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shti Bunyan - Rainbow River

바시티 버니언 (Vashti Bunyan) : 1945년 영국 뉴캐슬어폰타인(Newcastle upon Tyne) 출생

갈래 : 포크(Folk), 브리티시 포크(British Folk)
공식 웹 사이트 : http://www.anotherday.co.uk/
공식 에스앤에스(SNS) : 없음
노래 감상하기 : https://youtu.be/RQJZiQhBHnU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숨결이 음악 속에 고스란히 용해되어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어 오고 있는 민요를 가리켜 우리는 <전승민요>라고 하고 이를 넓은 의미에서 포크 음악(Folk Music)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는 포크 음악을 통해서 그 시대 민중들의 희로애락을 잠시나마 엿볼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포크 음악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통기타를 치면서 노래하는 가수들을 떠올리고 있기도 하다.

왜 그럴까? 도대체 언제 부터 우리는 포크 음악에 이러한 등식을 적용시키고 있는 것일까? 이를 확인하려면 통기타의 선율을 타고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야만 한다. 그것도 광산과 철도 건설을 위해서 많은 노동자들이 동원되었던 미국의 산업화 초기 시대인 19세기 말엽으로 말이다. 당시 힘겨운 노동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던 노동자들은 휴식시간이 되면 삼삼오오 모여 앉아서 기타 반주와 함께 전승 민요를 부르며 고단함을 달래곤 했다고 전한다.

노래를 부르다가 누군가는 고향에 두고온 가족들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었을 것이며 또 다른 누군가는 함박 웃음을 터트리며 하루의 피곤함을 날려버리기도 했을 것이다. 포크 음악은 바로 여기에서 출발했다. 광산과 철도 노동자들의 희로애락를 담아 노래하는 모습을 본 같은 지역의 가수들이 이를 따라하기 시작했고 점차 노래의 가사가 문학적인 형태로 발전하면서 1940년대에 이르러 현대적인 포크 음악인 모던 포크(Modern Folk)의 형식을 갖추게 된 것이다.

그 이후로는 우리가 익히 아는 것 처럼 1960년대에 이르러 반전, 평화 등의 사회 저항적인 전언(傳言)을 담고 포크 록(Folk Rock)으로 까지 발전한 것이 바로 포크 음악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포크 음악의 탄생 과정을 처음 부터 살펴 보면 어떠한 전언을 노래에 담아 전달하기 위해서는 화려한 악기 구성은 오히려 득보다는 실이 많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초기의 포크 가수들은 통기타를 연주 하면서 가사 속에 모종의 전언을 담아 노래하기 시작했고 그런 모습이 그대로 굳어져 현재에도 포크 음악이라고 하면 통기타 음악으로 간주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 있다. 포크 음악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에게 통기타 연주를 반주로 하는 포크 음악이란 '참 재미없는 음악'으로 비춰지기 때문이다. 물론 포크 록 밴드로 그 범위를 넓혀가면 예외가 있긴 하지만 가사를 중요시 하는 반면 화려한 악기 구성이나 감탄을 절로 불러 일으키는 대단히 감동적인 연주가 포크 음악에서는 찾아 보기 어렵기에 더욱 그렇다. 이러한 점에 있어서는 수많은 포크 음악 애호가들 부터 극찬을 받고 있는 영국의 포크 가수 <바시티 버니언>도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1969년 12월에 녹음되고 1970년에 발표되었으며 흔히 이야기하는 '전설의 명반'으로 대접받고 있는 바시티 버니언의 데뷔 음반 <Just Another Diamond Day>에 수록된 곡들의 선율 또한 심심하기 그지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노래하는 그녀의 음성마저 조곤조곤하기에 음반에 수록된 모든 곡들의 분위기가 대체로 비슷하다는 특징이 있기도 하다. 물론 이는 포크 음악이 가진 가장 큰 특징이기는 하지만 극적인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단점으로 작용하는 것이 바로 그녀의 음악이고 포크 음악인 것이다.

