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들을 따라 오시지요. 도사 할아버지께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허허허, 그럼 부탁드리리다. 자네들은 예서 잠시 머물게"
"예! 장문인"

설지는 현허 도장을 따라온 도사들을 남겨둔 채 일행들을 이끌고 한 천막을 향해 걸어갔다. 일성 도장이야 진즉에 장문인인 현허 도장이 당도했음을 알고 있었지만 모른체 하고 호걸개와 함께 한 천막을 차지한 채 담소를 나누고 있는 중이었다.

"말코! 기다리던 장문인이 당도했나보이"
"알고 있네."
"꽤나 서둘렀나 보네, 벌써 당도한걸 보니 말일세"

"찔리는게 있었지 않겠나?"
"그렇겠구먼, 헌데 자네 생각은 뭔가?"
"흠... 글쎄? 현허는 현명한 사람이니 제대로 된 답을 찾아왔을게야"

일성 도장이 호걸개와 여기 까지 이야기하는 사이에 바깥에서 설지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도사 할아버지! 장문인 께서 오셨습니다."
"들어오라 하거라"
"예! 드시죠"
"그럽시다. 흠흠"

현허 도장은 일성 도장의 목소리에서 심기가 불편함을 깨닫고 옷매무새를 단정히 한 후 설지 등과 함께 조심스럽게 천막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도사 할아버지"
"그래! 수고했다"
"사숙! 제자 현허가 인사드립니다."

"어서오시게, 장문인. 오는 길이 험하지는 않으셨는가?"
"예, 사숙! 호걸개 어르신 께서도 그간 무탈하셨습니까?"
"켈켈 나야 늘 무탈하다네."

"허허허, 다행이십니다"
"사숙께서도 그간 별고 없으셨는지요."
"별고라... 글쎄, 있다면 있고 없다면 없는 것 같으이"

"켈켈, 그럼 난 이쯤에서 슬그머니 빠져줌세. 무당파의 일이니 자네들 끼리 알아서들 하시게. 난 연이랑 놀아야겠구먼, 설지야 연이는 어디있느냐?"
"조금 전에 산에 올라갔어요."
"그래? 에잉, 하필... 허면 오랜만에 금정 할망구나 좀 골려줄까? 켈켈켈"

웃음소리와 함께 호걸개가 천막을 빠져 나가자 천막 내부의 공기가 무겁게 내려 앉았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그럴 수밖에 없었다.

"현진 녀석으로 부터 자세한 내막은 전해들었을 것이고, 그래 장문인의 생각은 어떠신가?"
"송구합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겠지만 장문인의 생각을 말해 보시게. 도사 놈들이 등 뜨시고 배 부르게 지내라고 십시일반으로 도와주던 속가제자 하나가 비명횡사했네. 거기다가 그 속가제자의 손녀되는 아이는 탐관오리에 덫에 걸려 두려움에 가득찬 채 야반도주라도 하듯이 고향을 빠져나가려 했네"

"송구합니다. 그 아이에게는 제가 직접 정중히 사과를 하겠습니다. 미처 살펴보지 못한 저의 죄가 크지만 향후로는 본파의 제자들로 하여금 정기적으로 속가제자를 찾아 보살피게 할 것이며 그들의 안위는 본파가 책임지도록 하겠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말인가?"
"예, 사숙! 그러니까 일년에 한번 정도씩 일대제자와 이대제자들로 구성된 검수들로 하여금 일일이 속가제자들을 방문하여 그들의 안위를 보살피게할 것이며, 혹여라도 무당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 생기면 개방을 통해서 저희에게 연락할 수 있게 조치할 계획입니다."

여기 까지 말한 현허 도장이 긴장된 표정으로 자신의 사숙과 사매들의 표정 변화를 살폈다.

"흠... 설지야! 네 생각은 어떻느냐?"    
"예. 도사 할아버지, 장문인의 생각이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한다면 속가와 무당의 관계도 더욱 돈독해 질테고 말이죠"
"그래? 허면 너희들의 생각은 어떻느냐"

"예! 아가씨 말씀대로 최선의 방책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저도 같은 생각이예요."
"너희들이 좋다면 그리 하도록 하자. 장문인 그렇게 하시게"

"예! 사숙"
"허면 그만 나가보시게. 제자들도 살펴봐야 할테니... 아! 그리고 그 아이에게는 꼭 직접 사과하시게"
"그리 하겠습니다. 그럼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정중하고 엄숙한 자세로 포권지례를 해보인 현허 도장이 발길을 돌렸다. 들어올 때 보다 한결 가벼워진 발걸음이었다.   

"우리도 그만 나가자"
"응!"
"예"

"도사 할아버지 저희들도 나가 볼게요"
"그래, 그리하거라. 그리고 고맙다"
"호호. 아니예요. 저희도 무당의 사람인데요, 뭘"


"허허허, 그리 말해주니 더욱 고맙구나. 오늘을 계기로 무당이 더욱 무당다워질 것 같구나"

일성 도장의 말 그대로였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향후 속가제자들은 매년 최소한 한 번씩 무당 검수들의 방문을 받으며 다룬 문파의 부러움을 사게 되고 그 기세를 드높이게 된다.

 

"이걸 타라고?"
"캬오!"
"무겁지 않아?"

사도연의 말에 고개를 가로젓는 설아였다. 지금 설아는 사도연더러 대바구니에 올라타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니까 이걸 타고 날아가자는 그 말이지?"
"캬오!"
"헤헤, 재밌겠는데... 현진 오라버니도 같이 타"

"난 됐어. 나까지 타기엔 대바구니가 좁을뿐더러 설아가 힘들거야"
"그런가? 헤헤, 그럼 나만 타고 갈까?"
"그렇게 해, 대신 조심해야 해"

"헤헤 걱정미"

그렇게 말한 사도연이 주안과가 담긴 대바구니에 올라 앉았다. 그러고 보니 대바구니는 사도연 혼자 타기에 넉넉할 정도로 적당한 크기였다. 엉덩이를 뭉그적거려 자리를 잡은 사도연이 쾌활한 음성으로 다시 입을 열었다.

"설아! 출바알~"
"캬오!"

그 순간 사도연과 설아를 태운 대바구니가 둥실 떠올랐다. 그리고 숙영지를 향해서 서서히 날아가기 시작했다. 

"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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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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