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금아 역시 몸에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환골탈태가 시작된 것이다. 다만 링링과 다른 점이라면 외형적으로 확연한 차이를 보이면서 환골탈태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금아의 아름다운 황금색을 가진 깃털들이 죄다 빠져 버렸기 때문이다. 그런 모습을 설아의 날개를 만지작거리면서 바라보고 있던 사도연의 입이 딱 벌어졌다.

"어! 어! 저,저... 초혜 언니?"
"호호호, 괜찮아"
"괜찮다고? 털이 죄다 빠져버렸는데?"

"비아 녀석도 저런 식으로 환골탈태를 했어"
"정말? 안 아팠데?"
"아파한 것 같하지는 않았어"

"그래? 휴! 다행이다. 근데 이상해"
"응? 뭐가 이상해?"
"링링은 털이 안빠졌잖아?"
"아! 그건 링링이 아직 어려서 그런거야."

"어려서?"
"응! 링링이 녀석은 튼튼하게 자라도록 골격만 바뀐 것이고 금아는 신응이라고 불릴 정도로 이미 영수에 가까운 녀석이니까 저렇게 깃털 까지 죄다 빠지면서 완전한 환골탈태가 이루어지는거지. 링링 녀석도 좀더 크게 되면 털갈이 하듯이 온몸의 털 까지 죄다 싹 바뀌게 될거야. 무슨 말인지 알아 듣겠어?"
"응! 그러니까 링링이 녀석은 아직 어려서 환골탈태가 부분적으로 이루어졌다는 말이잖아. 그렇지?"

"호호,맞아, 우리 연이 제법인데"
"캬오!"
"응? 어머! 미안. 헤헤"

한쪽 날개만 사도연의 손에 잡힌채 데롱거리고 있던 설아의 비명과도 같은 울음 소리가 울려 퍼졌다. 금아의 모습에 정신이 팔린 사도연이 그만 설아의 날개를 잡고 있다는 것을 잊어버린 채 한눈을 판 결과였다.

"무엇이라? 그러니까 근본을 알 수 없는 무리들에 의해 그처럼 당했다는 말이더냐?"
"그,그러하옵니다. 더구나 놈들이 무공을 익힌 무인들이라서 저희들로썬 어찌..."
"시끄럽다. 황제 폐하의 명을 받는다는 놈들이 그깟 무지렁이들에게 당하고서도 지금 그걸 변명이라고 하는게야?"

"하오나 다짜고짜 먼저 공격하는 바람에 소인들로써는 어찌할 수가..."
"뭣이, 그러니까 지금 네 놈 말로는 무인들이 관인을 무단으로 먼저 공격했다는 그런 말이더냐?"
"그러하옵니다."

"이런 죽일 놈들이 있나? 무인과 관인은 서로를 공격하지 않기로 암묵적인 합의가 이루어져 있거늘 감히 먼저 공격을 해? 여봐라!"
"예이~"
"지금 속히 관내의 모든 관병들을 소집하라 이르라"
"명!"

두자성이 선심쓰듯이 기분 좋게 내어준 우마차를 사이좋게 나누어 타고 현청에 도착한 포두와 포쾌들의 몰골을 본 현령의 첫 번째 반응은 깜짝 놀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자초지종을 전해들은 후에는 분기탱천한 음성으로 관내의 모든 관병들에게 소집동원령을 하달하고 있었다.

"그래, 그 무인이라는 놈들 중에 특별히 기억나는 복색이라도 있더냐?"
"예. 그것이..."
"어허! 빨리 말하지 못할까?"

"아,알겠사옵니다. 소인이 보기에는 승려들과 도사 복장을 한 이들이 함께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구파일방이라고 불리는 단체에 속한 이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구파일방? 허면 소림사나 무당파, 혹은 화산파 같은 문파에 속해 있는 무인들이란 말이더냐?"
"그,그런 것 같습니다"

만신창이가 된 포두를 보면서 다그치듯이 말하던 현령은 구파일방 소속의 무인들이라는 소리를 듣자 갑작스럽게 왠지 모를 불길함 같은 것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제법 으스스한 한기 까지 느껴지는 정체불명의 불안감을 머리를 흔들어 애써 지워버린 현령이 다시 기세를 피워 올리며 입을 열었다.

