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사도연이 두 눈을 부릅뜨고 참마도를 치켜 드는 모습을 그녀의 어깨 위에서 바라 보고 있던 설아는 갑작스럽게 찾아온 심한 가려움에 당혹감을 느끼고 있었다. 초아의 이파리에서 흘러나오는 향을 밑은 직후 부터 갑자기 등 쪽이 가려워지는가 싶더니 시간이 흐르면서 가려움이 점점 더 심해져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지경에 놓인 것이다. 

이에 설아는 참다못해 자신의 등 쪽으로 입을 가져가 가려움을 해소하려고 했지만 가려움을 유발하는 부위로는 입이 직접 닿지가 않았다. 결국 설아는 어떻게든 등으로 입을 가져가기 위해 사도연의 어깨 위에서 빙빙 맴돌기 시작했다. 설아의 그런 모습은 자신의 꼬리를 물기 위해 그 자리에서 빙글빙글 맴도는 어린 강아지와 무척 닮아 있었다.

"으응? 설아 왜 그래?"
'무슨 일이니?"
"초혜 언니, 설아가 이상해"

"이상하다니? 뭐가?"

"갑자기 빙글빙글 돌아"
"응? 왜 그러지. 설아 왜 그러니?"

"캬오!"
"뭐라고?"
"가렵대"

"뭐?"
"아이 참! 가렵다고"
"갑자기 가렵다니? 설아, 이리 와 보거라"

신기하게도 설아와 더 오래 지낸 자신 보다 더욱 의사소통이 잘되는 사도연을 신기한 듯 잠시 바라본 초혜가 오른 손을 뻗어 손바닥을 내밀자 사도연의 어깨 위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던 설아가 손바닥으로 내려 앉았다.

"어디보자, 여기가 가렵니?"
"캬오!"
"그렇대"

"그렇구나... 으응? 이건"
"왜 그래?"
"잠시만 기다려 봐, 청청 언니, 설아 한번 봐봐"

"무슨 일이니?"
"설아가 등이 가렵다고 하는데 이상한 돌기가 생겼어"
"돌기?"

"응!"
"어디? 음... 그렇구나. 그런데 이건 날개가 생기려는 것 같은데"
"그렇지? 그런데 이상하잖아, 설아는 용인데 용에게 무슨 날개야?"

"그러게. 아가씨께 보이는게 낫겠다"
"청청 언니, 설아가 아픈거야?"
"호호, 아니야, 등에 날개가 생기려나 봐"

"날개? 파닥파닥 그 날개?"
"호호, 그래, 파닥파닥 그 날개!"
"우와! 신기하다. 날개가 생기면 더 예쁠거야. 헤헤"

"혹시 모르니 아가씨께 봐 달라고 하렴"
"응! 알았어. 설아 이리 와"

사도연은 자신이 내민 손바닥으로 자리를 옮긴 설아의 등을 살살 문질러 주면서 설지에게로 시선을 고정했다. 한편 만년삼왕의 이파리를 먹고 환골탈태를 시작한 링링은 설지의 도움으로 별 탈없이 무사히 환골탈태를 끝내고 있었다. 그런데 환골탈태 이전과 달라진 점은 털 색깔이 좀 더 진해졌다는 것 뿐 외형적인 변화는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설지 언니! 링링은 괜찮아?"
"그래, 별 일 없단다. 그런데 설아에게 무슨 일이 있다고?"
"응! 설아가 갑자기 등이 가렵다고 해서 청청 언니랑 초혜 언니가 살펴 봤는데 날개가 생기려나 봐"

"날개가?"
"응!"
"그래? 어디 보자"

설아가 설지가 내민 손바닥으로 자리를 옮기자 사도연은 막 환골탈태를 끝내고 기분 좋은 표정을 하고 있는 링링을 안아 들었다. 그리고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설아와 설지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어디, 날개라? 가렵기만하고 아프지는 않아?"
"캬오!"
'호호, 그렇구나, 별 다른 이상은 없는 것 같으니까 날개가 빨리 나오게 도와줄게"
"캬오!"
"호호, 자 이렇게 얌전히..."

자신의 손바닥 위에 앉은 설아의 등 위로 설지가 손바닥을 가져갔다. 그런데 그런 설지의 손에서는 푸스름한 기운이 생겨나 신비함을 더하고 있었다.

"우와! 청청 언니, 설지 언니 손에 저게 뭐야?"
"자연지기의 일종으로 생명을 다스리는 기운이야"
"그래? 예쁘다. 헤헤"

생명을 다스리는 기운을 손으로 가져온 설지는 그 손으로 설아의 등을 두어 차레 쓰다듬고 지나갔다. 그러자 설아의 등에서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작은 돌기만 보이던 등에서 무언가 쑥쑥 자라나는 것 같더니 순식간에 두 개의 날개가 설아의 등에 생겨난 것이다.

"우와"
"허"
"저,저.."

천진난만한 감탄성과 어처구니 없어 하는 탄식의 교차 사이에서 설아의 날개는 그렇게 생겨나고 있었다. 한마디로 기사였다. 고대로 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문헌 어디에도 용에게 날개가 달려 있었다는 이야기는 없었기 때문이다.

"자! 일어서 봐"
"캬오"

없던 날개가 생기면서 가려움증이 사라지고 대신 찾아온 상쾌한 쾌감을 즐기던 설아는 설지의 말에 두 발을 딛고 일어섰다.

"오른 손 내밀어 봐, 왼손도, 어때? 이상없지?"
"캬오"
"그럼 이번에는 양 날개를 쫙 펴서 움직여 봐. 할 수 있을거야"

설지의 말을 듣고 설아가 양쪽 날개를 활짝 폈다. 생전 처음 해보는 일이었지만 마치 오래 전 부터 해왔던 것 처럼 별 어려움 없이 날개를 펄럭이는 설아를 바라 보던 설지가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입을 열었다.

"됐어. 이상없는 것 같아.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이야기 해, 알았지?"
"캬오!"
"그래, 연아, 설아 데려가거라. 언니는 금아를 살펴 봐야 해"
"응! 설아 이리 와"

설아를 다시 사도연의 손바닥 위에 올려준 설지는 옆에서 두 눈을 멀뚱멀뚱 뜨고 있는 금아에게 다가가 목 아래 부분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냥 삼키게 한 만년삼왕의 이파리가 빨리 소화될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

"헤헤, 날개 펴 봐, 우와 예쁘다"

사도연이 설아의 날개를 보며 감탄을 터트리는 순간 금아의 위에서는 초아가 제공한 이파리가 빠르게 소화되어 체내로 흡수되기 시작했다.

'창작 연재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협 연재] 성수의가 217  (0) 2015.05.03
[무협 연재] 성수의가 216  (2) 2015.04.19
[무협 연재] 성수의가 215  (0) 2015.04.12
[무협 연재] 성수의가 214  (0) 2015.04.05
[무협 연재] 성수의가 213  (0) 2015.03.29
[무협 연재] 성수의가 212  (0) 2015.03.22
Posted by 까만자전거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