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ovan - There Is An Ocean

도노반 (Donovan) : 1946년 5월 10일 영국 스코틀랜드(Scotland) 글래스고(Glasgow) 출생

갈래 : 포크(Folk), 포크 록 (Folk Rock), 사이키델릭 포크(Psychedelic Folk), 팝 록(Pop/Rock)
공식 웹 사이트 : http://www.donovan.ie/en/
공식 에스앤에스(SNS) : http://www.facebook.com/DonovanOfficial
노래 감상하기 : https://youtu.be/gaDyqkwnxUw / https://youtu.be/xAwK5eAUWNE


오늘은 그쳤지만 지난 며칠간 계속해서 비가 내렸던 걸로 봐서 본격적으로 장마철이 시작된 것 같다. 이처럼 비가 내릴 때면 우리는 이유도 모르면서 팬에 기름을 두르고 고소하게 부쳐낸 찌짐(부침개, 전)을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왜 그럴까? 혹자는 팬에 기름을 두르고 찌짐을 부칠 때면 발생하는 지글거리는 소리가 빗소리와 비슷하기 때문에 비가 내리는 소리를 들으면 자연스럽게 찌짐이 연상되어서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도 하고 또 다른 이는 비가 내리는 날이면 사람들의 기분이 우울해지는데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찌짐을 찾게 된다고도 한다.

탄수화물인 밀가루는 섭취 후 당분으로 빠르게 변화되고 순간 혈당이 증가하면서 가라앉은 기분을 상승시키는 효과가 있기에 두 번째 주장은 제법 그럴싸하게 들리기도 한다. 하여튼 그 이유야 어떻든 비가 내리는 날이면 찌짐이 생각난다는 설득력있는 핑계 덕택에 주당들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기 마련이다. 차분하게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고소하게 부쳐낸 찌짐과 함께 한잔의 술을 기울일 수 있기 때문이다.

비가 내리면 기분도 가라앉고 뭔가 우중충한 느낌에 사로 잡혀서 싫다고 하는 이들이 많은데 개인적으로 비가 내리는 날을 무척 좋아하는 것에는 이런 이유도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는 것 같다. 어쨌든 비가 내리던 며칠 전의 저녁이었다. 창밖으로 떨어져 내리는 비를 멍하니 바라보면서 빗소리를 듣다 보니 문득 파전과 막걸리 한잔이 생각났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바로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 냉장고를 뒤적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뿔사! 파전을 위한 주 재료인 파가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대신 찾아낸 것이 먹다 남은 무우 반쪽과 호박 하나 그리고 가시오이 두어개였다. 찾아낸 채소들을 째려보면서 '나갔다 와야 하나, 어쩌나'라는 고민을 순간 했지만 그 고민은 그리 길지 않았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대신한다고 메뉴의 선택을 파전 대신 야채찌짐으로 급변경을 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각종 채소들을 적당량 채로 썰고 냉동실에 처박혀 있던 오징어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한마리 분량의 다리도 빌려서 넣은 후 야채찌짐은 기름을 두른 팬에 올려졌다.

그리고 완성된 야채찌짐은 외형적으로 보기에도 제법 그럴싸해 보였지만 나름 맛도 좋았다. 워낙에 고급진 식성과는 거리가 먼 저렴한 식성을 가지고 있기에 더욱 그랬겠지만 오이가 들어가서 향긋한 향이 나는 야채찌짐을 한입 베어물고 씹는 순간 '우왕 마시쩡'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럴 땐 풍악이 곁들여져야 하는 법이 아니던가? 무슨 노래를 들을까 생각하다가 참으로 오랜만에 영국의 포크 가수 <도노반(Donovan)>의 1973년 음반 <Essence To Essence>를 선택했다.

비와 술잔, 그리고 차분하게 마음을 적셔오는 음악들... 마침내 깊은 사색과 통찰력이 담긴 음반 최고의 명곡 <There Is An Ocean>이 흐르기 시작하자 음악에 젖어들던 나는 지금 내가 있는 곳이 다름아닌 가사에 등장하는 신비로운 약속의 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마도 정신을 몽롱하게 만드는 알콜의 힘 덕분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음반에 수록된 모든 곡의 재생이 끝났을 때는 텅빈 막걸리 병 하나와 빈 접시만이 빗소리와 함께 내 곁에 남아 있었다. (일기는 일기장에 써야 하거늘...)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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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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