"성주님께 고하여 황군을 동원하는 한이 있더라도 차제에 오만한 무인 놈들을 모조리 쓸어버릴 것이다. 감히 본관이 다스리는 평저현에서 분탕질을 쳐? 괘씸한 놈들 같으니라고, 으드득"

그렇게 이빨 까지 갈며 다짐하는 현령의 목소리가 현청 앞마당을 찌렁찌렁 울리던 그 순간 설지의  도움을 받은 금아의 환골탈태도 막 끝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이전과는 완전히 달랐다. 황금색의 휘황찬란했던 깃털은 온데간데 없고 진한 갈색의 윤기나는 깃털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모습은 설지가 먹인 영초들로 인해 엄청난 크기를 자랑했던 비아가 마지막 환골탈태를 마친 후와 거의 흡사했다.

"설지 언니! 끝난거야?"
"그래! 이제 금아 녀석도, 링링 녀석도 튼튼할거야"
"헤헤, 언니 고마워"

"호호, 고맙긴, 금아 녀석이나 한번 살펴 봐"
"응! 금아 이리 와"
"삑!'
"오른손, 아,아니지, 오른쪽 날개 펴봐."

사도연이 날개를 펴보라고 하자 '척'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 동작으로 금아가 오른 날개를 활짝 펼쳤다. 활짝 펼친 날개의 깃털에서는 윤기가 자르르 흘러 황금색일 때와는 또 다른 우아한 느낌을 전해주고 있었다.

"이번엔 왼쪽"
"삑!"
"우와, 예쁘다. 초혜 언니, 그렇지?"

"그렇구나"
"비아, 비아, 이리 와 봐"
"응? 갑자기 비아는 왜?"

링링과 금아가 환골탈태를 하든 말든 자신은 전혀 관심없다는 듯 밍밍의 등 위에서 꾸벅꾸벅 졸고만 있던 비아가 뒤늦게 사도연의 외침을 듣고 눈을 껌벅거리며 고개를 돌렸다. 두어번 더 눈을 껌벅거린 비아는 날기도 귀찮다는 듯 밍밍의 등을 부리로 콕콕 두들겼다. 그러자 맛있는 풀을 찾아서 어슬렁거리던 밍밍이 방향을 돌려 사도연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 짧은 순간에도 비아는 또 다시 꾸벅거리며 졸기 시작했다.

"호호, 저 녀석 잠탱이가 다 됐네. 헌데 비아는 갑자기 왜 찾는거야?"
"비교해 볼려고"
"비교하다니?"

"아이 참! 금아랑 비아가 어떻게 다른지 볼려고 그런다니까'
"아! 호호, 내가 보기엔 비슷한 것 같은데"
"그렇지? 헤헤"

"푸르릉"
"비아 이리 내려와 봐, 금아 옆으로"
"삐익"

밍밍의 등에서 꾸벅꾸벅 졸기만 하던 비아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초롱초롱한 눈을 하고 밍밍의 등에서 훌쩍 뛰어 내려 금아의 옆으로 왔다. 이에 움찍 놀란 금아가 슬며시 한걸음 물러나는 것은 본 사람들이 피식거리며 웃음을 터트렸다.

"헤헤, 날개 잠깐만 만져볼게"
"삑!"
"고마워"

비아의 날개를 먼저 만져 보고 다시 금아의 날개를 만져 보며 둘을 비교하던 사도연에게서 잠시의 시간이 흐른 후 마침내 감탄 섞인 음성이 흘러 나왔다.

"우와! 똑 같다, 똑 같애"
"응? 똑 같다고? 그럼 비아 녀석 처럼 금아 녀석의 날개도 안 썰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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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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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4.19 11:2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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