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께 무례를 범했습니다. 너그러이 용서하시길..."
"껄껄껄, 아니외다. 일 처리를 함에 있어서 그 정도 강단은 있어야겠지요. 헌데 소신녀와 함께 우리 아이들에게 봉변을 당했다는 의녀라는 분은 어디 계시는 것이오?"
"소홍, 소홍이라고 합니다. 그 아이는 지금..."

"청청 언니, 소홍인 약초 채집한다고 산에 올라 갔어"
"소홍 언니 산에 갔어?"
"응! 왜?"

"나도 갈려고, 가도 되지? 헤헤"
"마음대로 하렴."
"현진 오라버니, 가자"
"그, 그래"

사사천주 일행들이 지켜 보는 앞에서 현진 도사의 손을 잡아 끌고 산 쪽을 향해 달려 가는 사도연이었다. 물로 그런 사도연의 머리 위쪽에서는 설아가 날아가는 대신 허공을 밟으며 함께 달려 가고 있었다.

"설지야, 설아 저놈은 왜 저리 뛰어다니는 시늉을 하는게야"
"그야 날아다니는 것 보다 뛰어 다니는게 재미있으니까 그렇겠지"
"그게 저놈에게 다른 것이더냐?"

"아마 다를 걸, 그러니까 저리 뛰어다니지"
"하여간 참 특이한 녀석이다"
"호호호"

설지와 철무륵의 대화를 듣고 있는 다른 사람들의 심정도 철무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영수의 제왕이라는 용이 허공을 뽀르르 뛰어 다니고 있으니 그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철이 없는 것 처럼 보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긴 따지고 보면 설아는 너무 어린(?) 나이에 용이 되긴 했다. 게다가 용아의 도움으로 별 어려움 없이 내단 까지 지니게 되었으니 철없음이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는 사람들이었다.

"껄껄껄, 보기 좋구려"
"그렇습니까?"
"저리 헌앙한 제자를 두셔서 일성자께서는 좋으시겠습니다."

"무량수불! 과찬이시네."
"켈켈켈, 과찬은 얼어 죽을, 육가가 정확히 본게지. 자네도 보다시피 현진 저놈 저거 물건일세. 물론 연이에게 꼼짝도 못하긴 하지만 말일세"
"크하하, 허면 현진 도사 보다 연이가 더 뛰어난 셈이군요. 어르신 께서 섭섭하시겠습니다."

"엥? 그게 그렇게 되나. 말코 삐쳤나? 아니지? 켈켈켈"
"쯧쯧 저 놈의 대가리엔 뭐가 들었길래 말을 저리 함부로 하는게야"
"켈켈켈, 금정 할망군 그걸 아직도 모르는게야? 본 걸개의 머리 속엔 온통 먹을거, 먹을거 생각 뿐이라네"

"쯧쯧 나이를 어디로 처먹는건지"
"그야, 본 걸개의 입으로 처먹지 어디로 처먹겠나?"
"크크큭"

"큭큭큭"
"호호호"
'크하하"

아미파의 금정 신니와 호걸개의 투닥거림은 결국 사람들의 실소를 자아내게 했다.

"껄껄껄, 신니와 걸개 께서는 여전하십니다"
"아미타불"
"인사가 늦었습니다. 사사천의 육공오가 무림의 명숙들께 인사 올립니다."

"무량수불!"
"자네들은 뭣하는가? 어서 정식으로 인사드리게" 
"사사천의 부천주 좌천기가 어르신들께 인사 드립니다."

"인사드립니다"
"무량수불! 다들 반갑소이다"
"켈켈켈, 어서들 오시게. 뭐 빌어먹을게 있다고 먼길 왔는지 모르지만 있는 동안은 잘들 챙겨 먹으시게"

누가 개방의 태상 방주 아니랄까봐 사사천 무인들의 끼니 걱정 부터 하는 호걸개였다.

"껄껄껄. 고맙소이다. 걸개 께서 그리 말씀해 주시니 더 잘 챙격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구려. 진소저, 어떻소? 당분간은 머물러야 할 것 같은데 우리에게 거처를 마련해 주실 수 있으시겠소?"
"그리 하시겠습니까? 허면..."
"큰 아가씨! 소인이 뫼셔 가겠습니다요"

"그러시겠어요. 부탁드려요"
"예. 큰 아가씨"
"껄껄껄, 고맙소이다."

"천주! 저를 따라 오시지요"
"부탁하겠소. 허면 잠시 뒤에 다시 뵙겠소이다. "
"그리하시게"

그렇게 육공오를 비롯한 사사천 일행들은 두자성의 안내를 받아서 거처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헌데 중인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제법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다다르자 일행들 중에서 하나가 뒤를 한번 흘낏 돌아다 보더니 사사천주를 향해 나지막 하게 입을 열었다.

"천주! 왜 그리 저자세로 나오신 것이오?"
"내가 왜 그랬는지 다들 궁금하겠지? 자네 진소저와 초소저의 비무가 왜 벌어졌다고 생각하나?"
"예? 그게 무슨?"

"무력 시위일세"
"무력 시위라는 말씀이시오?"
"그렇다네. 짐작컨데 우리에겐 이만한 힘이 있으니 잔말 말고 우리가 원하는대로 따르라는 의미였을걸세. 어떻소? 두대협! 본좌의 예상이 맞을 것 같은데?"
"아마 맞을게요. 아가씨들께서는 좀체로 비무를 하지 않으시니까 천주의 말씀이 아마 맞을게요"


두자성의 말을 들으면서 걸음을 옮기는 사사천 무인들의 표정은 점점 심각해지고 있었다.

"에잇! 죽어! 죽어"

다음 날 아침, 어김없이 해는 떠올랐고 태극권을 하기 싫어 하는 사도연의 투정도 여는 날과 다르지 않았다. 헌데 아침 식사가 끝난 후 부터 전날에는 없었던 기묘한 소리 하나가 마화이송단이 숙영하고 있는 입구에서 울려 퍼지고 있었다. 작은 인영 하나가 바닥에 주저 앉아 목검을 휘두르면서 내는 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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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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