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 이건?"

설지 보다 초혜가 먼저 반응하고 있었다. 재빠르게 한발 앞으로 나간 초혜가 사도연이 타고 온 대바구니에 소복히 담겨 있는 주안과 중 하나를 들고 이리저리 살펴 보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니까... 이게 아무리 봐도... 설지 언니! 이거 주안과지? 그렇지?"
"응! 나도 본 적은 없지만 맞는 것 같애"
"헤헤! 주안과 맞아"

사도연이 주안과가 맞음을 시인하자 갑자기 초혜의 입에서 요사스러운 웃음 소리가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오호호홋"

그리고 다음 순간 사도연을 번쩍 안아든 초혜의 입술 공격이 시작되었다.

"요 귀여운 것! 쪽! 쪽! 쪼옥"

반면에 초혜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치는 사도연의 입에서는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었다.

"악! 악! 아악!"
"오호호홋! 울 귀여운 연이가 언니들 주려고 가져온거야?"

더불어 생전 하지 않던 혀까지 꼬아가면서 말하는 초혜의 모습에 사도연은 진저리를 쳤다.

"이익! 내려줘"
"응? 오호호홋. 귀여운 것. 자 내려"

작고 예쁜 볼에 연타로 입술 공격을 당한 후에야 비로소 영어의 몸에서 해방되는 사도연이었다.

"갑자기 왜 그래?"
"오호호호! 귀여워서 그러지, 왜겠어"
"자 자 그만들 하고 연아! 어떻게 된거니?"

설지의 말에 손바닥으로 볼을 한차례 쓰다듬은 사도연이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화화를 따라 갔다가 모할머니를 만났어"
"모할머니?"
"응! 화화의 원래 주인이셔"

"뭐라? 혹여 절대무후를 만났더냐?"
"예 거지 할아버지, 현진 오라버니랑 화화를 따라서 깊은 산중으로 들어갔는데..."

사도연의 입에서 절대무후 모화린을 만난 이야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하자 그때 부터 주위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사도연의 입을 주시하기 시작했다.

"헤헤, 그렇게 된거예요"
"크하하하, 그러니까 이게 주안과라 이 말이지"
"그랬구나. 헌데 혹시 주안과를 먹었니?"


"아냐! 설지 언니가 아무거나 함부로 먹지 말랬는데 잊어 버리고 먹을려다 설아가 말리는 바람에 안 먹었어"
"호호호! 그랬구나. 설아 잘했어"
"캬오!"

설지의 칭찬에 기분이 좋은지 한층 높아진 목소리로 대답하는 설아였다.

"언니 있으니까 이제 먹어도 돼?"
"미안하지만 안돼. 아직 우리 연이는 더 커야 하잖아"
"아! 그렇구나. 헤헤"

"설지 언니! 이거 정말 효과있을까? 여러 문헌과 전해지는 사람들의 말로는 주안과를 먹게되면 늙지 않는다고들 하잖아"
"글쎄? 나도 그렇게 알고 있긴한데..."
"뭐 먹어보면 알겠지"

그렇게 말하며 초혜가 손에 들고 있던 주안과를 한입 베어 물었다. 그 순간 과육이 떨어져 나간 곳에서 청아한 향기가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온전한 형태의 주안과에서는 아무런 향기가 없었지만 과육이 떨어져 나가자 비로소 폐부 까지 시원하게 만드는 감춰진 향기가 진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더불어 그 맛이 기가막히다는 것을 초혜는 경험하고 있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과일 보다도 향기롭고 달콤한 것이 바로 주안과였던 것이다.

"와삭! 와삭! 쩝쩝, 우와 이거 쩝쩝 정말 맛있다"

그 맛에 반해 요란스럽게 주안과를 삼키기 시작한 초혜의 모습을 설지를 비롯한 사람들은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한편 사람들의 많은 관심 속에서 눈 깜짝할 사이에 주안과 하나를 씨까지 모조리 씹어 삼킨 초혜는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쩝! 아쉽네"
"어때? 이상하지 않아?"
"응? 뭐가? 괜찮은데?"

"독성이라든가 거부 반응 뭐 그런 것도 없고?"
"없어! 그냥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과일이야"
"호호, 그렇구나"

바로 그때 고개를 끄덕이는 설지의 시선 속에서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초혜가 쥐위를 휘휘 둘러 보았다. 그런데 그런 초혜의 시선에 들어오는 사람들 모두가 설지와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갑자기 뭔가 께름칙하다는 생각이 드는 초혜였다.

"보셨듯이 아무런 이상이 없네요. 할아버지들도 하나씩 잡수세요"
"켈켈켈, 그래볼까?"
"무량수불"
"허허허"

그제서야 초혜는 사람들의 얼굴을 차지한 기묘한 표정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뭐,뭐야? 그러니까 지금 내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생체실험 당한거야? 청청언니 그런거야?"
"호호호. 그런 것 같구나"
"아우! 사람들이 진짜..."
"꺄르르"

사도연의 밝고 가벼운 웃음 소리가 주안과의 향기를 타고 숙영지의 사방으로 퍼져 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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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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