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본 금지 가요. 



많은 분들이 이미 잘 아시고 계시겠지만 예전에는 여러가지 정당하지 못한 이유들로 인해 금지 가요로 묶여 방송 활동에 제약을 받았던 가수들이 있었고, 당시 이런 금지곡들의 이유에 관해 많은 이야기들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생각나는 대로 몇개 적어보면, 금지곡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노래인 김민기의 '아침이슬'은 뚜렷한 이유도 없이 금지곡으로 묶였고, 김민기는 방송 출연 금지 가수로 지정 되었었습니다. 그런데 이 아침이슬이 금지곡이 된 이유가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노래 가사의 첫 부분인 "긴밤 지새우고..." 에서 "긴밤이 유신을 지칭하는 것이다" 라는 이유로 금지곡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유신은 1972년 10월에 선포 되었고, 아침이슬은 1971년에 발표되었습니다. 외국에는 수퍼맨이 있는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대한민국에는 미래를 내다보는 초능력을 가진 가수 김민기가 있었던 것이죠.

그런가하면 송창식의 노래 '고래사냥'도 금지곡에 분류되었는데, 이 역시 가사의 "술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가 문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가사의 이 부분이 열심히 일해야 할 국민들을 "음주가무"에 빠지게 만들 선동성이 있다는 이유였다고 합니다.

골목마다 아이들이 외치는 "왜 불러"로 온나라가 떠들썩할 즈음 송창식의 노래 "왜 불러"가 또 금지곡이 됩니다. 낭설인지는 모르지만 이때의 이유를 살펴보면 한편의 코미디를 보는것 같습니다. "왜 불러" 라고 외치는 이 노래는 반말을 한다는 이유로 금지곡이 되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어른이 부르는데 '왜 불러' 라고 대답하는 일이 많이 발생하여 아이들의 버릇이 나빠진다는 이유였다고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아이들의 싸가지는 늘 문제였던가 봅니다. ^^

기타 여러가지 희한한 이유들로 금지곡이 되었던 이런 노래들은 1987년에 1차적으로 해금되기 시작합니다. 그때 당시에 저는 군복무 중이었는데, "전우 신문"에 금지가요 해금 소식 기사가 실렸길래 스크랩해두었는데 이걸 옮겨 봅니다. 혹시 필요하신 분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전우 신문 1987년 8월 기사 요약.

사회 전반에 팽배해 있는 민주화 분위기에 힘입어 연극, 영화, 방송, 가요등 대중 문화의 자율화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가요계의 오랜 숙원이 풀렸다. 공연 윤리 위원회는 지난 65년 부터 75년 긴급 조치 9호 발령때 까지 공연, 레코드 출반이 규제 되었던 금지 가요 3백 83곡중 1백 86곡을 해제 했고, 방송 심의 위원회에서는 방송 금지곡 8백 37곡을 곧 선별 해제할 방침이다.

앞으로 가요계의 창작 활동에 활기를 불어 넣어줄 것으로 기대 되는 이번 "가요계의 해금" 에는 월북 작가의 흘러간 노래 88곡이 제외 되었으며 금지 해제곡을 규제 사유별로 살펴보면 가사 퇴폐가 1백 52곡중 1백 32곡, 왜색조 44곡 중 36곡, 금지 사유가 애매한 작품 5곡, 표절 가요 9곡, 기타 34곡등이다.

여기에는 그동안 학생층을 중심으로 대중들에게 널리 불리며 사랑을 받아왔던 <동백 아가씨>, <아침 이슬>을 비롯, <고래 사냥>, <왜 불러>, <기러기 아빠>, <그건 너>, <날이 갈수록>, <거짓말이야>, <댄서의 순정>, <아메리칸 마도로스>, <한잔의 추억>, <사의 찬미>등이 포함되어 있다.

또 방송 심의 위원회는 그동안 방송을 금지 시켜왔던 방송 금지곡 8백 37곡을 내주중 9~10인 정도의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 심사위원회를 발족시켜 동위원회의 재심결과를 토대로 늦어도 9월초까지 선별해제를 마칠 예정이다.

이번에 해제된 가요 목록은 다음과 같다.

표절 : 가는 임(백영호), 꿈이 그리워 (정진성), 밤비(임성환), 별아 내 가슴에(박춘석), 사랑의 열쇠(이봉조) 등...

왜색조 : 동경에서 맺은 사랑(김진한), 동백아가씨(백영호), 불꺼진 층층대(송운선), 한 많은 월남땅(구로환) 등...

가사 퇴폐, 창법 저속 : 가나다라마바(신중현), 계약 결혼(백영호), 고아(오세은), 그건 너(이장희), 그 여자는 25번(김성근), 기러기 아빠(박춘석), 길 잃은 여인(김해송), 날이 갈수록(남국인), 담배꽁초(신중현), 댄서의 순정(김부해), 멋쟁이 아가씨(이경석), 무교동의 밤거리(김종한), 미스 김은 나의 것(송운선), 미스터 리 흥분하다(길옥윤), 미인(신중현), 연애 0번지(김영광) 등...

기타 : 고래사냥(송창식), 불꽃(송창식), 설레임(신중현), 왜불러(송창식), 아침이슬(김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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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까만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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