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비가 내리는 동촌 벚꽃길
원래 예정대로라면 오늘은 <음반과 음악> 코너를 통해서 음반 한 장을 소개하는 날입니다. 그리고 그 대상은 영국의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인 <그레이티스트 쇼 온 어스 (The Greatest Show On Earth)>가 1970년에 발표했었던 두 번째 음반이자 마지막 음반인 <The Going's Easy>로 준비했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빨리 사라져가는 봄날의 벚꽃들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서 음반 소개는 다음 주로 미루고 오늘은 식목일이었던 지난 일요일(5일)의 <동촌 벚꽃길> 풍경을 소개하는 것으로 대신하려고 합니다.
The Greatest Show On Earth - The Going's Easy (1970)
일요일인 지난 5일날의 아침나절은 바람도 불고 하늘은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듯 잔뜩 찌푸리고 있었습니다. 해서 그냥 집에 있으려다 '비오면 그냥 맞지 뭐'라고 생각을 바꾼 후 조금 일찍 점심을 해결하고 자전거를 타고 대구의 동촌 유원지로 향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잔뜩 흐린 날임에도 자전거 도로에는 오가는 자전거들이 제법 있더군요. 저도 그런 자전거 행렬에 은근슬쩍 동참한 후 자전거 도로를 따라서 열심히 페달을 밟아 동촌 유원지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도착한 동촌 유원지의 해맞이 다리 위에서 저는 뜻밖에도 전혀 예상치 못햇던 벚꽃들의 환상적인 풍경을 멀리서나마 접할 수 있었습니다. 하양에서 출발하여 대구로 향하는 길의 여기저기에서 간간히 벚꽃들을 보긴 했지만 해맞이 다리를 건너 가다가 아양교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바라본 벚꽃길의 풍경은 전혀 달랐습니다. 금호강 둑방길을 따라서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눈부신 벚꽃들이 바라보는 이들을 은근한 손짓으로 유혹하고 있더군요.
그렇게 멀리서나마 만개한 벚꽃들이 그려내는 환상적인 풍경을 접하는 순간 '아! 저긴 반드시 가봐야 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맞이 다리를 건너서 동촌 유원지로 들어가려던 생각을 바꾸고 자전거를 돌려 그리 멀지 않은 <동촌 벚꽃길>로 향했던 것은 당연한 행동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도착한 벚꽃길에서는 마치 벚꽃 축제라도 벌어진 듯이 불어오는 바람을 견디지 못한 하얀 벚꽃비가 사방으로 흩날리고 있더군요.
참고로 다가오는 이번 주말에도 사진과 같은 벚꽃들의 자태를 계속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를 비롯한 이 땅의 많은 솔로들이 화려한 벚꽃길이 커플들의 데이트 장소로 애용되는 것을 시샘하여 강력한 저주를 걸어 두었기 때문입니다. 하루 빨리 벚꽃들이 지기를 바라는 솔로들의 저주를 피하시려면 조금 서두르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다시 일년을 기다려야 하니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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