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ru Guru - UFO

추억과 음악 2017. 11. 13. 12:00


Guru Guru - UFO

구루 구루 (Guru Guru) : 1968년 독일 하이델베르크(Heidelberg)에서 결성

악스 겐리히 (Ax Genrich, 기타) : ?
울리 트렙테 (Uli Trepte, 베이스) : 1941년 독일 콘스탄츠(Konstanz) 출생 ~ 2009년 5월 21일 사망
마니 노이마이어 (Mani Neumeier, 드럼) : 1940년 12월 31일 독일 뮌헨(München) 출생

갈래 : 크라우트록(Krautrock), 스페이스 록(Space Rock), 프로그레시브 록(Progressive Rock)
발자취 : 1968년 결성 ~ 2017년 현재 활동 중
공식 웹 사이트 : http://mani-neumeier.de/guruguru/
공식 에스엔에스(SNS) : https://www.facebook.com/gurugurugroove/
노래 감상하기 : https://youtu.be/PETlDQs4SrY

살다보면 누구나 남들과 다른 특별한 경험을 할 때가 있다. 그것이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든, 단체의 일원으로서 겪게되는 공통적인 경험이든 상관없이 말이다. 조선 시대인 1609년(광해 1년) 8월 25일에 현재의 강릉시에 해당하는 강릉부(江陵府)의 백성들은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작은 구름 몇 개만 떠있던 청명한 하늘에 갑자기 굉음을 발하는 물체가 어디선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난생 처음 접하는 그 같은 장면을 보고 놀란 백성들은 강원 감사 이형욱(李馨郁)에게 달려가 자신들이 본 물체에 대한 이야기를 상세하게 아뢰었다. 백성들의 목격담을 놀라운 마음으로 듣고 있던 이형욱은 백성들의 목격담을 모으고 차분히 정리하여 임금께 치계(馳啓)하였다.

강릉부, 간성군(杆城郡), 원주목(原州牧), 춘천부(春川府), 양양부(襄陽府)에서 목격된 오전의 대소동은 <조선 왕조 실록>인 <광해군일기>에 광해 1년 9월 25일 계묘 세 번째 기사로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 중에 강릉부 백성들의 목격담을 정리하여 치계한 것을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8월 25일 사시(9시 ~ 11시)에 해가 환하고 맑았는데, 갑자기 어떤 물건이 하늘에 나타나 작은 소리를 냈습니다. 형체는 큰 호리병과 같은데 위는 뾰족하고 아래는 컸으며, 하늘 한 가운데서 부터 북방을 향하면서 마치 땅에 추락할 듯 하였습니다. 아래로 떨어질 때 그 형상이 점차 커져 3, 4장(丈) 정도였는데, 그 색은 매우 붉었고, 지나간 곳에는 연이어 흰 기운이 생겼다가 한참 만에 사라졌습니다. 이것이 사라진 뒤에는 천둥 소리가 들렸는데, 그 소리가 천지(天地)를 진동했습니다.'

그날 강릉부의 백성들은 무엇을 보았던 것일까? 구체적으로 서술한 내용을 살펴볼 때 강릉부의 백성들이 목격한 것은 우리가 흔히 <유에프오(UFO, Unidentified Flying Object)>라고 부르는 <미확인 비행 물체>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조선 왕조 실록에도 등장하는 유에프오는 실제하는 것일까? 그동안 수많은 목격담이 관련 사진이나 영상들과 함께 알려졌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신빙성에 의문이 있었다. 유에프를 목격했다는 목격담의 대부분은 황당무계하게 여겨졌으며 유에프오를 찍은 사진이나 영상들의 공통점은 '흐릿함'으로 일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7년 11월의 첫 번째 주말 이후 난 유에프오가 확실하게 존재하고 있다고 믿게 되었다.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했던 그날 오후 두 시 무렵에 난 강변 공원의 딱딱한 돌 의자에 앉아서 늦가을의 따뜻한 햇살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서쪽 하늘에서 <솔개>라고 불리는 2인승 공격용 헬기인 <오백엠디(500MD)>의 엔진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참고로 난 영공수호가 임무인 <발칸운용병>으로 경기도 김포에서 현역으로 복무했기 때문에 상당수의 항공기 외관과 소리에 무척 익숙하다. 그중에서 오백엠디의 경우에는 군복무 기간 중 가장 많이 보았고 또 가장 많이 엔진 소리를 들었던 기종이기 때문에 아직 까지도 멀리서 들려오는 엔진 소음만으로도 식별이 가능하다.

