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그만들 하고 정리하자. 그리고 연이는 태극권 수련해야지"
"응! 설아, 가자!"

설지의 말에 통통 튀듯이 밖으로 달려나가는 사도연이었다. 그리고 그런 사도연이 천막 바로 앞에서 가장 먼저 마주친 사람은 다름아닌 철무륵이었다.

"대숙! 안녕하세요"
"오냐! 잘 잤느냐?"
"예"

"오늘은 꾀부리지 않고 태극권 수련하는게냐?"
"헤헤. 그럼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달려가는 사도연이었다.

"설지야!"
"응! 들어와어도 돼"
"다들 잘 잤느냐?"

"예"
"그럭저럭요"

초혜의 그럭저럭이라는 말에 피식하고 실소를 터트린 철무륵이 다시 입을 열었다.

"또 무슨 일로 골이 난 것이더냐?"

철무륵이 이렇게 묻자 때는 이때다 싶은 초혜가 곧바로 입을 열었다.

"아침에 눈을... 흉폭살벌늠름한... 탈피..."
"크하하하! 그래서 너희들 천막이 그렇게 시끄러웠구나"

자초지종을 전해들은 철무륵이 대소를 터트릴 때 멀리서 사도연의 앙증맞은 기합성이 들려 왔다.

'얍!, 얍!'

그날 오후 숙영지의 한 가운데를 작은 인영 하나가 뒷짐을 진 채 서성거리고 있었다. 때론 볼을 부풀리기도 하고 때론 고개를 갸우뚱하며 뭔가를 생각하는 듯 하던 작은 인영의 머리 위에는 그보다 훨씬 작은 인영 하나가 허공을 둥둥 날아다니고 있었다. 두 인영의 정체는 다름아닌 사도연과 설아였다.

"연아! 거기서 뭐해?"

뭔가 심각하게 고심하는 듯한 표정으로 오락가락하는 사도연을 보던 설지가 입가에 살풋 미소를 지으면서 묻고 있었다.

"응? 아! 언니"
"호호호. 거기서 뭐하냐니까?"
"아! 헤헤, 생각 중이야"

"생각? 무슨 생각을 하는데?"
"응! 그게 그러니까 여기는 왜 객잔이 없어?"
"뭐? 호호호, 객잔이 가고 싶은게로구나"

"응! 헤헤"
"여기는 마을과 떨어진 관도 옆이니까 객잔이 없는거야"
"그렇지만..."

아무 것도 없는 관도 옆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왠지 쉽게 수긍하기 힘든 사도연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여섯 살 아이다운 깜찍한 발상을 했다.

"언니! 우리 여기에 객잔 하나 만들자"
"뭐? 객잔을 만들자고?"
"응! 성수객잔, 헤헤"

사도연의 다소 뜬금없는 깜찍한 말에 다소 어이없어 하던 설지가 문득 이채를 발했다. 그러고 보니 마화이송단이 숙영하고 있는 이곳과 소림사가 있는 숭산이 그리 멀지 않으니 객잔이 들어서기에는 좋은 입지 조건인 듯 했기 때문이다.

"가만! 그거 좋은 생각인데..."
"뭐야? 뭐가 좋은 생각인데?"

사도연과 설지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고 진소청과 함께 다가오던 초혜가 말했다.

"혜아구나. 마침 잘 왔어, 객잔 어때?"
"뭐야? 뜬금없이 객잔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객잔에 가자고?"
"호호호. 그게 아니고 여기다가 객잔 하나를 짓는게 어떠냐는 말이야?"
"응? 객잔? 호!"

객잔을 짓자는 말에 호기심어린 눈을 반짝이며 초혜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여기에 객잔 하나를 짓자는 말이지?"
"그래, 숭산과 멀지 않고 마을과도 가까우니 좋을 것 같아"
"숭산과 가깝다는 말은 알아 듣겠는데 마울과 가깝다는 말은 무슨 소리야? 마을 주민들을 대상으로 장사하려고?"

"응? 호호호, 그게 아니고 너도 알다시피 루양 마을은 홍아 때문에 앞으로 몇년간은 농사 짓기가 힘들거야. 사람 뿐만 아니라 토지도 독성에 노출되었거든 그러니 춘궁기가 되면 더욱 힘들지 않겠어? 그럴 때 근처에 객잔이라도 하나 있으면 끼니 걱정은 조금 덜게 될거 아냐"
"오! 그거 좋은 생각인데. 허면 객잔을 짓는다 치고 운영은 누가 할거야? 숙수는?"
"그거야 표국 사람들 중에서 원하는 사람들에게 여기서 정착하게 하고 객잔을 맡기면 될 것 같은데"

"좋은 생각이예요. 아가씨"
"음식은 장씨 아줌마가 잘해"

사도연이 고개를 끄덕이며 장씨 아줌마를 추천하고 있었다.

"그럼 진짜 객잔 하나를 지어볼까?"
"객잔이나 집 지어봤어?"
"아니? 하지만 이 많은 사람들 중에서 찾아보면 분명 경험있는 사람이 있을거야. 연아, 가서 경총관 아저씨 좀 오시라고 해"
"응~"

길게 대답한 사도연이 양팔을 벌리고 팔랑거리듯이 뛰어 갔다. 그리고 반시진 후 숙영지 일대에서는 갑자기 커다란 바위가 허공을 날아다니는가 하면 두 아름은 되어 보이는 굵은 통나무가 한쪽에 켜켜히 쌓여지기 시작했다. 숙영지의 무인들이 객잔을 짓기 위해서 지닌 바 무공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무인들은 늙수그레한 한 노인의 명에 따라서 이리저리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노인은 표국에서 찾은 유씨 노인으로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장인이었다.

"우와! 우와와! 바위가 막 날아다녀"
"켈켈켈, 무공을 이리 써먹으니 그 또한 좋구나"
"무량수불"

일성 도장과 호걸개 사이에 앉아 객잔이 지어지는 과정을 지켜 보는 사도연의 입에서는 연신 감탄성이 발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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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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