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국화 - 1집 (1985)


들국화. 그들과의 첫 만남 !

여름으로 다가들던 1984년의 어느 날, 난 그들과의 신선한 첫 만남을 경험했다.
지역 대학 그룹들간의 잼 세션에 무명이던 들국화가 Guest로 참가 했었던 것인데, 초대권을 몇장 받아 쥔 난, 가기 싫다는 친구들을 질질 끌고 대구 시민 회관 대강당으로 향했었다.

입구에서 나누어 준 팜플렛을 들추어 보던 나는 소문으로 듣던 들국화의 이름을 발견하고 잔잔한 흥분을 만끽하고 있었다. 공연은 시작되고 Led Zeppeline등의 강렬한 록 음악에 귀가 피곤해 올 즈음, 브릿지 타임이 있었고, 드디어 그들이 등장 했다.

전인권이 마이크 앞으로 다가가 탁한 음성으로 '안녕하세요' 라는 간단한 인사말을 한 후, - 이때 객석은 웃음소리와 함께 뒤집어 졌다. 무명이던 들국화의 생소함에 더하여 전혀 노래를 잘하지 못할 것 같은 희한하게 생긴 인간이 목소리 조차 탁성이니 그럴 수 밖에 없었다 - 전인권, 허성욱, 최성원, 이들 3인은 별다른 준비 작업도 없이 바로 연주를 시작했다.

'그것만이 내 세상'이 시작 되었는데 노래가 중반을 넘길 즈음 부터, 난 그만 전인권에게 아니, 그들 들국화에게 매료 될 수 밖에 없었다. 이어지는 곡은 너무도 친숙한 외국 곡 He Ain't Heavy He's My Brother 였고 음악이 흐르는 동안, 객석 여기 저기에서 간간히 탄성이 흘러 나왔었다.

연주가 끝난 후의 객석은 쥐 죽은 듯 조용 했고, 잠시의 시간을 두고 여기 저기에서 탄성과 함께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렇게 그들은 단 2곡만을 연주 했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고 무대 뒤로 사라져 갔다.


들국화, 그들과의 마지막 만남 !

1989년 6월 11일 오후 4시. 난, 대구 실내 체육관에 있었다. 들국화의 '아듀 들국화' 전국 투어가 서울에 이어 두번째로 대구에서 열렸던 것인데, (날짜와 공연 시간을 정확히 기억 하는 것은 그 날의 공연 팜플렛이 들국화의 음반 속에 소중히 보관 되어 있기 때문이다) 몰려든 관중들을 보며 새삼, 예전 무명시절의 들국화를 떠 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최구희의 기타 연주로 '새 타령'을 들려주며 시작 된, 2시간여 동안의 공연은 너무도 만족스러웠고 이제는 들국화를 다시 볼 수 없게 되었구나 하는 생각에 공연장을 벗어나는 발걸음에 아쉬움이 가득 묻어 있었다. 하지만 들국화는 부활했고, 한국 포크 록의 신기원은 바로 이들의 데뷔 음반인 본작부터 시작 되고 있는 것이다.

들국화...불멸을 꿈꾸는가?

1. 행진
2. 그것만이 내 세상
3. 세계로 가는 기차
4. 더 이상 내게
5. 축복합니다
6. 사랑일 뿐이야
7. 매일 그대와
8. 오후만 있던 일요일
9.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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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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