그런데 이를 바꿔서 생각해보면 그러한 점이 바로 포크 음악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무우를 큼직하게 썰어넣고 오래 시간 끓인 된장찌개에서 깊은 맛이 우러나오듯이 통기타 반주에 실린 바시티 버니언의 목소리가 시간이 흐를 수록 더욱 영롱한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흥미로운 것은 그녀의 데뷔 음반에 수록된 곡들이 마차 여행 중에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1968년에 그녀가 속지에 등장하는 사진 처럼 마차를 끌고 키우던 개와 함께 친구인 <도노반(Donovan)>이 있는 스카이섬(Isle of Skye)까지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바로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곡들이 데뷔 음반에 수록된 것이다. 

바시티 버니언이 데뷔 음반을 발표하기 까지의 과정를 그녀의 홈 페이지에 실린 글을 토대로 옮겨 보면 대충 이렇다. 1965년에 예술 학교(Art School)을 중퇴하고 클럽에서 노래를 하던 그녀는 <롤링 스톤즈(RollingStones)>의 매니저인 <앤드류 룩 올덤(Andrew Loog Oldham)>의 눈에 띄어 발탁되고 <믹 재거(Mick Jagger)>와 <키스 리처즈(Keith Richards)>가 만든 곡 <Some Things Just Stick in Your Mind>로 싱글 데뷔를 하였다고 한다.

이채로운 것은 1965년 5월 21일에 발표되었던 이 곡에서 기타 연주를 그 유명한 <레드 제플린(Led Zeppelin)>의 <지미 페이지(Jimmy Page)>가 밴드 결성 이전의 세션(Session) 연주자 시절에 세션으로 참가하고 있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글은 사람들로 부터 별다른 주목을 받지는 못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고로 지미 페이지의 자세한 세션 일지를 살펴 보려면 링크된 주소를 따라 가면 된다. http://www.jimmypage.com/discography/sessions)

이렇게 싱글의 성과가 성공과는 다소 거리가 벌어지자 바시티 버니언은 클럽에서 노래를 부르고 작곡을 하던 생활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던 1968년에 스카이섬으로 여행을 떠났던 그녀는 여행 중에 보고 들었던 느낌을 살려 곡을 쓰기 시작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곡들을 포크계의 대부라고 일컬어지던 <조 보이드(JoeBoyd)>에게 보여주게 됨으로써 마침내 런던에서 데뷔 음반을 녹음할 수 있게 된다. 바로 이렇게 탄생한 것이 바시티 버니언의 데뷔 음반 <Just Another Diamond Day>였다.

하지만 1970년에 발표된 그녀의 데뷔 음반은 홍보 부족 등의 이유로 결코 주목 받지 못했다. 결국 음악계와는 인연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던 그녀는 모든 것을 정리하고 홀연히 사라지게 된다. 그렇게 평범한 가정 주부로 살던 그녀의 음반이 다시 주목을 받은 것은 그녀의 데뷔 음반이 소수 애호가들로 부터 재평가를 받고 전설의 희귀 명반으로 불려지기 시작한 1990년대 부터였다. 이후 그녀의 데뷔 음반은 엄청난 가격대에 중고 음반이 거래되기 시작했고 그 소식을 뒤늦게 전해들은 그녀는 서둘러서 잊혀졌던 자신의 저작권을 되찾게 된다.

그리고 2000년에 스피니 음반사(Spinney Records)를 통해서 그녀의 데뷔 음반이 시디(CD)로 재발매되기에 이른다. 그렇게 오랜 세월을 돌아서 많은 사람들의 손에 바시티 버니언의 데뷔 음반이 쥐어진 것이다. 소와 말 그리고 강아지들이 벽면에 그림으로 등장하고 있는 평화로운 농가의 모습을 표지로 사용하고 있는 음반에는 <Rainbow River> 처럼 딱 그만큼의 잔잔한 음악들이 그녀의 목소리로 가득 담겨 있다. 마치 자장가를 불러주며 토닥이는 어머니의 손길 처럼 부드럽고 잔잔한 음악들이 퇴색하지 않는 아름다움으로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평점 : ♩♩♩♪)

'추억과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Michael Sembello - Maniac  (0) 2015.07.06
Elf - Never More  (1) 2015.07.03
Vashti Bunyan - Rainbow River  (0) 2015.07.01
Curved Air - Vivaldi  (0) 2015.06.29
Janus - Red Sun  (0) 2015.06.26
Vinegar Joe - Never Met A Dog (That Took To Me)  (0) 2015.06.24
Posted by 까만자전거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