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지 언니! 당분간 여기서 머무는거지?"
"아무래도 그래야 할 것 같구나. 헌데 그건 왜?"
"헤헤, 아까 그 할머니네 당과가 맛있어서 그래"

"호호, 우리 연이가 모처럼 먹은 당과 맛에 홀딱 빠졌구나"
"헤헤, 여기서 지낼 동안 자주 사먹을거야. 그래도 돼?"
"마음대로 하렴, 참 철전 가진 것은 좀 남았니?"
"아~니!"

결정적인 순간에 커다랗게 대답하며 고개를 가로 젓는 사도연이었다. 잠시 전에 당과를 사면서 전낭채로 맡겨 버렸으니 남은 철전이 있을리 만무했다. 너무도 당연하다는듯 크게 대답하는 사도연을 보며 미소를 지어 보인 설지가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듯이 말하며 무언가를 내밀었다.

"그럼 경총관 아저씨께 가서 이걸 철전으로 바꿔 달라고 하렴"
"뭔데? 응? 전낭 아냐?"
"과해! 과해!"

그 모습을 본 초혜의 핀잔에도 아랑곳 없이 설지에게서 받은 전낭을 열어본 사도연의 얼굴에서는 커다랗게 웃음꽃이 피어났다. 전낭 속에서 노오란 금자 하나가 방긋 웃으며 사도연에게 안부를 물어 왔던 것이다.

"헤헤헤"
"아가씨 다 욌습니다요"

금자를 발견한 사도연이 기쁨에 찬 웃음 소리를 토해내는 순간 때 마침 마화이송단도 개활지에 막 당도하고 있었다.

"우와! 다 왔다. 초록이 아저씨, 얼른 나 내려줘요"
"예. 작은 아가씨 잠시만 기다립시요."

부산한 움직임과 마화이송단이 숙영할 준비를 하는 동안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서있던 설지가 문득 무엇인가 생각난 듯 사도연을 향해 입을 열었다.

"연아! 링링 이리 줘보렴"
"응? 링링은 왜?"

그렇게 말하면서도 품에 안고 있던 링링을 선뜻 건네주는 사도연이었다. 졸리운지 사도연의 품에서 축 늘어져 있던 링링이 그 바람에 정신이 든 듯 코를 실룩거리면서 주위를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네 녀석이 또 보령환을 훔쳐서 링링에게 먹이려들까봐 그러지"
"응? 그럼?"
"그래. 이왕 생각난 김에 링링이 녀석 몸이나 튼튼하게 해줘야 겠다. 금아도 이리 오라고 하거라"
"응! 금아! 이리 와"

신이난 듯 금아를 외쳐 부르는 사도연의 눈에서 잔뜩 기대어린 빛이 새어나오기 나기 시작했다. 한편 금아 까지 불러서 자신의 앞으로 오게 한 설지는 자신의 가슴 쪽을 내려다 보면서 입을 열고 있었다. 물론 거기에는 작은 풀 뿌리 모양의 초아가 마치 장신구 처럼 붙어 있었다.

"초아! 이파리 하나만 줘"

설지가 그렇게 말하면서 손바닥을 내밀자 초아의 머리에 달려 있는 이파리들이 잠시 흔들리는가 싶더니 그중에 하나가 천천히 설지의 손바닥을 향해서 빙글빙글 돌며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허! 만년삼왕의 이파리를 링링이에게 먹일 셈이냐?"
"응, 철숙부"
"그 녀석 주인 잘 만나서 호강하는구나. 그러다 링링 그 녀석이 괴물로 변하는거 아니냐?"
"호호, 왜? 괴물로 변해서 철숙부 공격할까봐 무서워서 그래?"
"떽! 아무렴 이 숙부가 토끼를 무서워 할까?"

그렇게 말하면서도 슬쩍 한걸음 뒤로 물러서는 철무륵이었다.

