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화들짝 놀란 점소이가 득달같이 달려가더니 사도연을 향해 허리를 굽실거려 보이고는 앞장 서서 이층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런 점소이를 본 사도연이 미소띤 얼굴로 입을 열었다.

"헤헤, 안그러셔도 되는데..."
"아이쿠! 아닙니다. 마땅히 소인이 할일입죠"

그렇게 점소이의 안내를 받아서 이층으로 올라온 사도연의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중앙에 자리한 탁자 네 개를 차지하고 앉은 한 무리의 무인들이었다.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왁자하게 떠드는 그들 사이로 진한 주향이 흘러다니고 있었다.

"저 아저씨들이 모용세가에서 오신 분들이세요?"
"그렇습니다. 어떻게 아셨습니까?"
"헤헤"

웃음 소리와 함께 사도연이 자신의 가슴을 가리켰다. 그제서야 점소이가 아!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왁자하게 떠드는 모용세가 무인들의 가슴에 모용이라는 글자가 커다랗게 새겨져 있으니 사도연으로서는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한편 모용세가 무인들이 앉은 자리에서 가장 상석에 읹아 있던 중년 무인은 어린 소녀가 자신들에게 관심을 가지자 의외라는 표정을 하며 사도연을 바라 보았다.

"어린 소저는 뉘신가?"

불콰한 얼굴로 자신들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도연을 향해 중년 무인의 입이 열렸다. 강호에서는 어린아이와 노인을 조심하라는 격언이 있다. 비록 사도연이 이제 겨우 여섯 살 정도 되어 보이는 어린 소녀였으나 옷매무새나 그런 그녀를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인도하는 점소이의 행동으로 보아 절대 허투루 대할 상대는 아니라는 판단에 반공대로 물은 것이다.

"저요?"
"그렇네. 우리에게 관심을 가지길래 물어보는 것일세"
"헤헤, 안녕하세요. 저는 사도연이예요"

그때쯤 모용세가 무인들의 시선은 모조리 사도연을 향해 있었다. 갑자기 자신들의 대주가 어린 소녀에게 말을 걸고 있으니 의문이 들었던 것이다.

"대주 왜 그러십니까?"
"응? 아! 별일 아니네. 저 어린 소저가 우리에게 관심을 가지길래 혹시 우리가 아는 세가의 소저인가 싶어 물어본 것이네"
"아! 그러셨군요"

모용세가의 무인 하나가 그렇게 대답하며 사도연을 흘끔 바라본 후 금새 관심을 끊어버리고 자신들의 대주를 향해 술잔을 내밀었다.

"대주! 그러지마시고 제 술이나 한잔 받으십시요"
"응? 아! 그러세"

그 모습을 미소띤 표정으로 바라보던 사도연이 큰소리로 말하여 걸음을 옮겼다.

"헤헤, 맛난거 많이 드세요"
"응? 아! 그럼세"

모용세가 대주에게 인사를 건넨 사도연이 이내 그들에게서 관심을 끊고 고개를 좌우로 돌려가며 실내를 살펴 보았다. 그런 사도연의 표정에서 '어느 자리가 좋을까?'라는 생각을 읽은 점소이가 창가를 가리키며 말했다.

"저쪽 창가가 어떠십니까?"
  
점소이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시선을 준 사도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걸음을 옮겼다.

"헤헤, 좋아요. 아! 참 언니들하고 아저씨들도 오실건데 전부 스무명이 넘어요"

물론 그 스무명 가운데는 지금 은밀하게 은신한 채 자신을 보호하고 있는 흑룡대원 세 명도 포함되었다.  

"아! 예, 허면 창가쪽 자리에 전부 앉으시면 됩니다."

제법 넓직한 객잔 이층의 창이 있는 벽을 따라서 네 명이 앉을 수 있는 탁자가 십여개 자리하고 있었다. 

"그러면 되겠구나. 아저씨 빨리 맛난거 갖다주세요"
"예! 잠시만 기다리시면 소인이 후딱 가져오겠습니다"

사도연을 탁자로 인도한 점소이가 허리가 부러질 정도로 정중하게 숙여 보인 후 아래층으로 내려가자 그 모습을 지켜보던 모용세가의 대주는 저절로 고개를 갸우뚱하며 의문을 머금어야 했다.

"왜 그러십니까?"
"저 어린 소저 말일세. 점소이가 하는 양으로 봐서는 명문세가의 여식 같은데 평저현에도 우리가 알만한 명문세가가 있었나 해서 말이네"
"명문세가라... 평저현에는 없습니다."

"그렇지? 나도 그렇게 알고 있네만 왠지 저 어린 소저가 자꾸 신경이 쓰이는구만"
"하하! 대주님도 참 어린 아이에게 뭔 관심을 그리 기울이십니까?"
"허허, 그런가? 그참, 내가 오늘 왜 이러지?"

모용세가의 대주가 사도연을 신경 쓰는 이유는 다름아닌 설아 때문이었다. 객잔 이층에서 한 무리의 무인들이 주거니 받거니 하며 술판을 벌이고 있자 설아가 혹시라도 불상사가 생길까 우려하여 미약한 기를 발산하여 무인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 때문에 모용세가의 대주는 아까 부터 근원을 알 수없는 무언가가 자꾸 자신의 신경을 건드린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가만! 저 어린 소저의 이름이 뭐라고 했지?"
"글쎄요. 사? 사도 뭐라고 했던가?"

사도연은 아니지만 무인들의 대화에 많은 신경을 기울이고 있던 설아는 이름을 기억못하는 그들을 향해 '붕어 대가리들!이라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돌렸다. 일층에서 설지 일행이 들어오는 기척이 감지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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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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