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끊긴 무학로 옛길


<전인미답(前人未踏)>이란 '이전(以前) 사람이 아직 밟지 않았다'는 뜻으로, 지금까지 그 누구도 손을 대거나 발을 디딘 일이 없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필연적으로 앞서가게 마련이고 사람들은 그런 그의 발자취를 쫓아서 뒤를 따르게 됩니다. 태곳적 부터 사람이 중심이었던 길은 그렇게 생성되고 다듬어져 왔습니다. 경북 경산시 하양읍에 위치한 무학산을 오르는 길의 중간 쯤에도 그 같은 길이 하나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늠하기 쉽지 않은 오래 전 부터 우리 선조들이 지나쳐 왔을 그 길은 어느 날 부터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사라져 가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서 곧게 닦여진 길에 자신의 역할을 내어주고 조용히 뒷방 신세를 지고 있는 것이죠. 하지만 그 옛길은 여전히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물면서 간혹 오가는 사람들을 반갑게 맞이해주고 있습니다. 아마도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완전히 자연으로 돌아갈 그날 까지 옛길은 그렇게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양에서 무학산이나 환성사로 가기 위해서는 <무학로>를 이용해야 합니다. 인적 끊긴 옛길은 바로 그 무학로의 중간 쯤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하양에서 출발하여 금락교를 건너 후 좌회전하면 동신 아파트가 나옵니다. 동신 아파트를 오른쪽으로 끼고 우회전하면 무학로가 시작되는데 하주 초등학교를 지난 후 부터 무학로는 가파른 오르막 길로 변신하게 됩니다.

자전거를 타고 단숨에 오르기는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경사가 심한 길이기도 합니다. 그런 무학로를 숨이 턱에 차도록 페달을 밟고 또는 자전거를 끌기도 하면서 올라가다 보면 중간 쯤에 아래 사진과 같은 갈림길이 나옵니다. 숨겨진 옛길의 입구라고 해야 할까요? 함께 숨겨진 옛길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입구는 차량이 진입할 수 없도록 무거운 구조물이 길 가운데를 가로막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뒤로는 보시는 것 처럼 길 좌우로 수목이 무성합니다. 지난 5월의 모습인데 신록의 계절이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천천히 옛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풀벌레 소리 외에는 그 어떤 잡소리도 들려오지 않는 길입니다.


길 오른 쪽에 누군가의 무덤이 있습니다.


추락 방지를 위한 가드레일도 본연의 임무를 잊어버리고 수풀의 지지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옛길을 걷다가 시야가 트인 중간 쯤에서 하양읍을 찍어 보았습니다.


고라니라도 한 마리 튀어 나올 것 같은 길입니다.


마침내 출구가 보입니다.


조용한 옛길을 따라서 한참을 올라오면 이렇게 다시 무학로와 만나게 됩니다.


옛길에서 빠져 나와서 오른쪽을 보면 이런 모습입니다. 오랜만에 환성사가 보고 싶어서 왼쪽의 내리막길을 향해 자전거 페달을 밟아 봅니다.

Posted by 까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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