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onius Rex - Devil Letter

안또니우스 렉스 (Antonius Rex) : 1974년 이탈리아에서 결성

안또니오 바르또체띠 (Antonio Bartoccetti, 보컬, 기타) : 이탈리아 마체라타(Macerata) 출생 
도리스 노르똔 (Doris Norton, 키보드) :
알베르뜨 구드만 (Albert Goodman, 드럼, 보컬) :

갈래 : 프로그레시브 록(Progressive Rock), 고딕 록(Gothic Rock), 아트 록(Art Rock)
발자취 : 1974년 결성 ~ 2017년 현재 활동 중
공식 웹 사이트 : http://www.antoniusrex.com/
공식 에스엔에스(SNS) : https://www.facebook.com/antoniusrexofficial/
노래 감상하기 : https://youtu.be/E2ZhOp5krQ4


경북 경산시 하양읍 금호강변에서 대구의 동촌 유원지 까지 이어지는 자전거 전용도로는 늘 쾌적한 상태로 잘 관리되고 있다. 이따금 제초 작업의 여파로 도로 여기저기에 작은 나뭇가지나 작은 돌멩이들이 흩어져 자리하는 바람에 달려가는 이의 심장을 쫄깃거리게 하는 일도 발생하긴 하지만 말이다. 하여튼 그렇게 대구로 향하는 도로를 자전거를 타고 달려가다가 보면 경산시 용성면 송림리에서 발원하여 대구광역시 동구 금강동 금호강으로 흐르는 지방하천인 <오목천(烏鶩川)>을 중간 쯤에서 만나게 된다.

참고로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만나게 되는 작은 하천은 전부 갈색의 나무 재질로 이루어진 다리를 통해서 건너가게 되어 있다. 따라서 하양에서 부터 약 10킬로미터(Km)를 달려가면 마주하게 되는 오목천 역시 갈색의 나무로 만들어진 다리 위를 자전거가 건널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런 나무 다리에 <포터>라고 불리며 공차의 중량만 1,700킬로그램(kg)이 넘는 트럭이 진입하면 어떻게 될까? 실제로 그런 일이 지난 4월 말에 벌어졌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예상대로 였다.

다리의 바닥에 깔린 나무는 완파되어 통행이 불가능해졌으며 트럭 역시 바닥을 지지하는 철구조물 덕분에 하천 바닥으로의 추락을 겨우 면한 채 바닥 아래로 반쯤 내려 앉아 있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짐 까지 실은 트럭이 자전거 전용 도로를 침범하여 용감무쌍하게 나무 다리를 건너려고 했는지 지금 까지도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여튼 그렇게 부서진 다리 덕분에 오목천은 한달이 넘는 긴 기간 동안 통행이 금지되었으며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하는 자전거들은 1킬로미터(km) 정도를 우회하여 오목천 잠수교를 이용해야만 했다.

참고로 오목천이라는 이름은 임진왜란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구전으로 전해 오고 있는 전설에 따르면 임진왜란 당시 홍의장군 곽재우는 왜적을 물리치기 위하여 부하들을 이끌고 하천변에 진지를 구축하였다고 한다. 때마침 주위에는 많은 까마귀들이 서식하고 있었다고 하는데 어느 날 야간에 왜적들이 진지를 습격하는 일이 발생했다. 하지만 당시 곽재우 장군과 부하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왜적들이 습격을 해오자 갑자기 진지 주변의 까마귀들이 일제히 울기 시작했고 이에 놀란 장군이 밖으로 나와서 왜적들을 발견하게 된다.

