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때?"

명문혈에 붙였던 손을 떼면서 설지가 말했다.


"다 된거야? 이제 눈 뜨도 돼?"
"응! 눈 뜨도 돼"

가부좌를 한 채 눈을 감고 있던 사도연이 마침내 눈을 떴다.

"어때?"
"음... 아랫배가 간질간질해. 헤헤"
"불편하니?"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사도연이 대답했다.

"아니, 그렇지는 않아"
"다행이구나. 시간이 지나면 이질적인 느낌도 점차 사라질거야"
"응! 근데 내공이 많이 늘은거야?" 

"아니야. 무후의 내단은 시간을 두고 서서히 내력으로 합쳐질거야. 그러니 내공은 그대로야"
"아! 헤헤. 근데 아랫배가 전보다 볼록해진 것 같은데?"
"호호호, 그렇구나 우리 연이 배가 올챙이 배가 되었네"

"헤헤헤"
"야! 올챙이! 다 됐으면 일어나"

두 사람을 지켜 보던 초혜가 내단의 복용이 성공리에 이루어지자 지체없이 입담 공격을 날렸다.

"내가 왜 올챙이야?"
"아니야? 배가 볼록한데?"

"아니야!"

"호호호. 아님 말고, 하여간 올챙이든 아니든 일어나서 인사드려. 장문인께서 오셨어"
"아 참! 연아 인사드려. 무당파의 장문인 할아버지셔"
 
오랜만에 만난 사제의 손을 잡고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절대무후의 천년 내단에 잠시 시선을 빼앗겼던 현허 도장이 그때서야 신색을 바로하고 한걸음 앞으로 나섰다. 한편 무당파의 장문인이라는 말에 한걸음 앞으로 나오는 장문인을 호기심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던 사도연은 내심 깜짝 놀라고 있었다. 일성 도장도 그렇지만 현허 도장 역시 백발과 백염의 청수한 모습을 하고 있어서 말로만 듣던 신선을 대하는 듯 했기 때문이다. 속으로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사도연이 현허 도장을 향해 포권을 해보였다.

"안녕하세요. 사도연입니다"
"허허허! 반갑구먼, 내 오면서 이야기 많이 들었네. 앞으로 잘 부탁함세"
"예? 예"

사도연은 현허 도장의 잘 부탁한다는 말에 영문을 몰라하는 표정을 살짝 지어 보였다가 대충 얼버무리듯이 대답했다. 사실 무당의 입장에선 성수의가의 성수신녀에 이어서 도명을 받은 소신녀와도 계속 인연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음이니 잘 부탁한다는 표현이 딱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하여튼 절대무후의 천년내단과 비급 그리고 주안과로 인해 잠시 북새통을 이루었던 숙영지는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저자거리는 숙영지와 상황이 완전히 달랐다.

"자네 소문 들었나?"
"무슨 소문 말인가?"
"아 글쎄, 성수의가의 소신녀 께서 하늘을 날아다니셨다는구만"

"난 또 뭐라고, 예끼 이 사람아, 듣기만 했겠는가. 난 직접 그 모습을 보기도 했다네"
"뭐라고? 정말인가?"
"그렇다니까. 어제 우리 둘째가 아파서 숙영지에 들렀지 않은가. 다행히 별 탈이 없다고 하셔서 돌아오려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부산스러워지던군"

"그래서?"
"그래서 무슨 일인가 싶어서 사람들을 살펴 보니까 일제히 한 방향을 바라보고 있더구만"
"호! 그럼?"

"그렇다네. 그래서 나도 사람들이 바라보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지. 그랬더니 소신녀께서 대바구니를 타고 날아오시는 모습이 보이더군"
"대바구니를 말인가?"
"그렇다네. 내 살면서 그처럼 희한한 광경은 처음 보았다네"

"그랬구만, 부럽네"
"헌데 말일세"
"응? 또 무슨 일이 있었는가"

"암! 있었지"
"무슨 일인가? 어서 말해보게. 답답하네"
"허 참! 내 말할 터이니 그리 보채지 말게. 그러니까 소신녀 께서 타고 오시는 대바구니에 칠채보광이 흐르는 보석 같은게 잔뜩 실려 있더란 말일세"

"칠채보광이 흐르는 보석?"
"그렇다네! 그런데 갑자기 소신녀 께서 아래에 있는 어떤 분께 그 보석 하나를 휙 던져주지 않겠나"  
"어떤 분이라니?"

"언뜻 듣기에 소신녀 께서 대숙이라고 하는 것 같았네"
"대숙? 아! 허면 그 분이 녹림의 총표파자시겠구만"
"맞을걸세. 아래 위로 온통 초록색의 복장을 걸친 이와 함께 있었거든"

"아! 그 분은 녹광사신이 틀림없네"
"그렇지? 헌데 그 보석을 받아든 총표자님의 표정이 괴상했다네"
"괴상했다니? 그게 무슨 말인가?'

"들어보게. 나중에 알고 보니 칠채보광이 흐르는 그 보석 같은게 실은 보석이 아니더란 말일세"
"응? 보석이 아냐?"
"그렇다니까. 보석이 아니라 주안과라고 하더구만"

"주안과? 뭐야? 허면 그 보석이라는게 복용하면 늙지 않는다는 전설 속의 그 주안과라는겐가?"
"그렇다니까. 내 두 귀로 똑똑히 들었다네"
"허! 한바탕 난리가 나겠구만, 헌데 총표파자님의 괴상했다는 표정은 또 뭔 이야긴가?"

"생각해보게. 자네라면 생전 처음 보는 보석인지 과일인지를 받아들면 어떤 표정을 짓겠나"
"아! 하하하. 그렇겠구만. 아무리 강호의 영웅이라 하나 생전 처음 보는 주안과를 대하면 표정이 괴상해지겠지. 이걸 먹어야 돼, 말아야 돼, 하면서 말이지"
"올커니 바로 그걸세. 하하하"

두 사람이 나누는 말과 비슷한 이야기가 저자거리 여기저기에서 흘러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흘러다니기 시작한 말은 바람에 실려 중원 여기저기로 더욱 멀리 날아갔고 그 소문을 접한 부호들은 주안과를 사기 위해 마차에 금원보를 가득 싣고 성수의가의 숙영지를 찾아서 달리기 시작했다. 전 중원이 인세에서는 구하는게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주안과의 등장으로 인해 발칵 뒤집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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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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