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ectric Sandwich - Devil's Dream

일렉트릭 샌드위치 (Electric Sandwich) : 1969년 독일 본(Bonn)에서 결성

요그 올러트 (Jörg Ohlert, 기타, 키보드) :
클라우스 로어만 (Klaus Lormann, 베이스) : 
요헌 카트하우스 (Jochen Carthaus, 보컬, 색소폰, 하모니카) :
볼프 파비안 (Wolf Fabian, 드럼) :

갈래 : 크라우트록(Krautrock), 재즈 록(Jazz Rock), 퓨전(Fusion), 프로그레시브 록(Progressive Rock)
공식 웹 사이트 : http://www.electric-sandwich.de/
공식 에스앤에스(SNS) : 없음
노래 감상하기 : https://youtu.be/EiaC-1ZMJrQ

인터넷을 통해서 뉴스를 보다가 문득 경계인이라는 단어와 마주하게 되었다. 그 순간 알수 없는 모호함이 머리 속으로 밀려 들어 왔다. 이쪽 소속도 아니고 그렇다고 저쪽 소속도 아닌 애매모호한 존재로 경계선상에 자리하고 있는 것이 바로 경계인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이도 저도 아닌 모호함이 경계인이라는 단어와 마주하면서 느껴진 것이다. 우리가 혹은 내가 즐겨 듣는 음반의 주인공들인 밴드의 이름에서도 그 같은 애매모호함이 느껴질 때가 있다.

구 서독의 수도였던 본에서 세션(Session) 연주자들에 의해 결성된 재즈 록/퓨전 밴드 <일렉트릭 샌드위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사실 우리 실생활에서 전기(Electric)가 없는 삶이란 상상할 수 조차 없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전기가 없다면 당장 컴퓨터나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음은 물론이고, 고층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면 매일 같이 등산하듯이 집을 오르락내리락거려야 하기 때문이다. 뭐 그 때문에 다이어트 효과는 있겠다고 한다면 할말은 없지만 말이다.

하여튼 이처럼 중요한 전기는 잘 알고 있겠지만 장기적인 보관이 불가능하다. 생산과 동시에 소비로 이어지지 않은 여분의 전기는 그냥 소실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너무나 당연하게도 생산된 전기는 사람이 먹지 못한다. 반대로 샌드위치는 두 조각의 빵 사이에 육류나 채소 등의 속재료를 넣어서 만든 대용식으로 당연히 먹을 수 있는 식품이다. 먹지 못하는 전기와 간편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샌드위치의 조합 만큼 어색하고 애매모호한 것도 찾기 힘들지 않을까?

일렉트릭 샌드위치가 1972년에 발표한 유일한 음반 <Electric Sandwich>의 표지를 통해서도 그 같은  애매모호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일렉트릭 샌드위치는 당시 물리학도로써 <슬레이브스 오브 파이어(Slaves of Fire)>라는 밴드와 함께 활동하던 <요그 올러트>와 <케이아틱 트러스트(Chaotic Trust)>라는 밴드와 활동하던 법학도 <클라우스 로어만>, 그리고 <플래시백스(Flashbacks)>라는 이름의 밴드에서 노래하던 <요헌 카트하우스>와 <물리 앤 더 미스핏츠(Muli and the Misfits)>라는 밴드와 함께 공연 활동을 하던 <볼프 파비안>이 즐기면서 음악을 하자는 취지 아래에 모여서 탄생시킨 밴드이다.

그 때문에 구성원들은 밴드의 단합에 꽤나 신경 썼던 것으로 보인다. 예컨데 구성원 중 한사람에게 어떤 문제가 발생하여 무대에 오를 수 없는 일이 발생한다면 전원이 무대에 오르지 않는다는 식으로 단합을 강조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런 그들에게 손을 내민 것은 독일의 전자음악과 크라우트록의 선구자 레이블인 <브레인(Brain)>의 공동 설립자 중 한 사람인 <군터 코버(Günter Körber)>였다.

결제를 위해 밴드를 장바구니에 넣어 두고 유심히 지켜 보던 그가 독일의 한 텔레비전 방송국에서 주최한 음악 경연 대회에 일렉트릭 샌드위치를 추천하여 출전할 수 있게 도와준 것이다. 하지만 시일이 너무 촉박했다. 연습할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다. 그런데 부족한 연습시간에도 불구하고 대회에 출전한 일렉트릭 샌드위치는 준우승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받아들게 된다. 이렇게 되자 장바구니에 넣어 두고 결제를 망설이던 군터 코버는 결제를 서둘렀고 결국 밴드는 브레인과 음반 계약에 합의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쳐서 데뷔 음반의 녹음을 시작한 일렉트릭 샌드위치는 마침내 1972년에 <Electric Sandwich>라는 모호하지만 인상적인 제목의 음반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일렉트릭 샌드위치의 데뷔 음반이자 유일한 음반에는 재즈 록을 기반으로 하며 영어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해 가사를 쉽게 혹은 최소화한 음악 일곱 곡이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각 수록 곡들의 개성이 참으로 뚜렷하다. <Archie's Blues> 처럼 정통 블루스 음악이 있는가 하면 단순반복되는 선율을 가진 전형적인 크라우트록의 형태를 띄는 <China>같은 곡들이 함께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신비한 울림의 전기 기타와 세속적인 흐름으로 이어지는 색소폰의 조화가 모호함으로 치닫는 <Devil's Dream>의 개성에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재즈, 록, 블루스, 사이키델릭이 조합된 진보적인 구성의 음반에서 <Devil's Dream> 만큼 밴드의 이름이 주는 느낌과 부합하는 음악은 없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한편 데뷔 음반 발표 후 일렉트릭 샌드위치는 독일 각지를 순회하며 라디오에 출연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음반 홍보에 주력하다가 새로운 음반의 녹음을 준비하게 된다. 하지만 단합을 강조했던 밴드는 새 음반의 진행 과정 중에 음악적 이견을 드러내게 되고 결국 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해산의 길을 선택하고 말았다.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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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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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4.28 11: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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