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가는 대바구니와 함께 난데없는 괴성이 숲속에 울려 퍼졌다. 비록 오래살진 않았지만 육년 동안 살아오면서 처음 느껴 보는 신나는 기분에 사도연이 비명 비슷한 괴성을 크게 질렀던 것이다. 그 때문에 설아에게 패대기쳐진 후 원치 않는 비행을 해야만 했던 독각칠점홍사는 그 후유증으로 인해 목 바로 아래에 목발 대용으로 짚고 다니던 나무 막대기를 부러뜨려 먹고 말았다. 갑작스럽게 울려퍼지는 괴성에 깜짝 놀라서 나무 막대기를 헛짚었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자신의 시야에서 서서히 사라져가는 대바구니를 바라보는 독각칠점홍사의 시선이 고울리 없었다. '재수 옴 붙었다'라는 티를 팍팍내며 이를 부드득 가는 대신 반쯤 부러진 오른쪽 독니를 혀로 쓰다듬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두번 다시는 저 이상한 일인일수와 숲속에서 맞닥뜨리지 않기를 산신령께 진심으로 기원하기 시작했다. 아마 독각칠점홍사에게 손이 있었다면 지금 이 순간 손이 발이 되도록 빌었을 것이다.

하여튼 독각칠점홍사의 원망어린 시선을 뒤로 하고 숙영지 방향으로 날아가기 시작한 대바구니 위의 사도연은 연방 탄성을 토해내고 있었다.

"우와! 멋지다. 우와! 우와!"

그도 그럴 것이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지상에서 바라보던 풍경과는 사뭇 다르게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사도연은 연신 탄성을 토해내며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지상에서 현진 도사가 직선으로만 날아가는 대바구니를 따라가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다 못해 죽상을 하고 경공을 펼치고 있다는 것 쯤은 이미 먼 나라의 이야기였다.

한편 오랜만에 제대로 경공 수련(?) 하느라 힘에 부친 현진 도사가 헥헥거리며 따라 붙고 있는 대바구니가 숙영지로 가까이 다가갈수록 사람들의 술렁임이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사도연의 괴성이 함깨 다가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꺄아아아~"
"응? 초록아, 이거 연이 목소리 아니냐?"
"맞습니다요"

"지금 내귀에 들리는게 비명 맞냐?"
"저 그게... 아닌것 같습니다요"
"아니야?"

"허면 무슨 일로 이리 소란스러운게냐?"
"작은 아가씨 께서 날아오시면서 지르는 탄성 같습니다요"
"뭐? 날아와?"

"예, 날아오시고 계십니다요"
"설마 무당의 육지비행술을..."

여태껏 눈을 감고 있던 철무륵이 누워 있던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았다. 육지비행술이 뭐든가? 무당파의 경공신법 가운데 능히 수좌의 자리를 차지할 정도로 고도의 절학이 아니든가? 허나 심후한 내공의 뒷받침 없이는 시전이 불가능한 절학이 또 육지비행술이기도 하다.

사도연이 날아온다는 소리에 철무륵이 깜짝 놀란 연유가 여기에 있었다. '설마 벌써 육지비행술을?'이라는 생각을 입으로 토해내면서 말이다. 그런데 예상 과는 전혀 다른 그림이 눈 앞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응? 저게 뭐야?"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장면을 목도한 사람 처럼 멍한 표정으로 초록이 두자성에게 해답을 구하는 철무륵이었다.

"아까 설아가 타고 날아 갔던 대바구니 아닙니까요"
"그,그렇지? 난 또..."

육지비행술을 보게 되나 싶어서 잔뜩 흥분했던 철무륵은 설아의 도움으로 날아오고 있는 사도연을 발견하고 허탈한 음성을 토해내고 있었다. 바로 그때 숙영지 상공으로 진입한 대바구니가 가장 먼저 철무륵이 누워 있던 곳 옆을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대숙! 이거 받아요"

그리고 그 대바구니 위에서 사도연이 철무륵을 향해 칠채보광을 띤 물체 하나를 휙하고 집어 던졌다.

"응? 뭐냐?"

자신에게 날아든 물체를 받아든 철무륵이 표정이 괴상하게 변해 버렸다. 자신이 받아든 물체가 무언지 도저히 가늠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칠채보광을 띠고 있지만 보석은 분명 아니며 그렇다고 과일이라고 여기기에는 맹세코 생전 처음 보는 물건이었기 때문이다.

"초록아! 이게 뭐냐?"

철무륵이 건네준 요상한 물체를 요리조리 살펴본 두자성이 알수 없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이게 뭐지? 과일 같긴 한데 정말 신기하게 생겼습니다요. 킁킁?? 어라?"
"왜 그래?"
"냄새 한번 맡아 보십시요. 아무런 향도 없습니다요"

"그래? 어디"

초록이 두자성으로 부터 요상한 물체를 다시 건네받은 철무륵이 물체를 향해 코를 가져갔다.

"어라? 네 녀석 말마따나 아무런 향도 없네"
"그렇습죠? 생긴 것으로 보나 뭐로 보나 과일 같긴한데 아무런 향이 없습니다요"
"먹으라고 준것 같은데 뭔 놈의 과일이 이리도 요사하게 생겼지?"

철무륵이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사도연이 던져준 주안과를 요리조리 살펴보고 있을 때 숙영지를 들썩이게 한 대바구니는 마침내 비행을 끝내고 무사히 안착을 하고 있었다.

"우와! 재밌다. 설아 수고했어"
"캬오!"

설지와 진소청 그리고 초혜가 지켜 보는 가운데 무사히(?) 비행을 끝낸 사도연이 웃음소리와 함께 입을 열었다.

"헤헤, 설지 언니 이것 봐"

대바구니에 수북히 쌓인 주안과를 가리키며 사도연이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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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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