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ainstorm - Herbst

 


브레인스톰 (Brainstorm) : 1968년 독일 바덴바덴(Baden-Baden)에서 결성

롤란도 쉐퍼 (Roland Schaeffer, 기타, 색소폰, 보컬) : 1950년 9월 24일 독일 바덴바덴 출생
에노 데르노브 (Enno Dernov, 벵시스) : ?
에디 폰 오버하이트 (Eddy von Overheidt, 키보드) : 1948년 12월 30일 독일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 출생
라이너 보든손 (Rainer Bodensohn, 플루트) : 1953년 1월 29일 독일 바덴바덴 출생
요 코인저 (Jo Koinzer, 드럼) : 1949년 11월 17일 독일 바덴바덴 출생

갈래 : 재즈 록(Jazz Rock), 프로그레시브 록(Progressive Rock), 캔터베리 신(Canterbury Scene)
공식 웹사이트 : 없음
공식 에스앤에스(SNS) : 없음
노래 감상하기 : https://youtu.be/w2Cl0n6Sdik


지난 일요일 오전 미세먼지 <나쁨> 주의보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뭐 어때?'라며 도시락을 넣은 배낭을 메고 자전거를 끌고 나갔다. 그렇게 나간 자전거 도로에는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꽤나 많이 도로 위를 달려가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자전거 도로에 서게 되면 늘 하게 되는 선택의 순간이 있다. 상행? 하행?을 두고 잠시 갈등하면서 행선지를 정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사전에 어디를 갈지 목표를 정해두고 나서기 마련인데 난 그렇지가 않기 때문이다.

어디를 갈지 확실히 정하지 않고 무작정 자전거를 끌고 나외서는 마음 내키는 방향으로 길을 잡는 것이다. 어떤 날은 사람들이 많이 가는 방향으로 길을 잡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한산한 방향으로 길을 잡기도 하며, 가끔은 근사한 복장을 한 사람의 뒤를 따라서 길을 잡기도 한다. 그렇게 하면 그 길에서 조금 더 신나는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는 착각을 하기 때문이다. 하여튼 일요일날의 내 선택은 대구 쪽의 상행이었다.

영천 방향으로 몇대의 자전거를 떠나 보낸 후의 결정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대구를 향해 달리다 최종적으로는 망우공원 옆의 영남제일관 앞에 당도했다. 잠시 한숨을 돌린 후 챙겨간 도시락을 꺼내서 먹고 있는데 어디서 나타났는지 왠 총각 하나가 내가 앉은 주변을 얼쩡거리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그 총각은 손에 반투명한 흰색의 비닐 봉지 하나를 들고 있었는데 그 내용물이 언뜻 보기에 햄버거로 보였다.

그런데 그 대학생의 행동이 조금 이상했다. 영남제일관의 계단을 기웃거리기도 하고 내가 앉은 벤치 주변을 왔다 갔다 하는가 하면 연신 핸드폰을 바라 보며 안절부절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던 것이다. 그 모습을 보면서 '애인을 만나러 왔는데 시간이 늦었나?'라는 생각을 하며 신경을 끄고 도시락을 계속 먹고 있는데 잠시 후 그 대학생의 동기로 보이는 이가 봉지 하나를 들고 나타났다. 그런데 나타난 이는 내 예상과 달리 여자가 아니라 남자였다.

그리고 또 잠시 후 두 명이 더 먼저 온 일행에 합류했는데 이번에는 휴가나온 장병과 여학생이었다. 그 두 사람 역시 손에 먹을 것으로 보이는 무언가가 담긴 봉지 하나씩을 들고 있었다. 이쯤되자 갑자기 내 머리 속에서는 궁금함이 커다란 해일이 되어 밀려 들기 시작했다. 먹거리가 들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 봉지 하나씩을 각자 들고 만나는 모습이 신기했기 때문이다. 그 궁금함은 잠시 후 십여명이 한꺼번에 떼를 지어서 나타난 후 곧바로 풀렸다.

그렇게 한자리에 모인 그들은 곧바로 벤치 옆 잔디에 자리를 펴는가 싶더니 둥글게 마주 보고 앉아서는 각자 자신이 들고 온 봉지 속에서 햄버거나 김밥 등을 꺼내 서둘러서 먹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니까 휴가나온 동기와 함께 야유회 비슷한 것을 공원으로 나온 듯 싶었는데 그런 모습들이 내게는 참으로 생경했다. 예전에는 그런 일이 있다면 일괄적으로 도시락을 장만했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합리적이기도 하고 번거롭지 않기도 하며 각자의 식성에 맞는 식사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분명 있어 보이지만 뭔가 미묘하게 이질감이 느껴졌던 것이다.

음악에도 그런 이질감을 느끼게 하는 음악이 있다. 지독한 실험 정신으로 무장한 캔터베리 신의 영향을 받은 독일의 재즈 록 밴드 <브레인스톰>이 1973년에 발표한 두 번째 음반 <Second Smile>에 수록된 곡들이 바로 그러하다. 캔터베리 신의 영향을 받았으면서도 대중 취향적인 재즈 록을 들려 주고 있기 때문이다. 얼핏 팝적인 모습 까지도 감지되니까 분명 캔터베리 신과는 묘한 이질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브레인스톰은 <롤란도 쉐퍼>, <에노 데르노브>, <에디 폰 오버하이트>, <라이너 보든손>을 비롯한 6인조 구성으로 1968년에 결성된 재즈 록 밴드 <패션 핑크(Fashion Pink)>를 그 출발점으로 하고 있다. 참고로 1972년 봄 까지 활동했었던 패션 핑크는 그 기간 동안 음반 데뷔는 하지 못했으며 대신 1970년과 1971년에 녹음된 미발표 음원들을 한데 모아서 2000년과 20005년에 각각 시디(CD)로 발매되기도 했다.

한편 1972년 봄 까지 활동했었던 패션 핑크는 위에서 언급한 네 사람을 제외한 다른 두 사람을 떠나 보낸 후 <요 코인저>를 새롭게 맞아 들이면서 밴드 이름도 브레인스톰으로 바꾸게 된다. 그리고 이름을 바꾼 그해 여름 마침내 음반 계약에 성공한 브레인스톰은 데뷔 음반 <Smile A While>을 발표하게 되며 이듬해인 1973년에 공식적으로 마지막 음반인 <Second Smile>을 발표한 후 1975년 까지 활동하다 해산을 하게 된다.

데뷔 음반 보다 완성도가 더 높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는 브레인스톰의 두 번째 음반에는 앞서 이야기한 것 처럼 이질감을 느끼게 하는 음악들이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그 이질감이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특질을 가지고 있다. 캔터베리 신이라고 하면 연상되는 어려운 고난이도의 재즈 록이 아니라 좀더 쉽고, 좀더 가벼우며, 좀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재즈 록이 수록되어 있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연주 까지도 가볍지는 않다.

우주 공간을 연상케 하는 키보드 음향과 물 소리를 삽입하여 시각적인 효과를 노리고 있는 첫 번째 곡 <Hirnwind>에서 부터 진보적이고 뛰어난 구성과 연주력으로 스피커가 미치는 모든 범위를 브레인스톰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은 부드러운 보컬이 등장하는 세 번째 트랙 <My Way>라고 해서 별반 다르지 않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음반에서 가장 편안하게 접근 가능한 추천 곡을 꼽자면 어쿠스틱 기타와 플루트가 아름다운 색채를 환상적으로 채워 나가는 <Herbst>라고 할 수 있다. 후반부의 격정적인 연주 까지도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다.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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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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