이에 장군은 곧바로 진영을 수습하고 대응하여 왜적들을 물리쳤다. 그리고 까마귀 덕분에 왜적의 침입을 막을 수 있었다 하여 훗날 이 하천을 오목천으로 이름 지어 불렀다고 전한다. 바로 그 오목천과 자전거 도로 사이에서 지난 5월에 나는 하나의 기이한 경험을 했다. 사고의 여파로 오목천 통행이 불가능해진 뒤로 자전거 전용도로 대신 오목천변을 따라 이어지는 건천길을 자전거로 달려갈 때의 일이었다. 오목천과 대추 농장들 사이의 건천길은 자동차 한대가 지나가면 딱 맞을 정도로 좁은 이면도로이다.

그러다 보니 자동차 통행은 거의 없고 우체부 아저씨의 오토바이 정도만 다닐 정도로 조용한 길이다. 때문에 몹시도 화창했던 그날도 건천길은 조용하기만 했다. 그 일이 벌어지기 전 까지는 말이다. 조용한 건천길을 자전거로 달려가던 나는 앞에서 걸어오는 여인 하나를 지나치게 되었다. 좁은 도로이다 보니 서로의 모습은 확연하게 구분이 갈 정도로 가까웠었다. 그런데 그렇게 무심코 지나친 후 나는 다시 한번 더 여인 하나를 지나치게 된다. 일분 정도를 달려가다가 농촌에서 흔히 보게 되는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갈색의 소매가 긴 티셔츠와 꽃무늬 냉장고바지를 입은 이십대 후반에서 삼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인을 지나쳤던 것이다.

그리고 갑자기 난 고개를 갸우뚱거려야 했다. 방금 지나친 여인이 내가 처음에 지나쳤던 여인과 완벽히 같은 모습이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얼굴은 물론 옷 까지 똑 같은 여인을 두 번 지나쳤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난 내가 잘못 봤겠거니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다시 일분 정도를 더 달려가다가 난 소름 끼치는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조금 전에 나를 지나쳐간 두 여인과 완벽하게 똑 같은 모습의 또 다른 여인 하나가 걸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세 번째 여인을 지나치면서 갑자기 등줄기가 서늘해지는 느낌을 전해받은 나는 천천히 자전거를 세우고 뒤를 돌아 봤다. 그런데 내가 지나온 건천길에는 개미 한마리 보이지 않았다. 분명 세 명의 여인이 지나갔는데도 불구하고 길 위에는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내가 그날 본 여인들은 누구였을까? 단순하게 생각하면 일란성 세 쌍둥이가 시간을 두고 건천길을 걸어 가다가 나와 마주쳤으며 내가 뒤돌아 볼 무렵에는 근처의 대추 농장으로 들어걌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하지만 일란성 세 쌍둥이를 인적이 드문 길 위에서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지나치게 될 확률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도 등줄기가 서늘해지는 느낌이다. 난 혹시 이탈리아의 고딕 록 밴드 <안또니우스 렉스>의 노래 <Devil Letter> 처럼 악마로 부터 잠시 초대받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1972년에 발표된 음반 <Tardo Pede in Magiam Versus>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이탈리아의 고딕 록 밴드 <야쿨라(Jacula)>의 <안또니오 바르또체띠>는 1974년 부터 자신의 밴드를 야쿨라 대신 다름 이름으로 명명하게 된다. 구성원의 특별한 변동 없이 안또니우스 렉스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바꾸고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같은 해에 음반 <Neque Semper Arcum Tendit Rex>를 녹음하게 된다. 하지만 실질적인 밴드의 데뷔 음반은 당시 발매되지 못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상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가 가장 컸을 것이다. 그리고 그대로 묻혀있던 음반은 시디(CD) 시대가 도래한 이후인 2002년이 되어서야 발매가 이루어지게 된다. <Devil Letter>는 바로 그런 음반에 다섯 번째 곡으로 수록되어 있다. 마치 유령의 집에라도 들어간 듯한 느낌을 다양한 음향 효과로 전해주는 이 곡은 <도리스 노르똔>의 악마적인 오르간 연주와 <알베르뜨 구드만>의 악마적인 속삭임이 기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서늘한 공포 체험을 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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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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