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rrs Pink - Sang Fra Skogen

 

커스 핑크 (Kerrs Pink) : 1972년 노르웨이 트람보이크(Trømborg)에서 결성

트론 본 (Trond Böhn, 키보드, 기타) :
요스타인 한센 (Jostein Hansen, 베이스, 보컬) :
할바드 하유게루드 (Halvard Haugerud, 키보드, 보컬) :
토레 요한센 (Tore Johansen, 기타) :
하랄드 리톰트 (Harald Lytomt, 기타, 플루트) :
테리예 솔로스 (Terje Solaas, 드럼) :

갈래 : 프로그레시브 록(Progressive Rock), 프로그레시브 포크(Progressive Folk), 심포닉 록(Symphonic Rock)
공식 웹 사이트 : http://www.kerrspink.com/
공식 에스앤에스(SNS) : https://www.facebook.com/kerrspinkofficial
노래 감상하기 : https://youtu.be/en_QcO9l0ug (13분 26초 부터)

따뜻함이 지나쳐 따가울 정도로 햇살이 강하게 내리쬐었던 지난 주말의 일이었다. <팔공산>의 <약사암>을 거쳐서 산 아래로 흘러내리는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멍하게 앉아 휴식을 취하던 나는 어느 순간 무언가가 내 정강이를 간지럽힌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뭇잎인가 하는 생각에 고개를 숙여 살펴 보니 뜻밖에도 내 정강이 주위의 물살을 따라서 이미 생명력이 다한 연한 분홍색의 벗꽃잎 여러장이 맴돌고 있었다.

내년을 기약하면서 마지막으로 떠나는 자신들을 한번만 더 봐달라는 뜻이었을까? 물살을 따라 흔들리는 벗꽃잎들을 손으로 톡톡 건드려 보다가 아래로 흘러 내려갈 수 있게 손으로 물살을 헤쳐 길을 만들어 주면서 나는 봄과의 아쉬운 작별을 그렇게 고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 마치 무대 위에 서있는 배우에게 조명이 비치듯이 나뭇잎으로 무성한 나뭇가지 사이를 뚫고 내려와 계곡물을 어루만지며 장난을 치던 햇살이 그 물살에 반사되어 찰랑거리는 느낌으로 내 눈을 자극했다.

문득 참으로 평화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곡물에 반사되는 찰랑거리는 햇살이 마음을 더없이 잔잔하게 다스려 주었기 때문이다. 음악에도 그런 음악들이 있다. 1972년에 노르웨이의 한적한 시골 마을 트람보이크에서 결성된 프로그레시브 포크 밴드 <커스 핑크>의 데뷔 음반에 수록된 <Sang Fra Skogen>이라는 곡 처럼...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Oslo)에서 남동쪽으로 68킬로미터(Km) 떨어진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당시 열 다섯살에서 열 일곱살에 불과했던 소년들로 구성된 밴드 하나가 1972년에 결성되었다.

<요스타인 한센>과 그의 사촌인 <라이프 한센(Leif Hansen , 리드기타)>, 그리고 <토미 크누드손(Tommy Knudson, 드럼)>과 <프랑크 욘센(Frank Johnsen, 베이스)>을 구성원으로 하는 4인조 밴드가 바로 그 주인공이었다. 밴드는 1972년 5월에 자신들의 이름으로 <메모리스(Memories)>를 택하고 이름에 걸맞게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 <유라이어 힙(Uriah Heep)>, <예스(Yes)>등의 음악을 커버하여 연주하는 것으로 황동을 시작하였다.

이듬해인 1973년 1월 부터 밴드는 메모리스라는 이름 대신에 약간은 장난스러운 이름인 <캐시 핑크(Cash Pink)>로 바꾸게 되며 아울러 이즈음 부터 밴드는 4인조에서 5인조로 그 구성이 늘어나기도 하였다. 또한 커스 핑크의 복잡한 구성원의 변화가 처음 시작된 것도 바로 이 시기 부터이다. 이후로 밴드는 계속되는 구성원의 변화를 겪으면서도 꾸준히 명맥을 이어가게 되며 1976년 3월에는 캐시 핑크에서 다시 밴드의 이름이 바뀌게 된다.

그렇게 바뀐 밴드의 이름이 바로 <감자>의 품종 이름이기도 한 현재의 커스 핑크이다. 한편 커스 핑크로 이름을 바꾼 밴드는 1977년 11월 부터 6인조로 밴드의 구성을 확대하여 활동하게 되며 1979년 9월에는 <트론 본>이 새로 가입하여 데뷔 음반을 준비하게 된다. 밴드 결성 이후 무려 8년이라는 긴 시간을 흘려 보낸 이후의 일이었다. 그동안 밴드는 프로그레시브 록과 하드 록을 기반으로 실력을 갈고 닦았었는데 데뷔 음반을 준비하던 무렵 부터는 노르웨이의 전통 포크 음악에 기반한 프로그레시브 록이 밴드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던 때였다.

당연히 그 같은 관심은 커스 핑크의 데뷔 음반에 그대로 수용되었으며 상당한 영향력을 끼치게 된다. 수려한 포크 음악과 웅장한 심포닉 록의 특성을 절묘하게 조합하여 한편의 서정적인 프로그레시브 포크 음반을 탄생시킨 것이다. 그 때문에 커스 핑크의 데뷔 음반을 듣게 되면 간혹 긴장감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주는 음반임에는 분명하지만 조금 밋밋한 느낌이 없지 않아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할바드 하유게루드>가 보컬을 담당한 <Sang Fra Skogen> 같은 곡들이 존재하는 커스 핑크의 데뷔 음반은 분명 사랑받을 자격이 충분한 음반이기도 하다. 제목 처럼 숲에서 노래하듯이 부드럽게 흘러 나오는 보컬에 이어 1분 42초 부터 등장하는 기타 연주에는 낭만적인 아름다움이 가득하여 마치 찰랑거리는 계곡물에 반사되는 햇살을 마주 했을 때와 같은 나른한 평온함을 듣는 이에게 제공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평점 : ♩♩♩♪)

Posted by 까만자전거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