"에이, 대숙 무서우신거 맞네요. 큭큭"

그 모습을 본 초혜가 웃음을 터트렷다. 그러거나 말거나 은근슬쩍 다시 한 걸음 더 물러나는 철무륵이었다. 한편 초아가 떨어트려준 이파리를 잠시 살펴본 설지는 그걸 정확히 반으로 갈라서 그 반을 링링이의 입으로 가져가며 말을 이었다.

"링링! 아~ 해, 꼭꼭 씹어먹어야 해. 알았지?"

그렇게 말하면서 만년삼왕의 이파리를 링링의 입에 넣어준 설지가 이번에는 금아를 보면서 말했다.

"자! 금아, 넌 그냥 꿀꺽 삼켜"

나머지 반 남은 만년삼왕의 이파리를 금아의 입에 넣어준 설지가 링링과 금아의 변화를 살피는 사이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사도연이 불쑥 참마도를 꺼내 들더니 두 눈을 부릎 뜨고 좌우를 살펴 보기 시작했다.

"연이 너 지금 뭐하니?"
"으응! 초혜 언니, 말 시키지 마, 나쁜 아저씨들이 오지 못하게 지켜줄려고 그러는거야"
"뭐야? 그러니까 지금 네 말은 링링과 금아를 위해서 호법을 서고 있다는 그 말이니?"
"응! 응!"
"호호호! 헌데 나쁜 아저씨들이 누굴까? 무당파? 녹림? 화산파? 소림사? 천마신교?"

두 눈을 부릅뜨고 어줍잖은 자세로 사방을 경계하는 사도연을 보면서 즐거워 죽겠다는 듯 초혜가 입을 열고 있었다. 하지만 초헤에게 지목당한 문파의 인물들은 자신들 문파가 거론되는 순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움찔거릴 수밖에 없었다. 자칫하면 사도연에 의해 나쁜 아저씨들로 낙인 찍힐 수도 있는 노릇이니 마냥 웃어 넘길수만은 없는 심정이었던 것이다.

한편 링링과 금아가 만년삼왕의 이파리를 섭취한 직후 마화이송단이 숙영지로 선택한 개활지는 기묘하고 커다란 울음 소리 하나로 가득 채워지고 있었다. 그 바람에 숙영 준비를 하고 있던 사람들은 난생 처음 들어 보는 기묘한 울음 소리에 서로를 바라보면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어야만 했다.

만년삼왕의 이파리를 꼭꼭 씹어서 삼킨 직후 링링의 입에서 사람의 비명소리와도 비슷한 기묘한 비명 소리가 터져 나왔던 것이다. 이에 사람들은 잠시 일손을 멈추고 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짐작되는 설지 쪽을 향해 시선을 고정하고 있었다. 설지가 또 무슨 기이한 일을 벌이는지 궁금했던 것이다.

"끼요오오옷!"
"응? 호호호. 토끼가 이렇게 울어?"
"이게 뭔 소리야?"
"크하하, 그놈 목소리 한번 우렁차구나"

설지의 지시대로 만년삼왕의 이파리를 꼭꼭 씹어서 삼킨 덕에 금아 보다 약효가 먼저 돌기 시작한 링링의 몸에서는 지금 사람으로 치자면 환골탈태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영약을 복용한 사람 처럼 최상의 근골로 바뀌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과정 중에 기묘한 울음소리가 링링의 입에서 터져 나와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었다.

"초혜 언니! 어떡해? 링링이 많이 아픈가 봐"
"호호, 걱정되니?"
"응! 괜찮을까?"

"호호, 녀석, 괜찮을거니까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돼"
"정말?"
"그럼, 비아 때도 그랬는데 뭘"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 하는 초혜의 말을 듣자 그제서야 안도하는 표정을 짓는 사도연이었다. 하지만 초혜의 그 같은 말은 물론 거짓말이었다. 비아 녀석이 환골탈태를 할 때는 기묘한 울음소리가 없었으니까 말이다. 하여튼 토끼 특유의 기묘한 울음소리가 환골탈태를 하는 과정 중에 더욱 크게 개활지에 울려 퍼져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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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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