변 공원으로 향하는 내내 강력한 맞바람을 헤치며 힘겹게 페달을 밟아야만 했던 것이다. 이런 상황과 접하면서 '아우! 씨~'라는 말이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는다면 자신의 성격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고려해볼 필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그렇게 달리다 보니 문득 때 아닌 눈썹달이라는 노래가 생각났다.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짐작컨데 '바람이 분다~' 라는 노래의 첫소절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여튼 강한 바람에 맞서 싸우느라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강변 공원에 도착해보니 뜻밖에도 개나리가 환한 미소로 나를 반겨주고 있었다. 봄의 정령이 모두 잠든 깜깜한 밤에 은밀하게 다녀갔는지 노란 개나리 꽃이 고운 색을 드러내고 있었던 것이다. 더불어 봄의 정령이 내민 손길에 개나리가 터트린 고운 꽃망울에는 강한 바람을 뚫고 오느라 힘들었다는 생각을 순식간에 잊어버리게 하는 마력이 숨어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문득 지금 이런 느낌을 어디선가 직접 경험해봤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 속을 이리저리 휘저어가며 기억 속의 그 순간을 되살려 보려 했지만 쉽지가 않았는데 결국 음악으로 생각이 미치고나서야 그 느낌의 제공처를 찾을 수가 있었다. 바로 <헨젤과 그레텔>을 연상케하는 오두막 집 앞에서 마법사와 함깨 어울려 노는 요정들의 모습이 표지에 등장하고 있는 <보 한쏜>의 음반 <Magician's Hat>이었다.

스웨덴의 다중악기 연주자 보 한쏜은 1967년에 <야네 콜쑌(Janne Carlsson, 드럼)>과 함께 듀오인 <한쏜 앤 칼쑌(Hansson & Karlsson)>을 결성하면서 음악 활동을 시작하였다. 활동 기간 중에 석장의 정규 음반을 발표했었던 듀오는 음반을 통해서 상당한 수준의 완성도 높은 음악을 들려 주었었지만 서로의 지향점이 달라서 계속 함께하지 못하고 1969년에 해산을 하게 된다. 참고로 야네 콜쑌은 1969년에 코미디언으로 진로를 바꾸었다.

한편 듀오의 해산이 결정되었던 때와 비슷한 시기에 보 한쏜은 여자 친구로 부터 한 권의 책을 선물로 받게 된다. 그 책이 바로 너무도 유명한 <존 로널드 루엘 톨킨(John Ronald Reuel Tolkien)>의 판타지 소설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이었다. 한편 책을 받아들고 나서 인상깊게 읽었던 보 한쏜은 책에서 얻은 영감을 음악으로 만들어 보자는 구체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고 결국 1970년에 반지의 제왕에서 영감을 얻은 솔로 데뷔 음반인 <Sagan om Ringen>이 발표되었다.

스웨덴 국내에서만 발표되었던 보 한쏜의 데뷔 음반은 1972년에 <Music Inspired By The Lord Of The Rings>라는 영어 제목으로 바뀌어 세계 시장에 등장하게 되며 많은 프로그레시브 록 애호가들 부터 큰 관심을 받게 된다. 그리고 이듬해에 발표한 음반이 바로 <Magician's Hat>이었다. 보 한쏜의 두 번째 솔로 음반인 <Magician's Hat> 역시 데뷔 음반과 마찬가지로 판타지를 기반으로 한 연주 곡 형태를 띠고 있는데 차이점이라면 재즈적인 연주의 도입이라는 부분이다.

서정적인 면을 강조했던 데뷔 음반과 비교했을 때 재즈적인 연주 기법을 채용함으로써 실험성이라는 부분을 좀더 강조한 것이다. 그 덕분에 서정성의 강조에서 자칫 나타날 수 있는 단조로움이라는 악재가 상쇄되어 음악을 듣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음반이 바로 두 번째 음반이기도 하다. 특히 극적 구성으로 탄탄하게 짜여진 <Big City>에서 이런 특징은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아울러 깊은 울림을 전해주는 아름다운 기타 연주로 시작하는 <The Awakening>은 3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연주 시간 동안 음반의 특징을 함축적으로 가장 잘 드러내고 있는 곡이기도 하다. (평점 : ♩♩♩)

Posted by 까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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