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 이게 뭐야?"
"뭘보고 그러세요?"
"신기한거라도 있니?"

사도연이 수조 안을 들여다 보며 고개를 갸우뚱하자 소홍과 설지가 다가와서 함께 수조 속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언니! 이게 뭐야?"
"응? 오징어잖아, 처음 보니?"
"이 녀석들이 오징어라고?"

"그래! 처음 보나 보구나"
"응! 살아 있는건 처음 봐"
"그랬구나. 헌데 어떻게 하남성에 살아 있는 오징어가 있지?"
"그러게요. 아가씨"

설지와 소홍이 사도연 처럼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수조 속에서 헤엄치고 있는 오징어들을 바라보며 대화를 주고 받았다. 그랬다. 현재 마화이송단은 내륙 깊숙한 곳에 위치한 하남성의 평저현에 당도해 있었다. 하남성 평저현에서 바다와 면해 있는 가장 가까운 성이라고 해봐야 안휘성 너머에 있는 강소성이었다. 

그러니까 오징어와 같은 해산물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강소성이나 절강성에서 평저현으로 오기 위해서는 안휘성을 거쳐 와야 하는데 그 긴 시간 동안 성질 급한 오징어가 살아 남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 사실을 잘 아는 소홍과 설지였기에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사도연의 어깨 위에서 오징어를 구경하던 설아가 갑자기 수조 속으로 뛰어 내렸다. 수조 속을 오가며 헤엄치고 있는 오징어 무리 중에서 한마리를 골라 등에 뛰어 내린 것이다.

"캬캬캬"

갑자기 등에 뛰어 내린 설아 때문에 놀란 오징어가 헤엄치는 속도를 높이며 설아를 떨쳐내려 했다. 하지만 오징어 등에 올라타서 물살을 가르는 재미를 만끽하고 있는 설아가 쉽게 떨어질리 만무했다. 수조 끝에서 끝 까지 몇차례 빠른 속도로 움직이던 오징어는 최후의 수단으로 좌우가 아닌 수조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 바람에 물 속으로 함께 내려간 설아는 입 속으로 들어오는 바닷물을 고스란히 삼켜야만 했다.

"캬캬캽, 캽"
"응? 꺄르르르"
"호호호"

"호호호"

오징어에게 제대로 물을 먹은 설아가 위로 쑤욱 올라 왔다. 그런데 그런 설아의 손에는 오징어 다리 하나가 잡혀 있었다. 자신을 물먹인 바로 그 오징어의 다리였다. 그런데 설아에 의해서 완전히 물 밖으로 들어 올려진 오징어가 다시 한번 일행을 웃음짓게 만들었다. 자신의 의지가 아닌 타인의 의지에 의해서 물 밖으로 끌려나온 오징어가 찍하는 소리가 함께 설아를 향해 먹물을 뿜어냈던 것이다. 그 바람에 설아의 작은 몸이 온통 검게 물들고 말았다.

"꺄르르르"
"호호호"

"하하하"
"호호호"

예상치 못한 오징어의 반격에 먹물을 흠뻑 뒤집어 쓰고 만 설아가 당황하여 손에 쥔 다리를 놓치고 말았다. 그렇게 되자 자유낙하 상태이긴 하지만 설아에게서 풀려난 오징어는 수조 속으로 모습을 감출 수 있었다. 그래봐야 마음만 먹으면 다시 잡아 올릴수 있었지만 설아는 오징어를 잡는 대신 오른 손을 들어 올린 후 손가락으로 머리 위의 허공에 동그라미를 하나 그렸다.

그러자 순식간에 물을 잔뜩 머금은 작은 먹구름 하나가 설아의 머리 위에 생겨났다. 그리고 설아의 작은 손짓 한번에 먹구름에서는 비가 내리는 것 처럼 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떨어지는 물을 이용하여 설아가 몸을 씻기 시작한 것이다. 한편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설지 일행이 당도할 때 부터 살펴 보고 있던 가게 주인은 눈 앞에서 벌어지는 기사에 두 눈을 부릅뜨며 놀라고 있었다.

