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Enid - The Bridge

이니드 (The Enid) : 1973년 영국 런던에서 결성

조 페인 (Jo Payne, 보컬) :
로버트 존 갓프리 (Robert John Godfrey, 키보드) : 1947년 7월 30일 영국 출생
맥스 리드 (Max Read, 합창) :
제이슨 더커 (Jason Ducker, 기타) :

갈래 : 프로그레시브 록(Progressive Rock), 심포닉 록(Symphonic Rock), 아트 록(Art Rock)
공식 웹 사이트 : http://www.theenid.co.uk/
공식 에스앤에스(SNS) : https://www.facebook.com/TheEnid
추천 곡 감상하기 : https://youtu.be/5uf-86ZVnho

The Enid - The Bridge (2015)
1. Earthborn (4:19) : ✔
2. 'Til We're Old (1:59) :
3. Dark Corner of the Sky (4:47) :
4. Bad Men (3:47) :
5. My Gravity (7:07) : ✔
6. Wings (5:01) :
7. First Light (4:51) : ✔
8. Autumn (4:33) :
Bonus Track
9. Silence (1:55) :
(✔ 표시는 까만자전거의 추천 곡)

조 페인: 보컬
로버트 존 갓프리 : 피아노, 관현악 편곡(Orchestration)
맥스 리드 : 합창단, 프로그래밍(Programming)
제이슨 더커 : 기타

표지 : 도미닉 토필드 (Dominic Tofield)
제작 (Producer) : 맥스 리드, 로버트 존 갓프리
발매일 : 2015년 7월 10일


양배추 반통 950원, 오징어 한마리 1000원, 수입 냉동 홍합살 250그램(g) 1800원, 쥬키니 호박 1개 660원, 느타리 버섯 1팩(200그램) 600원, 냉동 우동면 5입 2250원, 기타 냉장고에 있던 삼겹살과 양파, 대파, 마늘을 비롯한 채소들, 그리고 양념으로 사용한 소금, 고추가루, 후추, 미원, 다시다, 식용유 등등... 쭉 나열한 식재료들을 보고 음식 블로그도 아닌데 갑자기 무슨 요리 재료들이냐고 하실 분들이 많을 것이다.

다름이 아니라 먹고 살기 힘든 시대에 누구나 집에서 쉽게 요리를 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티브이엔(tvN) 채널에서 방송하고 있는 생활 밀착형 요리 예능 프로그램인 <집밥 백선생>을 보다가 화면 속에서 너무도 먹음직스럽게 등장하는 짭뽕을 보고 갑자기 만들어 보고 싶다는 욕구가 마구 생겼다. 그래서 다음날 마트에 들러 눈에 띄는대로 골라서 장바구니에 담았던 식재료들을 나열해 본 것이다. 그리고 백선생이 텔레비전에서 가르쳐준대로 충실하게(?) 실천에 옮겨서 짬뽕 한그릇을 완성시켰다.

그렇다면 그 맛은? 어라? 제법 먹을만한데? 짬뽕 한그릇을 먹으면서 들었던 생각을 적는 것으로 손수만든 짬뽕에 대한 소감을 대신할까 한다. 다들 마찬가지겠지만 짜장면(자장면)과 짬뽕은 늘 나에게 선택의 기로에 서게 하는 중국집의 대표 음식이다. 기억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지금은 사라진 대구의 <송죽극장>과 <대구극장>으로 연결되는 골목길에는 집에서 만든 짜장면과 비슷한 맛을 내는 <옛날짜장>을 파는 식당이 두어군데 쯤 자리하고 있었다.

그 맛이 중국집에서 파는 것과는 달리 조금 텁텁하고 뭔가 좀 부족하다는 느낌을 들게 했지만 중국집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저렴했기에 영화를 보고 나오는 이들과 골목길을 지나가다 들러는 이들로 식당은 쏠쏠한 수입을 올렸던 것으로 기억된다. 지금도 그 자리를 지키며 영업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가끔은 그 짜장면이 그리워질 때가 있기도 하다. 짜장면이 그리운 것인지 추억이 그리운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골목길의 도시라는 대구의 어느 골목길에 추억 한자락을 놓아둔 이가 어디 나 혼짜 뿐일까? 그래서 인지는 모르지만 지금도 영업 중인 경북 경산시 하양읍에 있는 엣날 짜장면 집을 지나칠 때면 늘 그때 그 시절 대구의 극장가 골목길이 떠오르곤 한다. 다이소가 있는 건물의 도로 건너편 골목길 안쪽에서 한 그릇에 2500원을 받으며 여전히 영업중인 그 식당을 곁눈질로 바라보며 지나칠 때 마다 유리창에 새겨져 있는 옛날짜장이라는 글자에서 아련함 같은 것이 가슴을 간질인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그 맛이 예전과 너무 달라서 기억 속의 추억이 산산히 깨어질까 봐 선뜻 들어가보지는 못했었다. 기억 속의 그 맛이면 충분하다는 생각이 아직은 남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여튼 집에서 만드는 짜장면과 짬뽕에서 중국집의 그 맛을 그대로 재현하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짜장면과 짬뽕은 늘 사먹거나 시켜먹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었는데 텔레비전 예능 프로그램 덕분에 집에서도 제법 중국집과 비슷한 맛을 내는 짬뽕을 이젠 집에서도 해먹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따지고 보니 식재료 장만과 준비 그리고 요리하는 과정 들을 종합해서 떠올려보면 오히려 사먹는게 경제적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음악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프로그레시브 록 팬들은 잘 알고 있겠지만 영국의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인 <이니드>는 록 음악에 클래식의 요소를 도입한 서정적인 음악을 들려주는 밴드로 잘 알려져 있다. 2015년 7월 10일에 발표된 통산 열여섯 번째 음반 <The Bridge>에서도 그 같은 기조는 여전한데 문제는 그 음악이 마치 내가 만든 짬뽕과 비슷한 느낌이라는 것이다.

분명 신보의 음악은 록과 클래식의 접목을 훌륭히 이루어냈고 흡사 오페라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은 연출력도 음반에는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이니드는 알다시피 록 밴드이다. 그런데 <로버트 존 갓프리>의 음악을 대하는 방식 탓인지 신보의 음악이 클래식 쪽으로 너무 경도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물론 음반에 참여한 구성원들의 악기 편성을 보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결과이긴 하지만 우리가 듣고 싶은 것은 프로그레시브 록이지 록 밴드가 연주하는 클래식은 아닌 것이다.
 
짜장면과 짬뽕을 숙련된 전문요리사라면 집에서도 충분히 해먹을 수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겐 여전히 맛을 내기 어려운 요리가 바로 짜장면과 짬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인데 로버트 존 갓프리도 이러한 난제에 빠져든 것 처럼 보인다. 젊은 연주자들과 함께 교향악적인 편성으로 음악을 접근하고는 있지만 듣는 이로 하여금 산만함을 느끼게 하고 있으며 더불어 록과 클래식 어느 쪽에 초점을 맞추고 음악을 들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음반이다.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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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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