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사당 입구에서 초조한 표정으로 지켜 보고 있던 현진 도사는 설아가 다가오자 반색하며 입을 열었다.

"연아는 괜찮아?"

자신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설아를 보고 한숨을 돌린 현진 도사가 다시 말했다.

"헌데 어디가?"

다시 한번 고개를 끄덕인 설아가 무언가를 들어 올리듯이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렸다.

"으응? 바구니? 바구니는 왜?"

현진 도사의 그 같은 질문에 설아는 주안과 하나를 위로 던졌다가 받았다가 하면서 신수를 살펴 보고 있는 사도연을 가리켰다. 

"저걸 따가려고?"
"캬오"

대답과 함께 설아가 허공을 둥실 날아서 사라져 갔다. 같은 시각 숙영지의 한쪽 나무 그늘 아래에서는 소홍을 비롯한 일곱 의녀들이 대바구니에 말려 놓았던 약초들을 정리하면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어떻게 하기는 버리기는 아깝고 해서 슬그머니 챙겼지"
"아휴! 이 계집애 이제 보니까 완전 여우잖아"

"나쁜 년"
"못된 년"
"호호호"

"호호호"

무슨 내용인지는 모르지만 손으로는 약초들을 정리하면서 입으로는 연신 웃고 떠드는 의녀들이었다.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 보고 있던 설지의 입가에도 잔잔한 미소가 피어 오르고 있었다. 다행히도 일곱 의녀들 모두가 웃음을 되찾은 것은 물론이고 그 나이 때의 여느 여인들 처럼 활기차게 생활하는 것이 고맙고 다행스러웠기 때문이다. 바로 그때 허공을 가로 질러 날아온 설아가 의녀들의 머리 위에서 아래로 뚝 떨어져 내렸다.

"어머!"
"설아구나. 어쩐 일이니?"

소홍의 물음에 설아가 손가락으로 무언가를 가리켰다. 바로 약초가 담긴 대바구니였다.

"약초?"
"캬오"
"아냐?"

고개를 가로 저으며 대답한 설아가 다시 한번 약초가 담긴 대바구니를 가리켰다. 

"대바구니?! 작은 아가씨께서 대바구니 가져 오라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이는 설아를 보며 소홍이 앉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아직 정리가 안된 대바구니에 널린 약초들을 빠른 손길로 다른 대바구니로 옮겨 담았다.

"다 됐어. 가져다 드려"
"캬오"

대답과 함께 설아가 소홍이 내려 놓은 대바구니 위로 올라 갔다. 그리고 잠시 후 설아를 태운 대바구니가 의녀들이 토해내는 감탄성을 뒤로 하며 허공으로 둥실 날아 올랐다.

"어머!"
"어머머!"

한편 두자성과 나무 그늘 아래에 누워서 노닥거리던 철무륵의 눈에 신기한 광경이 비쳐들었다. 바로 설아가 탄 대바구니가 숙영지 상공 위를 날아가는 장면이었다.

"초록아!"
"예?"
"저게 뭐냐?"

"뭐가 말씀이십니까요?"
"저기 저거 말이다"

철무륵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시선을 주었던 두자성이 고개를 갸웃하며 대답했다.

"대바구니 아닙니까요?"
"이 놈아 아무렴 내가 대바구니를 몰라서 물어봤겠느냐?"
"허면..."

"허! 이 놈 보게, 넌 저게 이상히지도 않냐? 멀쩡한 대낮에 대바구니 하나가 허공을 둥둥 날아다니는데 그게 내 눈에만 이상하게 보이는거냐?"
"아! 난 또 무슨 말씀이신가 했습니다요. 설아가 타고 가는거 아닙니까요"
"아이쿠 머리야. 내가 말을 말아야지, 이 놈아 주변을 한번 둘러 봐라. 다들 신기해 하며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잖느냐"
"어? 그러고 보니 정말 그렇습니다요. 하긴 양민들의 눈에는 이상하게 보일만도 합니다요"

저게 뭐 대수라고 호들갑을 떠나 라는 표정으로 말을 하는 두자성이었다.

"아무래도 이 놈 이거 의가에 너무 잘 적응해 버린 것 같은데..."
"예? 아! 그게 아가씨들하고 있다보니까 기사들을 자주 목격해서 그런지 이젠 어지간한 기사는 그냥 덤덤합니다요"

"끙! 됐다, 이 놈아 .잠이나 자자"
"예, 총표파자님"

설아가 타고 가는 대바구니의 모습을 신기해 하는 사람은 양민들 뿐만이 아니었다. 사실 좀체 보기 힘든 장면이었기에 많은 무인들도 허공을 올려다 보며 자신들 끼리 수군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 무인들 중에는 당연히 초혜도 포함되어 있었다. 철무륵이 두자성과 별 영영가 없는 대화를 나누는 장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는 초혜가 설지와 함께 하늘을 올려다 보고 있었던 것이다.
 
"언니! 설아 녀석이 저건 왜 타고 가는거야?"
"글쎄? 연이가 좋은 약초라도 발견한 모양인데"
"그런가? 요즘 피부가 거칠어지는 느낌인데 이왕이면 하수오나 몇 뿌리 캐왔으면 좋겠네"

초혜의 기대를 듬뿍 안은 대바구니는 그렇게 허공을 둥실 날아서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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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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