하여튼 솔개의 엔진 소리를 듣고 반가운 마음에 서쪽 하늘로 시선을 돌리니 익숙한 외관의 헬기가 동쪽 방향으로 하늘길을 잡고 내 머리 위를 지나가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나의 눈에 또 다른 비행 물체 하나가 보였다. 방금 지나간 솔개를 처음 보았던 자리에 하얀 색의 항공기 한 대가 나타나더니 남쪽에서 북쪽으로 느리게 날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비행 금지 구역이 아닌 곳에서 열십 자로 교차하면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날아가는 항공기들을 목격하는 것이 특별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무언가 이상했다. 북쪽으로 날아가는 하얀 색을 가진 비행 물체의 외관이 내가 익히 아는 항공기들의 외관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요즘 해시 기호로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우리가 흔히 '샵'으로 발음하는 기호인 <#>을 길게 늘인 모습의 외관을 비행 물체가 갖추고 있었던 것이다. 그 같은 사실을 깨닫고 '저게 뭐야?'라며 계속 바라보던 나는 또 다른 이상한 점을 깨달을 수 있었다. 비행 중인 항공기는 공기 저항 때문에 필연적으로 소음이 발생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내가 보고 있던 그 하얀 색의 비행 물체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던 것이다. 의문점이 점점 커져가던 그때 난 내 눈을 의심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멀쩡히 잘 날아가던 비행 물체가 순식간에 내 눈 앞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린 것이다. 착각이었던 것일까? 그렇지 않다. 앞에서도 이야기 했었지만 하늘엔 구름 한 점 없었다.

또한 하늘에는 새를 비롯하여 내 눈을 현혹할 만한 그 어떤 물체도 없었다. 그렇기에 착각이 아닌 거짓말 처럼 잘 날아가던 비행 물체가 그야말로 순식간에 종적을 감춰버린 것이다. 우리가 공상과학 영화에서 자주 보게되는 최첨단 우주선의 경우에는 위장막을 가동시켜서 적으로 부터 외관을 숨기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럴 경우에도 우리는 외관이 스르르 사라지거나 혹은 몇 번 깜박이면서 제 모습을 감추는 장면이 무척 익숙하다. 물론 영화적인 효과 때문이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그처럼 순식간에 아예 처음 부터 없었던 것 처럼 날아가던 비행 물체가 사라지는 모습은 나를 아연하게 만들었다. 사실 그동안의 유에프오 목격담을 살펴보면 대체적으로 외관이 원형이거나 담배 처럼 긴 형태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그러다 보니까 내가 그날 목격한 비행 물체의 외관만을 생각하면 진짜 유에프오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혹여 내가 모르는 특이한 구조의 항공기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소음도 발생하지 않고 날아가는 모습이나 눈 앞에서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는 모습은 설명이 불가능하다. 혹시 그날 내가 본 것이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우주 정거장'이었던 것일까? 그럴 리는 없을 것이다. 육안으로 관측한 우주정거장이 우리가 통상적으로 하늘에서 목격하는 전투기의 크기 만큼 크게 보일 리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그날 내가 본 것이 유에프일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나도 드디어 유에프오를 목격했다며 헛소리를 지껄이는 자들의 대열에 합류하게된 것이다.

그런데 그런 나보다 먼저 유에프오의 존재를 확신하고 그 모습을 음악을 만들어낸 이들이 있었다. 지구로 날아와서 몇 차례의 조우 끝에 다시 귀환하는 유에프오 모습을 1968년에 독일 하이델베르크에서 결성된 크라우트록 밴드 <구루 구루>가 1970년에 발표한 자신들의 데뷔 음반에 <UFO>라는 제목으로 수록해 놓은 것이다. 구루 구루는 프리 재즈 드러머로 활동하던 <마니 노이마이어>를 중심으로 1968년에 결성되었다. 결성 당시 <구루 구루 그루브(The Guru Guru Groove)>라는 이름을 사용했던 밴드는 1969년에 이름을 구루 구루로 짧게 줄이게 되며 이듬해인 1970년에 삼인조 구성으로 데뷔 음반 <UFO>를 발표하게 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구루 구루의 핵심 구성원인 마니 노이마이어는 프리 재즈 드러머로 활동하던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밴드를 결성하게 된 것은 프리 재즈만으로는 어떤 음악적인 미진함을 메울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가 선택한 것이 프리 재즈와 사이키델릭의 결합이었다. 그 때문에 구루 구루의 데뷔 음반은 <리듬>과 <멜로디>, 그리고 <하모니>로 구성되는 <음악의 3 요소>쯤은 깡그리 무시하고 있다. 과격한 환각과 무질서 등이 음악을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연주 시간이 십분을 훌쩍 넘기는 타이틀 곡인 <UFO>에서 구루 구루는 그야말로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하고 있다.

지구를 떠나가는 우주선에서나 들을 법한 각종 기괴한 음향들이 연주 시간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신비롭고 기묘한 음향들을 듣고 있다보면 구루 구루는 소리의 모음이 어떻게 환각과 연상 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 무척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이는 6분 무렵 부터 시작되는 비명과도 같이 울려 퍼지는 기타 소리에서도 잘 알 수 있다. 기괴한 소음들 속에서 그 보다 더욱 기괴하게 울려 퍼지는 기타 소리는 과부하에 몸부침 치는 우주선의 엔진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다. 사실 구루 구루의 데뷔 음반 타이틀 곡 <UFO>를 음악으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한지는 의문이다. 음악 보다는 음향 효과라는 생각이 먼저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UFO>가 우리에게 신비롭고 환상적인 우주 여행을 제공하고 있는 것 만큼은 분명하다. (평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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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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