아울러 주변 상인들에 비해 그래도 글 꽤나 읽었다는 자평을 하고 있던 주인의 머리 속에서 호풍환우라는 말이 마구 날아다니기 시작했다. 성수의가의 신녀와 소신녀가 용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소문을 들었었지만 설마하면서 다소 과장된 소문이라고 생각했었던 것이다. 그런데 막상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자 놀라는 것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어,어? 저, 저..."

그런 주인의 모습을 보면서 미소를 지어보인 설지가 말을 건넸다. 설아의 강제수욕(?)이 끝나는 것과 동시였다.

"뭐 좀 물어봐도 될까요?"
"예? 아! 예! 그러문입쇼. 말씀만 하십시요"
"다름이 아니라 여기 오징어 말인데요"

"예? 오징어가 왜?"
"호호호, 그리 긴장하실 것 없어요. 그러니까 어떻게 산 오징어가 있는지 그게 궁금해서 말이죠"
"아! 그건 소주의 모용세가에서 반시진전에 직접 배달해준 것 입니다"

"소주의 모용세가에서요?"
"그렇습니다. 어떤 방법을 사용하는지는 모르지만 신기하게도 산 오징어를 이렇게 매번 배달해주고 있습니다"

뜻밖이었다. 모용세가라니. 물론 무림세가에서 세가의 운영 자금 마련을 위해 배달일을 할 수도 있는 것이겠지만 그보다 설지는 오징어를 살려서 가져오는 방법이 몹시도 궁금했다.

"그렇군요. 허면 모용세가 사람들은 돌아들 갔나요?"
"왠걸입쇼. 한잔하겠다면서 객잔으로들 몰려 갔습니다"
"그래요?"

"아가씨, 왜 그러십니까요?"
"오징어 운반하는 방법이 궁금해서요"
"허면 알아보시겠습니까요?"

"급한 일도 없으니 그렇게 하죠."
"그럼 객잔에 가는거야?"
"그래! 가서 모용세가 사람들을 한번 만나봐야겠구나"

"이야! 신난다. 그럼 나 먼저 갈거야"
"그러렴"
"헤헤, 언니도 빨리 와"


"조심해서 가. 그러다 넘어지겠다"
"응!"

대답과 함께 바람 처럼 객잔을 향해 달려가는 사도연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순식간에 객잔에 도착한 사도연은 우당탕탕 객잔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커다란 목소리로 외쳤다.

"안녕하세요"

한가롭게 의자에 앉아서 졸린 눈을 부비고 있던 객잔 주인은 사도연의 인사에 놀라 자신도 모르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입을 열려고 헀다. 하지만 그런 객잔 주인 보다 사도연의 입이 더 빨랐다.

"아저씨! 맛난거 주세요"

그제서야 말을 건넨 장본인이 작은 소녀이며 그 소녀가 바로 소신녀임을 확인한 객잔 주인이 고개를 끄덕이다 갑자기 당혹스러운 음성을 토해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뛰어 올라 가려던 사도연이 앞으로 넘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로 사도연이 계단에 무릎을 부딪치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다. 설아가 넘어지려는 사도연의 옷 뒷덜미를 잡아챘기 때문이다.

"저,저런"
"아코!"
"괜찮으십니까?"

"헤헤. 괜찮아요. 맛있는거나 많이 주세요"
"예. 올라가 계십시요. 곧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헌데 혼자 오신겝니까?"
"아니예요. 언니들과 아저씨들도 곧 올거예요"

"아! 예. 잘 알겠습니다. 이 놈아 뭘하는게야? 어서 소신녀님 뫼시지 않고"

멀뚱히 서있는 점소이를 향한 객잔 주인의 호통이 불벼락 처럼 날아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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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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